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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에볼라 확산 4~9개월 더 지속될 것…최악의 구렁텅이”[미리안 브리핑]
▲ 영국 <텔레그래프> 동영상 보도화면 캡쳐

[라포르시안]  댄 켈리는 감염질환 전문의로 시에라리온의 비영리 보건의료조직인 '웰바디 얼라이언스'(Wellbody Alliance)의 공동설립자이기도 하다. 8월 19일 코노트 병원에 처음 도착했을 때, 그는 마치 전쟁지역에 들어온 것처럼 느꼈다. 시에라리온 프리타운의 병원에서 에볼라 격리병동을 책임지던 그의 친구 모두페 콜은 이미 6일 전에 사망한 상태였다. 그 병동에서 10명의 환자를 돌보는 스페인 출신의 의사 마르타 라도는 몸소 마룻바닥을 대걸레질하고 있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서아프리카의 에볼라 창궐사태에 대한 국제사회의 반응을 `위험할 정도로 불충분하다(dangerously inadequate)`고 질타했다. 프리타운 전역을 둘러보며 문 닫은 병원, 보호장비를 착용하지 않은 보건의료 종사자, 심지어 안전훈련을 받지도 않은 보건의료 종사자 등을 목격하고는 켈리도 국경없는의사회의 지적에 동의할 수밖에 없었다.

 켈리는 "국제사회는 아이티의 지진이나 필리핀의 태풍(하이옌) 때만큼의 인도적인 반응도 보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서아프리카의 보건의료종사자들에게 감염통제실무를 가르칠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현재 UCSF를 통해 기금을 모으고 있다. 지금까지 서아프리카에서 에볼라에 감염된 보건의료종사자들은 240명이 넘는데, 그 중에는 세네갈의 역학자도 한 명 포함되어 있다. 그는 WHO가 파견한 전문가 중에서 첫 번째로 에볼라에 감염됐다. "우리는 최악의 구렁텅이에 빠져 있다"고 켈리는 말했다.

WHO가 서아프리카의 에볼라 창궐사태를 「국제적으로 우려되는 보건의료 응급상황(public-health emergency of inter­national concern)」으로 선포하고, 세계은행이 2억 달러의 구호자금을 제공하겠노라고 약속한 지 몇 주가 지났지만 에볼라 창궐사태를 종식시킬 자원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지금까지 서아프리카 4개국에서 발생한 1,427명의 사망자는 과거의 사례를 다 합친 것보다 많은데, 중요한 것은 이 수치가 과소평가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현재 "에볼라는 앞으로도 6~9개월 더 지속될 것"이라는 말이 돌고 있는데 과학자와 의사들도 이 말에 동의하고 있다. 바이러스 전문가로 시에라리온 보건복지부에 자문을 제공하고 있는 조지프 페어 박사는 "에볼라 창궐사태는 앞으로도 4~9개월 동안 더 지속될 것이 확실시된다. 단, 이로 인한 트라우마를 제거하는 데 필요한 기간은 별도"라고 말한다.

공중보건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이번 사태를 끝장내려면 모든 선진국들과 구호기관들이 좀 더 많은 감염질환 전문가들을 해당 지역에 파견해야 한다"고 말한다. WHO에 따르면 8월 22일 현재 라이베리아의 수도인 먼로비아에서 가동되고 있는 에볼라 치료시설은 겨우 3군데인데, 앞으로 몇 주 후면 500명의 환자들을 추가로 치료해야 한다.

국경없는의사회 관계자는 "미 CDC는 60명의 인력을 서아프리카로 파견하여 질병 감시/추적/교육을 지원하고 있지만, 환자를 치료하고 있지는 않다. 그밖의 아프리카 국가들도 보건의료 전문가 및 종사자들을 절실히 필요로 하고 있다. 그러나 국제 의료기관과 구호단체들은 거꾸로 의료진의 안전을 위해 해당지역의 의사들을 다른 지역으로 대피시키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환자들에 대한 보건당국의 통제가 강화되자, 8월 20일 먼로비아에서는 격리수용된 환자들이 집단탈출을 시도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와 관련하여 과학자들은 당사국 정부들을 향해 "환자치료와 국민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웰바디 얼라이언스의 공동설립자인 베일러 바리는 자신의 경험담을 소개하며, 보건당국자들의 분발을 촉구했다. 그는 이번 달 초 시에라리온 코노의 한 마을에서 구호활동을 벌인 적이 있는데 한 주민이 에볼라 양성판정을 받자 경찰이 두 가정을 격리구역에 추가했고, 6명의 주민들이 이에 반발하여 격리구역을 집단 탈출하는 사건이 벌어졌다고 한다.

