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훈(서울대학교병원 피부과 교수)

[라포르시안]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빅데이터 분석 결과, 2020년 기준 아토피피부염 환자 수는 97만 2,928명에 달한다. 피부과 전문의들에 따르면 아토피피부염은 비교적 흔한 피부질환이지만 가려움과 발진 등에 따른 피부 손상과 고통, 수면 방해를 비롯해 우울증 등 눈에 보이지 않는 어려움도 수반하기 때문에 정상적으로 살아야 할 기본적 삶에 상당히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런 이유로 중증도-중증 아토피피부염 환자에 장기간 사용할 수 있는 효과적 치료방법의 필요성이 요구됐지만 기존 국소·전신 스테로이드제 및 면역조절제 치료는 효과가 제한적이고, 장기간 사용 시 잠재적인 부작용 우려가 늘어난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런 가운데 등장한 JAK 억제제는 기존 치료제가 갖는 미충족 요구의 대안으로서 중등증·중증 아토피성 피부염 환자의 치료 목표를 높일 잠재력을 충분히 갖췄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그러나 소아 및 청소년에서의 적응증을 승인받은 치료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건강보험 적용을 받지 못해 적극적인 조기 치료를 저해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라포르시안은 서울대학교병원 피부과 이동훈 교수를 직접 만나 국내 아토피피부염의 현황과 효율적 치료방법, 적극적 치료를 위한 개선방안 등을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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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아토피피부염 유병 현황과 중등증-중증 비율은.

= 대단위로 잡힌 유병률 통계를 살펴보면 설문조사와 의사의 판단 사이에 차이가 있다. 설문조사에서는 소아청소년이 20~30% 정도 높게 나타나고, 나이가 들면 줄어든다. 최근에는 50~60대에서 발병하는 경우도 꽤 있다, 의사가 판단했을 때는 소아 유병률은 약 10% 정도, 성인 유병율은 약 3% 정도로 생각된다.

중등증-중증 역시 보고에 따라서 차이가 있다. 개원가에는 경증 환자가 더 많고 종합병원이나 3차 병원에는 중등증 이상 환자가 많기 때문일 것이다. 국내 데이터는 아니지만 전체 아토피피부염 환자 중 중등증-중증 환자 비율은 약 20~40% 중반 정도로 추정된다. 서울대병원에서 내가 보는 환자들은 50~60% 정도가 중등증 이상 환자다.

- 중등증-중증 환자 통계를 정확하게 집계하기 어려운 이유는.

= 환자들을 굉장히 대단위로 봐야 알 수 있는데, 건강보험 자료 등에서는 경증과 중등증-중증이 동일한 진단명으로 들어가는 경우가 많아 정확하게 간파할 수 없다. 물론 어떤 약을 쓰는지 등에 따라서 일부분 예측할 수는 있다. 

중등증(moderate) 아토피피부염과 중증(severe) 아토피피부염 코드가 따로 있지만, 중증 아토피피부염은 산정특레가 적용되다 보니 특정조건을 만족해야 코드를 넣는데 비해, 중등증 아토피피부염은 꼭 중등증이 아닐 때도 들어가기도 하고, 좋아지고 난 후에도 들어가고 해서 사실 진단명으로 판단하기는 쉽지 않다.

- 중등증-중증 아토피피부염 진단 기준은.

= 보험 기준과 산정특례 기준에 따라서 중증 기준은 습진 부위 및 중증도 지수인 EASI(Eczema Area and Severity Index) 점수를 사용한다. 이 때 아토피피부염의 면적과 중증도를 보는데 상태가 심하거나 면역조절제를 3개월 정도 썼을 때 증상이 50% 정도 개선되지 않으면 산정특례 적용 대상이 되는 중증 아토피피부염으로 진단한다..

- EASI만으로 중등증 및 중증을 판단하면 충분한 치료혜택을 받지 못하는 환자가 많을 것 같다.

