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준형 순천향대서울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조준형 순천향대서울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라포르시안] 소화기 내시경 검사 중 장상피화생을 실시간 진단해서 탄소 배출을 줄이고 의료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는 연구가 나왔다.

조준형 순천향대서울병원 소화기병센터 교수는 최근 국제 SCI 학술지 ‘아시아·태평양 소화기학 저널’(Journal of Gastroenterology and Hapatology)에 ‘장상피화생 위염의 내시경 진단에 의한 환경적 효과 및 비용 절감’을 제목으로 한 논문을 발표했다.

조 교수팀은 온실가스 배출과 의료폐기물을 줄이기 위해 ‘협대역영상 내시경’(Narrow-Band Imaging·NBI 확대 내시경)을 이용해 조직검사 대신 실시간 내시경 진단을 시행했다.

NBI 확대 내시경은 가시광선을 투과하는 필터를 이용해 점막 표면과 미세혈관 구조를 살필 수 있다. 파장이 가장 짧은 청색광은 점막층의 얕은 부분까지만 침투해 점막 굴곡 등 표면구조는 물론 표층의 모세혈관 망 등 미세혈관도 선명한 영상으로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정상과 다른 병변 부위 표면은 미세혈관 상 뚜렷한 대조를 보이기 때문에 식도나 위, 십이지장, 대장의 조기암 등 발견이 어려운 미세한 병변을 신속하게 조직학적으로 진단할 수 있다. 특히 협대역 영상 검사 정확도는 93.0%~97.1%로 병리 검사 결과와도 높은 일치율을 보인다. 

조 교수팀이 총 242명의 위염 환자에서 조직검사 대신 실시간 내시경 진단을 시행한 결과 총 98.23kg의 탄소 배출을 감소시켰다. 비용으로 환산하면 1495만 원을 절감했다. 조직검사와 비교했을 때는 약 86%의 절감 효과를 보인 것이다. 또한 검사 1건당 406g의 탄소 배출 완화 효과를 보였고, 이는 가솔린 자동차가 1.61km를 운행할 때 나오는 탄소 배출량과 비슷하다.

조준형 교수는 “의료기관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은 총배출량의 약 5%로 특히 중환자실·수술실·내시경실이 주 배출 요인이고, 특히 내시경 중 조직검사를 하는 경우에는 일회용 조직 겸자, 포르말린 액체, 플라스틱 폐기물, 각종 염색 과정 등에 의해 검사 1건당 약 472.3g의 탄소 배출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신 내시경 영상 기술을 통해 앞으로는 장상피화생 위염 환자에서 많이 시행되던 조직검사를 내시경 진단으로 대체할 수 있게 됐다”며 “향후 의료계에서도 기후 변화 예방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 위암 발생 고위험군 환자를 검사할 때는 탄소 배출을 절감할 수 있는 친환경 내시경(green endoscopy)을 시행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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