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암센터, 신규 암환자 병기별 상대생존율 결과 분석…폐암·간암도 40% 넘어

위암, 대장암, 간암 등 주요 암을 조기에 발견한 경우 열명 중 아홉명이 5년 이상 생존한다는 분석결과가 나왔다.

국립암센터(원장 이진수)는 중앙암등록사업부 원영주·정규원 연구팀이 2006년부터 2010년까지 5년간 진단을 받은 신규 암환자의 SEER(요약병기, 암이 원발부위로부터 얼마나 멀리 퍼져 있는지를 분류하는 방법) 병기별 상대생존율 결과를 2일 발표했다.

이번 발표는 보건복지부의 국가암등록통계사업으로 구축된 자료를 바탕으로 2006년부터 2010년까지 5년 동안 위암, 갑상선암, 대장암, 폐암, 간암, 여성유방암, 전립선암, 자궁경부암 등 8대 주요 암 진단을 받은 20세 이상 성인 62만6,506명을 대상으로 2011년 12월 31일까지 생존여부를 추적 분석한 최초 결과이다.

분석 결과, 암이 원발장기에만 국한된 경우 위암, 대장암, 여성유방암, 자궁경부암, 전립선암, 갑상선암 모두 5년 상대생존율이 90%를 넘었다. 예후가 상대적으로 나쁘다고 알려진 폐암, 간암의 경우에도 40%가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암이 주변 조직 및 림프절에 전이된 경우에도 전립선암, 갑상선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은 90% 이상이었으며, 여성유방암(89.2%), 대장암(78.0%), 자궁경부암(70.9%) 환자도 높은 5년 생존율을 보였다.

암이 다른 장기까지 퍼진 상태에서 진단된 원격전이의 경우 갑상선암이 69.1%로 가장 높았으며 전립선암과 여성유방암은 각각 36.4%, 32.2%의 생존율을 보였다.그러나 폐암과 간암은 4.8%, 2.5%로 낮게 나타나 암종별로 5년 상대생존율의 차이가 컸다.

대부분의 암종에서 연령이 증가할수록 5년 생존율이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으나, 전립선암의 경우 20~49세의 젊은 연령군에서 다른 연령군에 비해 낮은 생존율을 보였다.

성별 생존율은 대부분의 암종에서 5년 생존율이 성별에 따른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폐암은 여자의 생존율(25.4%)이 남자 생존율(17.5%)보다, 대장암은 남자의 생존율(74.5%)이 여자(69.9%)보다 더 높게 나타났다.

최근 급증한 갑상선암은 발견 당시 갑상선에 국한되거나 국소장기에 전이된 경우에도 일반 인구의 기대생존율보다 더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의 병기별 생존율과 비교할 때 우리나라는 위암, 자궁경부암의 초기 진단이 상대적으로 많아 동일 병기 내에서도 생존율이 더 높았다.

한편 대장암, 간암의 병기분포는 두 나라 간 큰 차이가 없으나 우리나라의 동일 병기 내 생존율이 더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전립선암의 병기별 생존율은 두 나라간 큰 차이가 없었지만 전체적으로 미국의 전립선암 환자의 생존율이 9% 정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은 전립선암 환자의 82%가 비교적 조기 발견되는데 비해 우리나라는 54%의 암환자만이 조기 발견됐다. 국립암센터 이진수 원장은 “국가암등록통계사업 자료를 활용한 병기별 생존율은 국가암검진사업을 포함한 국가암관리사업의 평가의 근거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며 “병기별 생존율 차이 분석 등을 통해 조기 검진의 중요성을 더욱 강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논문은 ‘대한암학회지(Cancer Research and Treatment)’ 9월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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