= 그렇다. 그런 이유로 대한아토피피부염학회는 지난 2019년도에 진단 가이드라인을 냈는데, 병변 부위가 조금 적더라도 환자가 굉장히 많이 가려워한다든지, 삶의 질이 굉장히 떨어져 있다든지 등의 주관적인 것을 중증도에 좀 반영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건강보험에 반영이 된다면 환자들이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 아토피피부염의 표준치료와 미충족 요구는 무엇인가.

= 증상에 따라 기본 치료가 있고 바르는 약이 있다. 기본적으로 경증이면 보습제를 바르고, 이후에 스테로이드나 국소 면역조절제 등의 약들을 사용한다. 이런 약제들로 치료가 안되는 중등증 이상의 환자에게는 경구 면역조절제나 사이클로스포린과 메토트렉세이트 등을 쓸 수 있다. 이 외에도 면역조절제가 몇 가지 더 있다. 최근에는 생물학적제제나 저분자 화합물, JAK 억제제 등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에 더해 광선치료 등도 해볼 수 있다.

스테로이드를 오래 쓰다 보면 피부도 좀 약해지고, 넓은 범위에 바르다 보면 병변에 충분히 바르기도 어려워 환자들이 불편해한다. 먹는 약 중에선 1차적으로 비용 등을 고려할 때 사이클로스포린 등이 있는데, 전체적으로 면역을 조절하다 보니 오래 쓰기가 좀 어려운 점이 있다. 

특히, 사이클로스포린은 연속해서 길게 사용하는 것을 좀 주의해야 할 필요가 있고, 중간중간 혈액 검사, 신장 기능, 혈압 등도 좀 봐야 하고, 고지혈증 환자분들이 사용하는 스타틴제제 등과 상호작용하는 것들도 있어서 주의가 필요하다. 메토트렉세이트 역시 혈액이나 간 관련 문제를 계속 확인하면서 써야 한다.

이런 약들로 조절이 안 되는 경우 최근 나온 생물학적제제나 JAK 억제제 등을 쓰고 있다.

- 생물학적제제와 JAK억제제는 어떤 차별점을 갖나.

= 생물학적 제제 중 현재 승인을 받은 것은 듀필로맙 밖에 없는데, 생물학적 제제는 우리 몸에 있는 성분과 비슷한 항체를 사용해 IL-4, IL-13을 차단하는 것에 비해 JAK 억제제는 사이토카인 한 두개만 차단하는 것이 아니라 조금 더 넓은 범위를 차단한다, 

즉, 각각의 사이토카인을 강하게 차단하는게 생물학적제제라면, JAK 억제제는 더욱 여러 측면을 가역적으로 일정 정도만 떨어뜨려서 증상을 조절한다.

- JAK억제제인 린버크와 생물학적 제제인 두필루맙의 Head to Head 임상연구 결과는.

= 16주차 EASI 75 달성률은 린버크 30mg 투여군이 71%로, 두필루맙 300mg 투여군의 61% 보다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치료 16주차에 완전히 깨끗한 피부 상태(EASI 100)와 거의 깨끗한 피부 상태(EASI 90)에 도달한 환자 비율은 린버크 30mg 투여군이 각각 27.9%, 60.6%, 두필루맙 300mg 투여군은 각각 7.6%, 38.7%였다.

린버크와 두필루맙 모두 아토피 환자에게 잘 쓸 수 있는 약이다. 그러나 두필루맙으로 충분히 치료가 안 되고 삶의 질이 좋아지지 않는 환자라면 치료옵션을 바꿔 보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추가 연구가 필요하기는 하지만 개인적인 경험에 따르면 두필루맙의 효과가 조금 모자랐던 환자에게 린버크가 도움이 되는 경우도 있다. 

- 임상 결과를 볼 때 JAK 억제제가 기존 치료제의 미충족 요구에 대한 대안이 될 수 있나.

= 환자를 치료하는 입장에서 당연히 여러가지 치료 옵션이 있으면 좋다. 전통적으로 쓰는 면역조절제 중 사이클로스포린도 효과가 좋게 나타나는 환자도 있지만, 이것으로 치료가 잘 안 되는 환자들의 경우 두필루맙을 통해 효과를 본 환자들이 많다.

