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PP-4 억제제 후발주자로 경쟁 나선 LG생명과학 ‘제미글로’ vs 다케다제약 ‘네시나’

[라포르시안] ‘한·일전’은 스포츠계에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국내 제약사와 일본계 제약사가 새로운 당뇨병 치료제 시장을 놓고 자존심 대결을 펼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제약산업의 '한·일전' 주인공은 DPP-4(Dipeptidyl Peptidase-4)억제제 시장에 뒤늦게 뛰어든 LG생명과학과 일본계 제약사인 한국다케다이다. 특히 LG생명과학은 국내제약사 중 총매출 대비 R&D 비율(20%)이 가장 높고, 다케다는 일본에서 매출 부문 1위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에서 양 사의 자존심 대결은 볼만하다.

양 사는 각각 ‘제미글로’와 ‘네시나’를 런칭하고 마케팅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현재 DPP-4억제제 계열의 당뇨병 치료제 시장은 '자누비아'(MSD)를 비롯해 '가브스'(노바티스), '온글라이자'(BMS), '트라젠타'(베링거인겔하임) 등 미국계와 유럽계 제약사들이 주도하고 있으며, 후발주자로 제미글로(LG생명과학)와 네시나(다케다)가 출시되면서 추격하고 있는 양상이다. 

앞서 LG생명과학은 지난해 1월 제미글로를 출시했다. 국산기술로 개발된 경구용 당뇨병 치료 신약 1호로 기록된 제미글로는 LG생명과학이 2003년부터 연구개발에 뛰어들어 인도, 영국에서 임상시험을 통해 9년 만에 결실을 맺었다. LG생명과학은 이 제품의 개발을 위해 지난 9년간 470억원의 개발비용을 투입했으며, 특히 2005년부터 지식경제부 바이오스타사업으로 선정돼 5년간 총 57억원의 연구비를 지원받기도 했다.   국내외 임상결과 혈당 조절작용이 우수하고 기존 당뇨병 치료제의 부작용인 체중증가와 저혈당의 위험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올해 초에는 제미글로 복합제인 ‘제미메트 서방정’까지 선 보인 상태.  

LG생명과학은 제미글로와 제미메트서방정 등 추가적인 제품 패키지화를 통해 국내 1위 마켓리더로 키운다는 전략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올해들어 월 매출 10억원 선을 기록하고 있다”며 “내년부터는 다국적제약사가 선점하고 있는 국내 당뇨치료제 시장에 국산 토종신약의 자존심을 보여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한국다케다는 올해 1월 네시나를 출시했다.

네시나는 인크레틴 호르몬인 GLP-1 (glucagon-like peptide-1)과 GIP(glucose-dependent insulinotropic polypeptide)의 불활성화를 늦춰줌으로써 혈당을 조절하는 기전을 보인다. 

제2형 당뇨병 환자의 혈당 조절을 향상시키기 위해 식사 요법 및 운동 요법의 보조제로 투여할 수 있으며, 환자의 진단 상태에 따라 단독 혹은 다른 약물과 병용으로 투여할 수 있다.

한국다케다 관계자는 “관련 시장에 가장 늦게 출시한 만큼 더 적극적인 마케팅으로 약효를 홍보할 계획”이라며 “전통적으로 당뇨병치료제 시장에서 강한 모습을 보인 만큼, 빠른 시일내로 제품을 안착시키는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 당뇨병 치료제 시장에서 DPP-4억제제 계열 약물의점유율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제약업계에 따르면 DPP-4억제제의 당뇨병 치료제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35%에서 올 상반기에는 40%대에 육박했다. 이는 DPP-4억제제와 메트포르민 복합제의 고공성장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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