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공급중단 논란 때 "한국유나이티드제약서 생산할 것" 밝혀
해당 제약사 "우리도 몰랐던 일"…제조허가도 신청하지 않은 상태

지난 7월 '마이토마이신 공급 중단' 논란이 불거졌을 때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사태 수습에 급급한 나머지 거짓 해명을 한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안과 개원가에서는 라섹수술시 근시퇴행이나 각막혼탁 등 부작용 예방목적으로 사용하는 '마이토마이신(제품명 미토마이신-씨 교와주 10mg)'을 공급하던 제약사의 수입 중단 선언으로 한바탕 소동을 겪었다. <관련 기사 : 안과 개원가서 ‘마이토마이신’ 구하기 소동…대체 무슨 일? >

그동안 국내에 마이토마이신을 독점 공급해오던 한국쿄와하코기린이 일괄 약가인하에 따라 40% 가까이 약가가 떨어지면서 시장성을 상실했다고 판단, 9월부터 공급 중단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당시 안과의원들마다 비상이 걸렸고, 마이토마이신 사재기 열풍마저 불었다. 

대한안과학회와 대한녹내장학회는 한국쿄와하코기린 측에 마이토마이신 추가공급을 협조하는 등 공급중단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나섰다.

마이토마이신 공급 중단 선언에 따른 논란이 커지자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식약처는 한국유나이티드제약과 합의를 통해 마이토마이신을 국내에서 직접 생산해 공급하는 쪽으로 해결 방안을 제시했다. 지금은 중단했지만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이 한 때 마이토마이신을 생산·공급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식약처에서 별도 보도자료를 내지 않았지만 당시 일간지 등의 매체에 이런 내용이 보도됐다. 

한 보도에 따르면 식약처는 "이미 수입허가를 받은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이 원재료를 들여와 생산할 수 있도록 해 공급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에서 생산할 물량을 고려하면 마이토마이신 공급에는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 마이토마이신 사태 당시 언로매체들의 보도 내용

한국유나이티드제약 "우리도 관련 기사를 보고 뒤늦게 알았다"식약처 "당시 합의가 됐었다" 그렇다면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은 지금쯤 마이토마이신 생산을 위한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갔을까. 뜻밖에도 이 제약사가 마이토마이신을 생산할 지 여부는 불투명한 상태였다. 본지가 확인한 결과, 지난 7월 말 식약처에서 밝힌 마이토마이신 공중 중단에 따른 해결 방안은 사실과 다른 점이 많았다. 한국유나이트디제약 측은 자신들이 마이토마이신을 생산하게 될 것이란 식약처 주장을 언론보도를 통해 처음 알았다고 한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우리가 마이토마이신에 대한 생산을 검토하고 있다는 내용이 언론에 보도된 것을 마케팅팀을 통해 알게 됐다"며 "관련 기사를 보고 생산공장 쪽에 마이토마이신 생산이 가능한 상황인지 검토해 달라고 의뢰했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 관계자는 "마이토마이신 원재료 수입 및 생산과 관련한 사안은 검토 중이긴 하지만 아직까지 확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다시 생산에 들어가려면 내부적으로 많은 검토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 입장에서는 마이토마이신을 생산하더라도 유통판로를 새로 개척해야 하는 문제도 있다.   이 관계자는 "마이토마이신은 생산하던 당시 판로가 없어 생산을 중단한 제품인데 다시 생산에 들어가려면 생산공장의 KGMP 공정시설 점검을 비롯해 처음부터 끝까지 다시 검토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게다가 우리 회사는안과 관련된 의약품을 공급하지 않기 때문에 마이토마이신을 생산한다 하더라도 유통 판로가 없어 새로 개척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식약처는 한국유나이티드제약 측에 책임을 전가하기 급급한 모습을 보였다.

식약처 의약품정책과 관계자는 "마이토마이신 사태가 발생했을 당시 이전에 비해 부족하지만 올해 안에 국내 생산을 통해 공급수요를 맞추는 것으로 (한국유나이티드제약과)합의가 됐었다"며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이 이미 수입허가를 갖고 있는 상황이라 의약품 제조허가를 내면 금방 끝날 일로 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한국유나이티드제약 측에서 아직까지 제조허가를 신청하지 않고 있는 이유를 직접 물어보는 것이 식약처의 대답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마이토마이신 공급 중단을 선언했던 한국쿄와하코기린은 다시 공급을 유지키로 결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쿄와하코기린 관계자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당분간 손해를 보더라도 국내 수요에 따라 지속적으로 공급을 유지하는 것으로 내부 방침을 결정했다"며 "앞으로 국내 마이토마이신 공급 문제에 대한 우려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사태를 통해 우리와 마찬가지로 복지부와 심평원에서도 마이토마이신이 항암제로서의 용도가 아닌 안과 쪽에서 수요가 더 큰 것을 확인하게 됐다"며 "우선적으로 공급을 정성화한 뒤 추후 이를 감안한 약가협상을 재논의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안과 쪽에서는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이 마이토마이신을 생산했으면 하는 눈치다.   

대한안과의사회 김대근 회장은 "한국쿄와하코기린에서 마이토마이신 공급을 유지하기로 했지만 이 제품을 국내에서 생산할 수 있는 제약사가 하나 더 생긴다면 지금보다는 덜 불안할 것"이라며 "제품을 공급하는 제약사가 독점구조라면 언제든지 불안할 수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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