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포르시안] 이필수 대한의사협회장은 전문가 단체의 의견이 적극 반영된 정책을 펼치고, 소진된 의료인들의 헌신에 합당한 대우를 할 것을 정부에 요구했다.

이필수 회장은 대한의학회 뉴스레터 최신호에 실은 '의사협회가 새 정부에 바라는 보건의료정책'이란 기고문에서 이같은 견해를 밝혔다. 감염병 위기 대응을 위해 보건부 독립이 필요하고, 존폐 위기에 놓인 필수의료체계 확립이 절실하다는 견해도 덧붙였다.

이 회장은 기고문에서 "그동안 정부 정책은 말단의 의료현장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내용이 많았다"고 지적했다. 

그 이유는 의협 등 전문가 단체와의 충분한 논의와 소통 없이 일부 연구자들의 편향된 시각에 의존한 정책이 지속적으로 시도됐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 회장은 "'정답은 현장에 있다'는 말이 있다'면서 "현장 전문가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는 ‘상향식 의사결정’ 방식으로 정책이 수립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또 "2년이 넘게 지속되는 코로나19와의 싸움에서 의료인들은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기 위해 감염의 위험을 무릅쓰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 "그럼에도 의료인들의 헌신과 노력에 대한 구체적 보상체계가 부재하다"고 했다. 

소진된 의료인들의 헌신에 합당한 대우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특히 최근의 간호사 직역만을 위한 간호법 제정 시도는 코로나19를 극복하기 위해 협력해온 의사, 간호조무사, 요양보호사 등 모든 보건의료직역의 협업의 성과를 부인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새 정부는 특정 직역이 아닌 보건의료인력 전반의 처우개선을 통해 한없이 떨어진 의료인들의 사기를 북돋아야 한다고 했다. 의료와 돌봄체계를 정비해 건강보험 재정 위기에 대응할 것도 주문했다. 

이 회장은 "2025년이면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 인구 비중이 20%가 넘는 초고령사회에 접어들지만, 현재까지의 건강보험정책은 상급종합병원으로 환자를 유도해 오히려 의료비 과잉 지출을 유발하고 있다"며 "지금과 같은 정책으로는 수십 년 후 건강보험재정 위기를 초래하게 된다"고 경고했다. 

해법으로 3차-대형병원 선호 진료문화를 벗어나 지역중소병원과 동네의원이 초고령사회 의료의 든든한 중심이 되도록 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이와 함께 감염병 위기 대응을 위한 보건부 독립, 존폐 위기에 놓인 필수의료체계의 확립도 필요하다고 했다. 

이 회장은 "의협과 14만 의사회원은 새 정부가 국민을 보호하고 올바른 보건의료정책을 수행해나갈 수 있도록 최대한 협력할 것"이라면서도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코로나19의 위협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혼신을 다해 의료의 최전선을 지킬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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