공경철(엔젤로보틱스 대표이사)

공경철 엔젤로보틱스 대표이사
공경철 엔젤로보틱스 대표이사

[라포르시안] “개발자·공급자 관점이 아닌 환자·의사 입장에서 보행 재활훈련 효과를 극대화하는 임상적 유효성을 입증한 로봇 기술을 구현하는 것이 목표다.”

국내 웨어러블(착용형) 보행 재활로봇 기업 중 최초로 코스닥 상장 절차를 밟고 있는 공경철 엔젤로보틱스 대표이사는 그간 공급자 중심으로 개발된 로봇 기술이 임상 현장에 적용되기란 한계가 있었다며 이 같이 밝혔다.  

공 대표는 “고령화는 전 세계 메가트렌드이자 인류가 피할 수 없는 숙명이다. 당연히 재활 시장은 시간이 갈수록 커질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그는 “특히 재활의학이 인공지능(AI)·로봇과 같은 첨단 과학의 옷을 입기 시작한 지 불과 오래되지 않았다”며 “AI·로봇 모두 공급자 관점에서 기술 개발이 이뤄져 왔기 때문에 실제 수요자인 재활환자와 의사가 받아들이는데 괴리감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공경철 KAIST 기계공학과 교수와 나동욱 연세의대 재활의학과 교수가 의기투합해 2017년 2월 창업한 엔젤로보틱스는 ▲보행 재활 ▲산업 안전 ▲일상 보조 ▲로봇 부품 관련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이 가운데 주력 제품 ‘엔젤렉스 M20’은 2022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3등급 의료기기 허가를 받은 착용형 보행 재활로봇으로 세브란스재활병원·분당서울대병원·삼성서울병원·서울재활병원 등 의료기관을 비롯해 장애인 복지관·특수학교 등 75곳 이상에서 도입했다.  

평지 및 계단에서 하지 불완전마비 환자를 위한 보행 재활훈련에 사용되는 엔젤렉스 M20은 로봇의 의도 파악 기술을 적용해 환자의 의지와 보행 의도에 따라 고도의 모터 제어 알고리즘을 통해 각 관절에 필요한 보조력을 정밀하게 계산하고 필요한 만큼의 힘을 제공함으로써 동작 생성이 이뤄진다.

웨어러블 보행 재활로봇 '엔젤렉스 M20'
웨어러블 보행 재활로봇 '엔젤렉스 M20'

또한 훈련 목표에 맞게 다양한 보조력 설정 및 6가지 훈련 모드를 제공하고, 환자의 신체 및 훈련 상태를 기록·분석한 보행 분석 리포트를 제공해 치료사가 보행 재활 훈련 전·후 정량적 평가를 수행할 수 있다.

공 대표는 “보행 재활로봇은 ‘고정형·기립형·웨어러블’ 3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며 “이 가운데 웨어러블 로봇의 가장 큰 차별점은 신경계·근골격계 기능이 완전히 상실되지 않은 뇌졸중, 척수손상, 뇌성마비, 파킨슨병 등 각종 불완전마비 환자가 능동적인 보행 의지를 발현해 자발적으로 보행 재활 훈련을 할 수 있도록 부족한 힘만큼의 보조력을 제공해 훈련 효과를 극대화하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엔젤렉스 M20은 아동·성인 환자 스스로 지면을 느끼면서 균형을 잡고 보행 의지를 발현해 반복적인 재활 훈련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웨어러블 로봇으로 임상시험을 통해 유효성을 입증했다.

충남대병원·세브란스병원·용인세브란스병원·전남대병원·서울재활병원 등 5개 기관에서 뇌성마비 아동 7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다기관 단일맹검 무작위배정 임상시험은 엔젤렉스 M20을 이용한 보행 재활 훈련(로봇치료군·37명)과 표준 치료에 해당하는 물리치료(대조군·41명)이 주당 3회, 한 회기당 30분, 총 6주간 18개 세션을 실시했다.

그 결과 훈련 세션 당 평균 걸음 수는 대조군(212.9 걸음)에 비해 로봇치료군(997.6 걸음)이 유의하게 높게 나타났다. 또한 GMFM-88 총점을 통해 측정한 대동작 운동 기능은 대조군에 비해 로봇치료군이 유의한 개선 효과를 보였으며, 중재 전과 중재 완료 직후 평균 점수 역시 로봇치료군(△2.74±5.23)이 대조군(△0.34±2.23)에 비해 유의한 향상이 있었다. 

이밖에 6분보행검사(6MWT)를 통해 측정한 보행 지구력은 추적 조사 후 로봇치료군에서만 보행거리가 증가했으며, 일상생활 활동 수행 평가를 위해 사용한 PEDI-CAT 평가는 로봇치료군이 일상생활 활동 기능에서 중재 후 유의한 개선을 보였다. 

연구진은 “엔젤렉스 M20을 사용한 지상 로봇 보조 보행 훈련은 대운동 기능, 보행 비대칭 그리고 일상 활동 참여의 개선 면에서 우월한 성능을 보였다”며 “힘 제어 기반 웨어러블 로봇인 엔젤렉스 M20 보행 훈련은 뇌성마비 아동에 대해 탁월한 보행 재활 치료 효과가 있으며, 필요에 따라 적절한 힘을 보조하고 보다 집중적인 보행 훈련을 제공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같은 뇌성마비 아동 대상 무작위 임상 연구 결과는 2022년 한국재활로봇학회 추계학술대회 최우수발표상과 2023년 대한소아재활발달의학회 춘계학술대회 우수연구상을 연이어 수상했다. 

웨어러블 로봇 기반으로 ‘보행 재활 훈련·치료·관리’ 전주기 솔루션 제공하는 것이 목표   

엔젤로보틱스는 엔젤렉스 M20의 우수성을 인정받으며 2021년 8억 원에서 2022년 22억 원에 이어 지난해 51억 원으로 매출 성장세를 기록했다. 이는 2022년 2월 로봇 재활 선별급여 수가 적용이 큰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재활 로봇 기업과 학회 일각에서는 선별급여를 환영하면서도 수가 자체가 너무 낮고, 적응증 또한 제한적이라는 지적도 있다.

공 대표는 관련해 “현행 로봇재활 수가에 대한 기업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양쪽 모두의 입장이 이해된다. 다만 정부가 로봇재활에 선별급여 수가를 적용한 것은 보행 재활로봇의 임상적 유효성이 입증되면 적극적으로 급여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는 점에서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재활로봇의 임상적 유효성을 입증하는 것은 개발자와 의료진의 책임이자 의무라고 생각한다. 정부 차원에서도 어느 정도 임상 효과가 검증되면 보행 재활로봇을 통한 환자의 치료 접근성을 높일 수 있도록 급여 및 적응증 확대를 전향적으로 검토해 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특히 코스닥 상장을 추진 중인 엔젤로보틱스가 추구하는 기업 목표를 웨어러블 로봇 기반의 ‘보행 재활 훈련·치료·관리’ 전주기 솔루션 제공에 있다고 강조했다.  

공경철 대표는 “재활은 그 특성상 의료기관에서 보행 훈련을 받는다고 해서 100% 치료·회복되는 것이 아니라 잔존 장애가 있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병원용 재활 로봇뿐만 아니라 가정에서도 보행 훈련이 가능한 로봇 재활 보조기와 환자가 밖으로 이동할 수 있는 일상생활 보조기가 함께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엔젤로보틱스가 환자·의사 관점에서 임상적 유효성을 검증받은 로봇 기반 전주기 재활 솔루션을 완성해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 보행 재활 표준화를 이끄는 웨어러블 로봇 전문기업으로써 성장시켜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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