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안 브리핑]

[라포르시안]  캘리포니아대학 버클리캠퍼스의 과학자들이 현재 가장 많이 이용되는 항암제 중 하나인 '탁솔'(Taxol)이 세포의 내부에서 발생시키는 매우 미묘한 영향을 밝혀냈다.

탁솔이  세포 내부의 골격 역할을 수행하는 미세소관(microtubule)의 정상 기능에 어떻게 간섭하는지를 밝혀 낸 이번 연구 결과는 탁솔의 효과를 향상시킨 새로운 약물의 설계나 미세소관에 작용하는 다른 약물의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Cell’ 최신호에 발표되었다.

'파클리탁셀'이라는 성분명의 탁솔은 1967년에 태평양 주목(yew tree)의 껍질에서 처음 분리되었으며, 현재는 화학 합성되어 이용되고 있다. 탁솔은 1993년에 난소암에 처음 허가를 받았으며 현재는 폐암, 유방암, 두경부암 및 다른 암의 치료에 이용되고 있으며 매년 미국에서 15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탁솔은 미세소관에 결합해서 ‘유사분열’ 과정을 붕괴시켜 세포가 제대로 성장하지 못하게 한다. 세포는 분열과정을 통해 성장하기 때문에 분열과정을 형성하는 순환고리 중 어느 한 단계가 와해되면 성장하지 못하고 결국 사멸하고 마는 것이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캘리포니아대학 버클리캠퍼의 분자 및 세포 생물학과 교수인 Eva Nogales 박사는 “암세포와 정상세포에서는 미세소관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이들 약물을 보다 잘 이해하기 위한 노력은 매우 중요하다. 우리가 아직까지 최종 목표에 도달하지 못했지만 이러한 형태의 분석이 목표 달성을 위하여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Nogales 박사는 1990년대 초에 영국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이후로 지금까지 X선 분광이나 저온 전자현미경을 이용하여 탁솔이나 다른 항암제들이 미세소관에 어떻게 영향을 끼치는지를 연구해왔다고 한다. 그녀는 이전에 탁솔이 미세소관의 중합체인 튜블린(tubulin)이라는 기본 구성 골격에 직접 결합하여 작용하는 것을 처음으로 규명했다고 한다.

전 세계의 많은 과학자들이 세포골격(cytoskeleton)이라 불리는 세포 내부의 미세소관 네트워크가 동물의 골격하고는 차이가 크다는 것을 입증해왔다. 미세소관은 지속적으로 성장하거나 축소되는 중합체 필라멘트로서 염색체를 포함하여 세포의 모든 물질들을 당기거나 밀어낼 수 있다고 한다. 과학자들은 이러한 현상을 동적 불안전성(dynamic instability)이라고 부르고 있다. 또한 미세소관은 세포 내 기관 등에 물질을 수송하는 고속도로 역할도 수행한다.

미세소관의 기본 구성 단위인 튜블린은 알파와 베타의 2종의 아단위(sub-unit) 단백질로 구성된 복합체이다. 튜블린이 여러 개 쌓여서 길쭉한 조각을 만들고, 이들 조각들이 서로 부착되어서 속이 빈 튜브를 구성한 것이 미세소관이다. Nogales 박사는 “미세소관에서 자체 조합되는 세포골격 단백질인 튜블린은 모든 진핵세포에서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때문에 이들이 항암제의 주요 표적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미세소관은 튜블린의 지속적 추가(1초 당 튜블린 분자 20개)에 의하여 1분 당 1마이크론씩 성장한다고 한다. 그러나 미세소관이 성장을 중단하면 바나나의 껍질이 벗겨지는 것처럼 다른 미세소관의 재활용을 위하여 튜블린을 유리시킨다고 한다. 해중합 반응(depolymerization)이라 불리는 이러한 과정은 1분당 15 마이크론 이상으로 발생하여, 이 때에 1초당 300튜블린 분자가 유리되게 된다고 한다.

Nogales 박사는 이번에 미세소관이 왜 그렇게 빨리 유리되는지를 규명했다. 튜블린이 결합할 때에는 튜블린이 쌓여서 생성된 길쭉한 조각이 과도한 긴장 하에 놓여지게 되어 꺽여지거나 말단의 성장 캡(cap)이 떨어지는 것을 막는다고 한다. 그러나 성장이 중단되면 이 성장 캡이 사라지고 긴장이 없어지면서 미세소관이 분리되게 된다.

이러한 미세소관의 긴장은 튜블린이 GTP(guanosine triphosphate)라는 에너지 분자에 부착하였을 때에 발생한다고 한다. 튜블린에서 GTP는 가수분해되어서 GDP(guanosine diphosphate)가 되며, 이 때에 알파와 베타의 2종의 아단위 단백질들이 촘촘해지는 화학 반응이 발생한다고 한다. 이런 방식으로 튜블린이 쌓인 조각은 긴장 하에 있음으로써 미세소관의 말단 부위가 계속 성장하는 것이다.

Nogales 박사는 “이전부터 튜블린이 긴장 하에 있다는 주장은 있었지만 아무도 실험적으로 입증하지 못했다. 우리는 GTP 가수분해가 발생할 때에 튜블린의 구조가 보다 촘촘해져서 수축된 스프링처럼 되는 것을 발견했다. 이 때에 말단 아단위는 튜블린이 겹쳐져서 쌓인 조각 전체를 하나처럼 유지시켰다”고 밝혔다.

이번 논문에 대한 의견을 밝힌 하버드대학 시스템 생물학과의 Tim Mitchison 교수는 “이번 연구는 오랜 역사의 주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중요한 발걸음을 가리키고 있다. Nogaesd 박사의 연구팀은 미세소관 불안정화 기작을 처음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밝혔다.

Nogales 박사는 탁솔 자체가 튜블린 단백질 사이로 끼어들어가서 알파와 베타 아단위 단백질이 밀착되는 것을 발견했다. 그 결과로 미세소관에서 긴장이 발생하지 않게 되며 결국 미세소관은 성장을 멈추고 얼려 있는 것과 같은 상태로 있어서 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한다고 한다. Nogales 박사는 “탁솔은 GTP 가수분해 효과를 다시 돌려놓는다”고 밝혔다.

Nogales 박사 연구팀은 얼려진 시료에 고에너지 광원을 쪼이는 저온 전자 현미경 기술을 이용하여 5옹스트롱(angstroms) 이하의 초미세 규모에서 구조적 변화를 판독하였다고 한다. 옹스트롱은 0.1나노미터로서 수소 원자 5개의 크기 수준이라고 한다. 이번에 연구팀은 이 기술을 이용하여 탁솔이 튜블린에 결합했을 때의 3차원 구조를 규명하여 결합하지 않았을 때와 비교하는 시험을 실시했다. <출처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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