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우(가천대 길병원 신경외과 교수)

[라포르시안] 삼차신경통은 가끔씩 얼굴이 감전된 듯 심한 통증을 일으키는 대표적 노인성 질환 중 하나다. 통증의 원인은 안면의 감각을 담당하는 삼차신경이 뇌혈관에 의해 자극돼 발생한다. 

전체적인 환자 수는 많지 않으나 최근 들어 유병률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2018년 6만9,343명에서 2020년 8만1,292명으로 최근 2년간 환자 수가 급격하게 늘었다. 

특히, 극심한 통증을 유발하기 때문에 환자들이 일상생활이 힘들 정도의 삶의 질 저하를 호소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치료는 1차적으로 약물치료가 가능하지만, 부작용이 생기거나 효과가 없을 경우 미세신경감압술 등의 수술 치료가 이뤄진다. 그러나 기존 미세신경감압술 과정에서 머리의 고정을 위한 핀에 의해 생긴 이마 상처 때문에 신체적, 심리적 부담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상당수라는 것.

이런 기존 수술법의 단점을 개선한 것이 최소 침습 미세신경감압술이다. 그러나 수술 자체 난이도가 높고, 섬세한 작업이 요구되는 만큼 숙련된 의료진에게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라포르시안은 국내 최소 침습 미세신경암압술 권위자인 가천대 길병원 신경외과 박광우 교수로부터 삼차신경통의 적극적 치료 필요성 및 근본적 치료방법에 대해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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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차신경통은 어떤 질환이며 발병 원인은 무엇인가.

= 삼차신경통은 가끔씩 한쪽 얼굴이 감전된 듯한 심한 통증을 일으키는 병이다. 여러 가지 원인이 있을 수 있지만, 그 중 하나가 안면의 감각을 담당하는 삼차신경이 뇌혈관에 의해 자극돼 발생하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얼굴의 극심한 통증, 특히 치과에서는 괜찮다고 하는데 자꾸 치아가 혹은 잇몸이 자꾸 아프다고 하는 사람은 삼차신경통을 의심해봐야 한다. 

- 국내 삼차신경통유병률은 성별과 연령에 따라 차이가 있나.
 
= 삼차신경통은 전체 평생 유병률은 0.15% 정도로 알려져 있으며, 일반적으로 나이가 들수록 유병률이 증가하며, 남성보다는 여성에게 더 많이 발생한다. 특히, 여성의 50대 중 후반의 나이에서 환자가 제일 많다. 인구통계학적으로 그렇게 관찰되는 것 일뿐이지, 아직까지 그 원인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 유병률이 낮다는 의미는 진단이 많이 이뤄지지 않다는 뜻인가.

= 과거에는 영상장비가 좋지 않고 정보가 부족해서 삼차신경통의 진단이 안 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과거에 비해 진단이 조금씩 증가하고 있다. 실제로 2010년보다 2017년에 25%이상 증가할 정도로 삼차신경통의 진단이 많아지고 있다. 과거에는 삼차신경통이라는 질환이 생소했지만 최근에는 그렇게 생소한 병이 아니게 됐다. 

- 삼차신경통의 증상과 질환의 환자의 건강 및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은.
  
= 삼차신경통 환자는 양치질이나 식사를 위해 씹는 등 일상생활에서도 극심한 통증을 느낀다. 통증은 주로 신경통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통증과는 다른 이상감각을 같이 동반합니다. 전기 오르는 듯하거나, 시리거나, 저리거나, 불에 덴 것처럼 화끈거리는 통증이 짧게는 몇초 가량 혹은 몇분 가량 나타났다 사라졌다를 반복한다. 

특히, 어금니 부위를 중심으로 통증이 발생하다 보니, 충치에 의한 치통으로 생각하기 쉽고, 이 때문에 치과에서 괜한 발치를 하게 되고, 그럼에도 통증에 시달리는 환자들이 많은 경우가 있다. 

잠을 잘 수도 없고, 식사도 못하며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의 통증이 수시로 찾아온다. 차라리 모든 치아를 뽑기를 원하는 사람도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죽고 싶다고 호소하는 환자들도 많다. 

