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의 재발과 전이에 관여하는 Lysyl oxidase-like2(LOXL2) 효소의 비밀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규명됐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유방암센터 정준·안성귀 교수팀은 LOXL2 효소가 유방암 환자의 생존 및 전이에 독점적으로 작용하는 중요한 예후인자이며, 예후가 불량한 '삼중음성유방암'에서 높은 발현을 보인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3일 밝혔다.

이 연구는 유방암 조직에서 LOXL2 효소 발현이 유방암 환자 생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와 유방암 기저양세포주에서 LOXL2 효소의 발현과 침습성에 대한 의미 있는 기능 연구결과를 함께 담고 있어 유방암 수술 환자 전이 및 재발에 관한 새로운 표적치료의 가능성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울러 마땅한 표적치료제가 없는 삼중음성유방암에서 표적치료제 도입의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연구팀은 1996년 1월부터 2004년 12월까지 유방암으로 절제 수술을 받은 309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표본에서 종양 조직을 추출해 LOXL2 효소의 침습능력과 관련 기능 분석을 위한 면역조직화학염색 검사를 시행했다.

연구팀은 전체 환자 검체 309건 중 50건(16.2%)에서 LOXL2 효소의 발현을 확인했다.

LOXL2가 발현 된 양성 환자는 발현되지 않은 음성 환자에 비해 에스트로겐 수용체 음성 비율이 의미 있는 수준으로 높았다.

또한 LOXL2 양성 환자군은 삼중음성유방암을 갖게 될 확률도 LOXL2 음성 환자군보다 확실히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유방암 수술 환자에 대한 평균 9.3년의 추적결과에서는 LOXL2가 발현한 양성 환자군이 음성 환자군에 비해 생존률이 저하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추적조사 기간 동안 전체 생존확률은 LOXL2 음성 환자군이 80.8%, LOXL2 양성 환자군이 65.3%를 보여 LOXL2 효소가 생존률을 낮추는 불량 예후 인자인 것으로 드러났다.

조사 기간 동안 시행 된 '원격 전이 없는 생존율' 부분에서도 LOXL2이 발현 된 양성그룹은 63.4%의 생존율을 보여 발현되지 않은 음성그룹의 77.7%와 비교했을 때 큰 차이를 보였다.

정준 교수는 "LOXL2 효소가 갖는 유방암의 침습성과 전이 습성에 관해 지난 2011년 영국 의학자들이 쥐를 이용한 비임상실험을 통해 밝힌 바 있으나, 실제 유방암 환자들의 종양조직에서 LOXL2 역할을 장기 추적 관찰한 결과는 이번 논문이 최초"라고 밝혔다.

정 교수는 "향후 LOXL2 효소를 유방암 치료 분야의 새로운 표적으로 삼아 얼마나 억제하느냐가 유방암 환자들의 생존 및 전이에 중요할 것으로 보이며 특히 생존율이 가장 나쁜 삼중음성유방암 환자군은 LOXL2 발현 억제의 중요성이 부각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연구결과는 유방암 관련 세계적 학술지 '유방암 연구와 치료(Breast Cancer Research and Treatment) IF=4.4)' 8월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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