두필루맙 역시 효과가 좋은 환자들이 있는 반면, 조금 부족한 경우도 있다. 이런 환자들에게 활용할 수 있는 옵션이 생긴 것은 당연히 좋은 일이고, 실제로 사용해 보면 좋은 효과를 보이는 환자들이 꽤 있어서 나 이외에 많은 피부과 전문의들이 활용을 하고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아토피피부염은 워낙 이질적인 질환이다 보니까 IL-4나 IL-13이 메인이기는 한데 이외에도 다른 많은 사이토카인들이 염증을 만든다. 이런 이유로 생물학적제제는 약간 온-오프 개념이다. 몇 개의 사이토카인만 찍어서 줄이는 거고 여러 개를 타깃팅하기는 어렵다. 반면 JAK억제제와 같은 저분자 화합물(small molecule)은 좀 더 브로드하게, 마치 음악의 볼륨을 줄이듯 전체적으로 좀 다운시킨다고 비유를 한다. 두 차이가 어떤 질환에 좀 더 선택적이냐에 따라서 질환의 적응증이 정해지는 것으로 생각한다.

- 다른 JAK 억제제 대비 린버크의 차별점은.

= 린버크(우파다시티닙)가 JAK1을 선택적으로 억제하지만 아브로시티닙도 비교적 셀렉티브하게 JAK1을 억제한다. 그리고 바리시티닙도 JAK1과 JAK2를 비슷한 정도로 억제한다, 아토피피부염의 병인 쪽에 JAK1 패스웨이를 통해서 내려가는 것들이 많기 때문에 이를 타깃으로 해서 개발만큼 기전상으로는 당연히 JAK1을 타깃으로 하는 것은 좋다고 생각한다. 

아브로시티닙과 린버크가 모두 JAK1을 타깃으로 하지만 두 약제 간 효과에서는 차이가 약간 있는 것을 볼 때 실제 임상 결과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임상시험 결과에 따르면 JAK 억제제 중 린버크가 가장 효과는 좋은 것으로 나왔다. 앞으로 리얼월드 데이터가 조금 더 나와야 할 것 같다.

- 아토피피부염은 장기간 치료를 요구한다. 안전성이 중요할 것 같다. 실제 환자에서 린버크를 처방하시면서 경험한 부작용 문제는 없었나.

= 사이클로스포린이나 메토트렉세이트는 효과가 있더라도 혈압과 간 및 신장 기능을 살펴봐야 하기 때문에 길게 쓰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JAK 억제제는 처방을 위해 필요한 검사가 있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아직까지 약을 중단할 정도의 변화가 있는 환자들은 없었다. 

- JAK 억제제 처방에서 필요한 검사는 무엇인가.

= 처방 전 호중구수치, 림프구수치, 헤모글로빈, 간수치 등을 살펴보기 위해 피검사를 하고 고령 환자의 경우 잠복결핵이 있을 수 있어 결핵검사를 진행한다. 첫 투약 후 12주 차 지질수치 모니터링, 이후에는 routine practice 및 가이드라인에 따라 모니터링 하는데, 보통 3개월에 한 번씩 외래 추적 관찰하는 경우가 많다. 개인적으로는 초기에는 한 달 주기로 확인하고, 괜찮아지면 약 3개월 주기로 검사하고 있다.

- 소아청소년에서의 아토피피부염 유병률이 높다고 했다. 이들의 치료는.

= 아이들도 성인과 크게 다르지는 않다. 사이클로스포린이나 메토트렉세이트 등 면역조절제도 소아청소년에서 쓸 수 있다. 듀피젠트도 6세 이상에는 쓸 수가 있다. 그런데 경제적 부담 또는 기존 치료제에서 효과가 부족한 경우에는 JAK 억제제로 넘어올 수 있다. 바리시티닙은 현재 소아청소년에는 승인이 안 돼 있고, 유파다시티닙은 만12세 이상 청소년부터 사용할 수 있다.

- 사춘기 청소년 아토피피부염 환자의 경우 병변이 드러나는 질환 특성으로 스트레스가 많을 것 같다.