이에 바리는 마을의 원로와 보건의료종사자들을 대동하고 격리구역의 가정들을 방문하여 30명의 격리수용자들에게 애로사항이 뭔지를 물었는데 싱겁게도 한 남성은 담배, 또 다른 남성은 야자주(palm wine)가 필요하다고 대답했다고 한다. 이에 바리는 관계당국과 협의하여, 주민들에게 생활필수품을 공급하는 담당자를 고정배치하기로 타협을 봤다고 한다. (격리구역에 고립되어 있는 환자들의 마음을 헤아리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이 마을의 경우 30명 중 3명이 에볼라 유사증상을 보였지만 정밀검사 결과 음성 판정을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0명 전원이 21일 동안 격리수용돼 있었다면, 집단탈출이 아니라 폭동이 일어날 만도 하다.)

"주민들과의 의사소통을 통해 반발심과 공포심을 완화할 것"을 강조하는 바리의 의견에 덧붙여 페어박사는 "거국적인 캠페인을 통해 국민들에게 에볼라 관련정보를 - 거의 암기할 수 있을 정도로 - 반복 제공할 것"을 주문했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에볼라의 확산을 막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기본적인 공중보건 조치(basic public-health measures)를 강화하는 것이다.

기니와 시에라리온에서 환자를 치료한 바 있는 툴레인 대학교의 대니얼 바우시 박사는 "모든 일에는 기본이 가장 중요하다. 가장 확실하지만 우리가 소홀히 하기 쉬운 방법은 `환자 확인 및 격리`, `환자와 접촉한 사람 추적` 등의 기본적인 조치를 강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먼로비아에서 활동하고 있는 비영리 보건의료조직인 라스트마일헬스(Last Mile Health)의 사례는 참고할 만하다. 라스트마일헬스는 150명의 현지 보건의료종사자들을 동원하여 라이베리아의 시골 주민들에게 에볼라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는 한편, 환자 치료에 필요한 기본적인 물품들을 공급하고 있다. 지난 8월 중순에는 라이베리아 동부의 농촌지역(인구 13만 명)에 위치한 마서터브먼 메모리얼병원의 간호사들에게 장갑, 마스크, 가운 등의 보호장비를 공급하고 사용법을 설명해 줬다. 라이베리아 정부는 이달 초 45만 개 이상의 의료용 장갑이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라스트마일헬스의 라제시 판자비 회장은 "우리가 한 일은 매우 기본적인 일이지만, 효과가 지속적이고 투자효율도 높다"고 말했다.

다른 희망적인 소식도 있다. 코노트 병원의 경우 시에라리온 등에서 온 간호사들이 라도와 합류했다. 라도는 영국의 킹 글로벌 보건센터(King’s Centre for Global Health)가 추진하는 킹스 시에라리온 파트너십(King’s Sierra Leone Partnership)의 일환으로 시에라리온에 파견된 의사로, 파트너십의 임상활동을 지휘하고 있다. 몇 주 후면 파트너십에서 파견된 2명의 의사와 1명의 간호사가 코노트 병원에 도착할 예정이다. 켈리는 "우리가 하는 모든 일이 사태를 진정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다. 한 번에 병원 한 곳씩이라도 지속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원문 바로가기>


[알립니다] 이 기사는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이 운영하는 미래기술정보 포털 미리안(http://mirian.kisti.re.kr)에 게재된 글을 전재한 것입니다. 본지는 KISTI와 미리안 홈페이지 내 GTB(Global Trends Briefing 글로벌동향브리핑) 컨텐츠 이용에 관한 계약을 맺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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