옌펑 두(유나이티드이미징헬스케어 CT 사업부 총괄사장)

[라포르시안] 중국 의료기기기업 유나이티드이미징헬스케어(United Imaging Healthcare·UIH)가 한국에서 첫 상급종합병원 레퍼런스를 확보했다. 지난해 9월 대한영상의학회(KCR) 학술대회를 통해 공식적인 한국 시장 진출을 알린 UIH는 지난달 21일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에 640 슬라이스 CT 장비인 ‘uCT960+’를 설치했다.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은 흉부·심장 CT에서 저선량·고해상도 영상을 구현하는 탁월한 스펙과 함께 365일 운영되는 권역외상 및 응급센터를 찾는 환자 대부분이 전신 검사를 시행해야 하는 상황을 고려한 최적의 CT 장비로 uCT960+을 도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내에서는 GE를 비롯해 필립스·지멘스 등 글로벌 기업과 시장 점유율 경쟁을 벌일 만큼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브랜드 인지도가 낮은 한국에서의 첫 하이엔드급 CT 공급은 UIH 본사 입장에서도 고무적인 일이다.

이런 가운데 옌펑 두(Dr. Yanfeng Du) UIH CT 사업부 총괄사장은 이달 14일부터 15일까지 가톨릭대 성의교정 옴니버스파크에서 열린 ‘제8회 심장혈관영상 CT서밋 학술대회’(CIVICS 2023) 발표와 지난 17일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uCT960+ 도입 기념식 참석을 위해 한국을 찾았다. 라포르시안은 옌펑 두 총괄사장을 만나 UIH CT 장비의 연구개발(R&D) 전략과 한국 시장 공략을 위한 복안을 들어봤다.

옌펑 두(Dr. Yanfeng Du) UIH CT 사업부 총괄사장
옌펑 두(Dr. Yanfeng Du) UIH CT 사업부 총괄사장

Q: UIH는 코로나19 기간인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중국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상당한 매출 성장세를 보였다. 그 중심에는 코로나19 진단에 필수적인 CT 장비의 폭발적인 수요 증가가 있었다. 코로나 전·후 UIH CT 사업부 매출은 어떠한 변화가 있었나?

- 현재 원화 기준으로 코로나19 이전 1400억 원에서 2022년 5000억 원까지 매출 성장을 이뤄냈다. 더욱이 최근 2년간 매출은 200% 급증했다. 과거에는 주로 중저가·보급형 CT 장비가 상당 부분 매출을 견인했다면 2019년부터는 640 슬라이스 CT ‘uCT960+’ 등 하이엔드급 장비가 본격 출시되면서 견조한 성장세를 이끌고 있다. 특히 2020년 코로나19가 발생하자 CT 검사로 코로나19 환자를 진단해야 하는 환경이 조성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UIH CT 장비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Q: UIH는 총매출 가운데 상당 부분을 연구개발(R&D)에 투자할 만큼 혁신적인 진단 기술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CT 장비의 경우 기능적 기술적 업그레이드를 위해 어떠한 연구개발이 이뤄지고 있나?

- UIH는 전체 매출 가운데 40% 이상을 R&D에 투자하고 있다. 2022년 기준 R&D 투자는 2000억 원이 넘는다. 이는 전년 대비 39% 늘어난 수치다. UIH는 ▲X-ray ▲초음파진단기 ▲CT ▲MRI ▲PET ▲RT(Radiation Therapy) 장비에 대한 각각의 하드웨어·소프트웨어를 담당하는 총 12개 R&D팀이 유기적으로 협력하며 연구개발을 하고 있다. 특히 CT 장비의 경우 구체적인 R&D 투자액을 밝힐 순 없지만 중국 내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고 매출 또한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만큼 공격적인 R&D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특히 CT 장비의 경우 3가지에 초점을 맞춰 기능적 기술적 업그레이드를 위한 R&D가 진행 중이다.

첫째, 최고 수준의 하드웨어 플랫폼 기술 개발이다. CT 장비의 가장 중요한 부품이자 이미징 체인(Image Chain)을 구성하는 ▲디텍터 ▲X-ray 튜브 ▲고전압 제네레이터(발생장치)를 최신 기술로 업그레이드하기 위한 연구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UIH는 이를 통해 전통적인 CT 스캔보다 더 높은 해상도와 조직 분석 능력을 제공하는 ‘포톤 카운팅 CT’(Photon Counting CT) 개발을 진행 중이다.

둘째, 인공지능(AI) 기술에 대한 집중적인 R&D도 이뤄지고 있다. UIH가 자체 개발한 AI 기술은 CT 촬영 전·중·후 과정에서의 효율적이고 최적화된 검사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uCT960+에 적용한 ‘uAI Vision’은 방사선사가 CT 검사 전 선택한 프로토콜을 통해 한 번의 클릭으로 환자 위치와 스캔 범위를 지정해 효율적이고 표준화된 스캔 워크플로우를 제공한다. 방사선사는 이를 통해 환자와의 접촉 없이도 CT 검사 전 단계를 완벽히 준비할 수 있다.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에 설치된 UIH 640 슬라이스 CT ‘uCT960+’ 모습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에 설치된 UIH 640 슬라이스 CT ‘uCT960+’ 모습

또 검사가 시작되면 환자의 촬영 부위와 해부학적 구조에 따라 적정 방사선량을 조사해 최적화된 영상 획득이 가능한 영상 스캔 프로토콜을 결정하는 AI 알고리즘이 적용된다. 마지막으로 검사 후에는 딥러닝 기반 영상반복재구성 ‘AIIR’(Artificial Intelligence Iterative Reconstruction) 기능을 통해 기존 장비에 비해 CT 선량을 최대 90% 이상 줄이면서도 최대 98% 노이즈를 제거한 영상을 제공한다.