= 그렇다. 어렸을 때는 신체에서 접히는 부위에 병변이 많이 생기는데, 청소년기가 되면서 얼굴 목, 손 등 눈에 띄는 곳에 많이 생긴다. 병변 부위가 작더라도 노출이 되는 부위인 만큼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삶의 질도 많이 떨어지며 교육관계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또, 가려움으로 잠도 못 자다보면 공부도 잘 안 되고 성적도 떨어지는 등 악순환이 반복된다. 이런 이유로 성인의 치료도 중요하지만 소아청소년에서 조금 더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건강보험이 빨리 적용돼 증상이 심한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면 좋겠다. 린버크는 굉장히 좋은 약이고, 처방을 하게 되면 거의 다 반응이 있다. 필요한 환자들이 잘 쓸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 해외에서 JAK 억제제에 대한 안전성 논란이 있었다. 아니러니하게 FDA는 이런 상황에서 JAK 억제제인 린버크에 대해 소아청소년 적응증을 승인했다. 린버크가 안전성 이슈로부터 자유롭다고 볼 수 있나.

= FDA 경고(warning)가 붙은 것은 바리시티닙이나 유파다시티닙 때문은 아니고 토파시티닙을 메토트렉세이트랑 같이 썼을 때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에서 약간의 심혈관 부작용과 암종양 유발 가능성이 올라가기 때문이다. 

그런데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 나이의 경우 50~60대가 평균이다. FDA 경고가 붙은 해당 연구 자체도 나이가 있고 심혈관계 위험 요인(risk factor)이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어떻게 보면 약간 가혹한 조건에서 진행한 것이다. 

이런 문제가 같은 클래스라는 이유로 유파다시니닙(린버크)에도 적용이 된 것이다. 린버크의 소아청소년 적응증은 FDA가 임상시험 결과를 검토 후 효과와 안전성에 문제가 없었기 때문에 승인을 내린 것이기 때문에 안전성 이슈와는 별개라고 본다.

비교적 나이가 젊은 아토피피부염 환자, 다른 동반질환 등이 없는 환자들은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하지만, 관련 연구가 나오기 전까지는 주의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 현재 아토피피부염 환자들이 충분한 치료 혜택을 받을 만큼 급여나 정책 등이 뒷받침되고 있나. 그렇지 않다면 어떤 부분에서 개선이 필요하나.

= 중증 아토피피부염 보험기준이 작년부터 생겨서 필요한 환자들이 혜택을 많이 받고 있지만, JAK 억제제 등의 약제들도 충분히 도움이 될 수 있는데 약을 바꾸게 되면 비보험이기 때문 환자들이 불편해한다. 효과가 있는 약의 급여기준이 확대돼 꼭 필요한 환자들에게 쓸 수 있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 한가지, 대한아토피피부염학회가 지난 2019년도에 발표한 진단 가이드라인은 피부 상태에만 그치지 않고 가려움증과 삶의 질 저하가 심한 경우 그레이드를 업스케일 했다. 건강보험에 적용돼 중등증이지만 굉장히 가렵거나 삶의 질이 안 좋은 환자들도 중증으로 진단받고 급여 적용 혜택을 받을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

- 민간요법 등 과학적이지 않은 치료에 의존하는 아토피피부염 환자가 많다. 환자들의 질환 인식 개선 및 효과적 관리를 위한 조언이 필요할 것 같다.

= 아토피피부염은 좋아졌다 나빠졌다 하는 질환이다. 특히, 경증이나 중등증 정도까지는 주변 환경에 따라서 변화가 있을 수가 있다. 그래서 민간요법 등을 시행하다가 증상에 변화가 있으면 민간요법 때문에 좋아졌다고 생각할 수 있다. 

아토피피부염은 만성 염증성 면역 질환이기 때문에 피부 면역체계에 따라 염증이 지속되는 질환이다. 그래서 민간요법보다는 검증되고, 아토피피부염을 유발하는 기전에 작용을 하는 치료를 해서 조절하는 것이 장기적인 합병증 등의 문제를 줄일 수 있다.

특히, 피부 조절이 잘 안 되면 감염이 늘어날 수 있고, 바이러스나 세균 등이 피부에 침투해 증상이 악화될 수 있기 때문에 조기에 전문적인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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