- 치료는 어떻게 이뤄지고 있나.

= 우선 카바마제핀이라는 향경련제를 사용한다. 이 외에도 여러 진통제를 섞어서 사용하기도 한다. 하지만, 약물에 효과가 없거나 울렁거림, 발진이나 가려움증과 같은 약물부작용이 발생하면 다른 치료를 고려하기도 한다. 

뇌내의 삼차신경과 연접한 혈관을 분리하는 미세신경감압술 또는 감마나이프와 같은 방사선 수술을 하기도 한다. 전신마취에 의한 수술치료가 어렵거나 두려워하는 환자들의 경우에는 부분마취로 고주파열응고술로 치료하기도 한다. 그 중 가장 확실한 치료법으로 생각하는 것은 미세신경감압술이다.

- 미세신경감압술은 어떻게 이뤄지나. 수술에서의 한계는.

= 기존 미세신경감압술은 인접한 삼차신경과 뇌혈관을 충분히 확인하고 분리하기 위해 귀 뒤를 크게 절개하곤 했다. 귀 뒤쪽으로 약 10~15cm의 C자 모양으로 피부를 크게 절개하고, 또 신경을 확인하기 위해 추가로 크게 구멍을 뚫어 혈관과 신경을 분리하는 수술이 이뤄졌었다. 

그런데 이 과정 중 정교한 수술을 위해 머리고정핀을 이용하여 환자의 머리를 수술대에 단단하게 고정하게 된다. 고정핀을 사용하다보니 이마같은 곳에 원치 않는 상처가 남는 경우도 많았다. 환자에 따라서는 이마의 상처가 눈에 잘 띄어 신체적, 심리적 부담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내가 실시하는 최소 침습 미세신경감압술은 기존의 수술과는 몇가지 차이가 있다. 

최소 부위만 절개해 시야를 현미경으로 확보하고 머리를 핀으로 고정하지 않은 상태로 수술을 한다. 귀 뒤쪽으로 5cm 정도만 절개하고, 머리뼈도 아주 작게 500원짜리 동전 구멍으로 뚫어서 수술을 시행한다. 모든 과정이 현미경과 최소 침습 도구를 사용하며,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신경과 혈관을 분리하며, 머리를 핀으로 고정하지 않아 이마에 흉터가 남지도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 가천대 길병원에서 시행하는 삼차신경통 치료의 장점은.

= 가천대 길병원에서는 기존 수술법의 단점을 개선해, 최소 침습 미세신경감압술로 환자의 신체적 부담을 비롯해 수술 후유증과 합병증을 감소했다. 이 수술은 기존에 절개가 크게 이뤄지는 수술과 효과는 같고, 합병증은 적으며 회복이 빠른 장점이 있다. 

앞서 설명한대로 환자의 손상을 최소화한 상태로 이뤄지기 때문에 후유증이 남지 않고, 회복이 빠르게 이뤄져 환자의 만족도는 높은 편이다. 특히, 가천대 길병원 신경외과는 30여년이 넘는 역사를 가지고 삼차신경통 수술에 익숙한 의료진이 많아 환자들이 안심하고 찾고 있으며, 적극적인 치료로 환자들의 삶을 편안하게 해드리고 있다.

- 삼차신경통은 대표적 노인성 질환으로 꼽힌다. 적극적인 치료가 중요할 것 같다.

= 삼차신경통은 나이가 많을수록 유병률이 높아진다. 따라서 고령화 사회가 다가올수록 삼차신경통 환자 또한 증가할 수 밖에 없다. 어느날 갑자기 얼굴이나 입안의 극심한 통증이 있다면 한번쯤은 삼차신경통이 아닐지 생각봐야 한다. 

삼차신경통은 죽고 싶을 정도의 극심한 고통뿐 아니라 환자의 삶의 질을 무너뜨리는 질환이다. 삼차신경통으로 고통받는 환자를 위한 다양한 약들과 치료법들이 있는 만큼 질환에 대해 인식하고 조속하고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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