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구(부천요양병원장)

이준구 부천요양병원장
이준구 부천요양병원장

[라포르시안] 경기도 부천시 신중동역 인근에 위치한 부천요양병원(원장 이준구). 2017년 개원해 총 246병상을 갖춘 이곳에는 다른 요양병원에서 볼 수 없는 시스템이 구축돼 있다.

입원환자의 생체신호를 확인할 수 있는 24시간 환자모니터링시스템 ‘바이탈 라이브’와 응급상황 발생을 알리는 원내 경보시스템 ‘코드블루’가 원장실을 비롯한 모든 병동에 설치돼 있는 것. 상급종합병원에서나 있을법한 의료IT 솔루션과 시스템을 요양병원이 자체적으로 개발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준구 부천요양병원장은 디지털 전환을 통한 스마트병원 실현만이 요양병원에서 의사와 간호인력 부족을 해소하고 서비스 질을 높일 수 있는 대안으로 판단했다.

이 병원장은 “부천요양병원은 호흡기내과·가정의학과·내과·외과·산부인과·한의사 등 의사 8명과 간호사 25명·물리치료사 35명 등이 재활·호흡기·감염관리·투석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요양병원 특성상 실시간 바이탈 사인을 확인해야 하는 고령 환자가 대부분이고 중증 재활·치료와 돌봄(케어)을 함께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응급상황이 수시로 발생하는 급성기 환자 비율이 높을 뿐 아니라 구강, 욕창 예방, 식사, 위생, 정서적 지지까지 돌봄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만큼 의사와 간호인력이 부족한 게 현실”이라며 “바이탈 라이브를 개발·구축한 가장 큰 이유는 환자 대비 부족한 의료 인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부천요양병원 3병동 간호스테이션에 설치돼 있는 24시간 환자모니터링시스템 '바이탈 라이브'. 
부천요양병원 3병동 간호스테이션에 설치돼 있는 24시간 환자모니터링시스템 '바이탈 라이브'. 

한국의료기기안전정보원으로부터 1등급 유헬스케어 게이트웨이 소프트웨어로 품목허가를 받은 바이탈 라이브는 병동 내 환자감시장치를 통해 수집되는 ▲심전도 ▲심박수 ▲혈압 ▲산소포화도 ▲맥박 등 생체신호를 원장실을 비롯한 각 병동 모니터에서 실시간 보여준다. 특히 응급상황 발생 시 원내 경보시스템 ‘코드블루’와 연계해 경광등 및 소리를 통한 즉각적인 상황 전파와 함께 명시적 장소 및 원장 위치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이준구 원장은 “간호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환자의 혈압, 맥박, 산소포화도, 심전도, 체온, 의식 등 생체신호를 면밀히 자주 확인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며 "이 때문에 의료IT 솔루션을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4년간의 노력 끝에 24시간 환자모니터링시스템을 개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바이탈 라이브는 생체신호를 실시간 파악해 환자 상태가 나빠지는 전 조기에 발견하고 적시에 의료 및 간호적 처치를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 원장은 “상급종합병원 중환자실에서나 가능한 일종의 커맨드 센터와 같은 환자모니터링시스템을 병동 모두에 구축한 사례는 부천요양병원이 유일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바이탈 라이브 도입 후 간호팀 업무가 크게 줄고 간호사들이 환자를 더욱 세밀하고 지속적으로 볼 수 있게 됐다”며 “의료IT를 활용한 스마트 병동 구축은 간호인력 부족을 해소하는 것은 물론 그 혜택이 환자에게 돌아간다는 점에서 큰 가치가 있다”고 언급했다.

정액수가제에 묶인 상태에서 의사·간호 인력 부족에 따른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요양병원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역할 재정립이 필요하며, 그 중심에 디지털 전환이 있다고 이 원장은 강조했다.

그는 “요양병원 표준모델은 요양과 재활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고령환자 대부분은 폐렴, 패혈증, 당뇨 합병증, 욕창, 감염 등이 수반된다"며 "따라서 내과 질환과 함께 약제를 갖춘 가능한 범위 내에서 급성기 환자를 적극 치료함으로써 보호자의 시간적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는 요양병원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요양병원의 치료영역 한 축을 이루는 재활서비스 또한 환자의 정확한 측정·평가를 통해 치료 효과를 높이는 것이 요구된다.

이준구 병원장은 “지금까지 재활훈련은 평가자의 주관적 판단에 따라 재활 평가가 이뤄지는 한계가 있었던 반면 부천요양병원은 재활 동영상 관리시스템 ‘스마트 리햅’을 개발·활용해 환자의 재활훈련 전·후 상태를 동영상으로 비교함으로써 재활 치료 결과를 정확히 측정해 평가한다”며 “이를 통해 환자의 치료 효과를 높이고 보호자에게도 말이 아닌 동영상을 통해 환자 재활 상태를 보여줌으로써 어떠한 부분이 좋아졌는지 명확히 전달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이 병원장은 “요양병원은 저수가와 간호 인력 부족에 따른 구조적인 문제와 함께 무한경쟁에 내몰리고 있는 상황에서 앞으로는 경증 입원환자 중심의 요양·재활서비스만으론 생존 자체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의사·간호 인력 업무량을 줄여 효율성을 높이고 서비스 질을 향상시키는 한편 중증 요양과 급성기 환자 치료가 가능한 역할 확대를 위해선 디지털 전환을 통한 스마트 요양병원으로의 혁신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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