셋째, UIH는 하드웨어와 AI 기술뿐만 아니라 임상 의사들이 요구하는 새로운 어플리케이션 개발에도 R&D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가령 경험이 부족하거나 숙련도가 낮은 의사는 CT 영상을 보고 뇌졸중을 진단할 때 이상 병변이 Artifact(인공물)인지 미세한 혈액인지 구분하기가 쉽지 않을 수 있다. 때문에 UIH는 해당 병변에 대한 정량적 분석으로 정확한 진단을 지원하는 AI 기반 CT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했다. UIH는 지역과 상관없이 의사들이 CT 영상을 통해 환자에 대한 정확한 진단을 내릴 수 있도록 지원하는 AI 기술에도 R&D를 집중하고 있다.

Q: UIH의 기업 철학은 '헬스케어 혁신을 선도해 모든 사람이 동등한 의료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철학은 실제로 저개발국·개발도상국에서 실현되고 있나?

- 질문에 답하기 전에 먼저 중국 사례를 소개하고 싶다. 의료접근성이 낮은 후베이성 산간 지역에 UIH CT 장비를 공급한 바 있다. 이를 통해 적시에 의료서비스를 받지 못했다면 자칫 목숨을 잃을 수도 있었던 뇌졸중 환자 26명을 조기에 진단해 인근 상급종합병원으로 이송함으로써 소중한 생명을 살릴 수 있다. 이들 환자는 대도시 큰 병원에서 CT 검사로 수술이나 처치가 가능했겠지만 후베이성 산간 지역에 있는 의사가 노후화된 의료 장비를 통해 정확한 뇌졸중 진단을 하기엔 쉽지 않았을 것이다.

UIH의 CT 장비는 비단 저개발국·개발도상국뿐만 아니라 일본·미국·유럽 등 전 세계 어디에서든 환영받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미국에 최초로 설치된 uCT960+는 의료기관과 의사들로부터 좋은 피드백을 받고 있다. 특히 인도 시장에서는 괄목할만한 성과가 나오고 있다. 인도의 경우 올해 CT 장비 매출이 전년 대비 100% 성장했다. 인도의 고객병원들은 UIH CT 장비를 ‘혁신의 리더’로 평가한다.

Q: UHI CT ‘uCT960+’의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공급은 한국에서의 첫 상급종합병원 레퍼런스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와 상징성이 있다. 한국 CT 시장 공략을 위한 복안은?

-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하이엔드급 CT 시장에서의 전략은 크게 세 가지로 설명할 수 있다.

첫째, 혁신적인 제품과 안정적인 시스템을 제공해 그 가치를 입증하는 것이다. UIH는 의사와 환자 모두를 위한 저선량·고해상도 영상을 구현하는 동시에 오퍼레이션 입장에서 신뢰할 수 있으며 직관적으로 사용하기 편한 하이엔드급 CT 장비를 공급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CT 장비는 대다수 상급종합병원에서 24시간 365일 가동되는 만큼 UIH 제품이 신뢰할 수 있는 내구성과 안정성을 갖춘 점을 적극 홍보해 나가겠다.

둘째, 차별화된 서비스 제공이다. R&D를 통해 아무리 좋은 제품을 개발했더라도 실제 임상 현장에 설치된 장비가 숙련된 엔지니어를 통해 사후관리 되지 않는다면 의사로부터 결코 신뢰를 얻지 못할 것이다. UIH는 한국 시장에서 안정적인 서비스 체인 구축을 위해 더욱 심혈을 기울여 투자할 것이다.

셋째, UIH는 고객을 단순히 사용자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는 그들을 ‘파트너’라고 부른다. 항상 고객병원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그들이 원하고 희망하는 개선점을 언제든지 흡수할 준비와 자세가 돼 있다. 고객병원으로부터의 피드백을 통해 UIH와 병원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드는 것이 우리의 전략이다.

특히 UIH가 한국 영상의학계에서 아직은 신생 브랜드로 인식되고 있는 점을 잘 알고 있다.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도 고심 끝에 uCT960+을 선택했다고 생각한다. UIH는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과 의사들의 헌신적인 결정을 절대 실망시키지 않을 것이며 그들의 결정이 옳았다는 것을 반드시 증명해 보이겠다. CT 사업부 총괄사장으로서 이번 한국 방문과 라포르시안과의 인터뷰가 새로운 브랜드를 주저하는 한국 병원에 UIH의 신념을 오롯이 전달해 확신을 드리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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