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탁사에도 제조업무정지 행정처분 불똥
제약업계 "의약품 품질에 대한 사회적 불신 커질까 우려"

[라포르시안] 최근 바이넥스의 의약품 주원료 용량 및 제조방법 조작 사건으로 의약품 품질관리의 허점이 도마 위에 오른 가운데 유니메드제약이 기준서를 준수하지 않고 의약품을 제조하다 적발됐다.

문제가 된 유니메드제약은 최근에도 기준서 미준수와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 위반 등을 이유로 행정처분을 받은 바 있어 의약품 품질관리에 허점이 있는 것 아니냐는 비난이 높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8일 유니메드제약이 자사 주사제형 품목 ‘유니본주(이반드론산나트륨수화물)’ 허가사항과 동일한 원약분량 및 제조방법의 ㈜유유제약 의약품 ‘마빌큐주’의 전공정 제조를 수탁받아 제조하면서 작성된 기준서를 준수하지 않고 제조한 사실이 있다고 밝혔다.

식약처는 유니메드제약에 해당 제형의 제조업무정지 15일의 행정처분을 내렸다.

유유제약에 대해서도 ‘마빌큐주’ 품목의 전 공정 제조를 유니메드제약에 위탁하면서 제조가 적절하게 이뤄지도록 수탁자에 대한 관리·감독을 철저히 하지 않은 사실이 있다며 해당 품목에 대한 3개월의 제조업무정지 처분을 내렸다.

식약처 관계자는 라포르시안과의 통화에서 “유니메드제약의 행정처분 기간은 15일이고 유유제약의 행정처분기간은 3개월이지만 유니메드제약은 제형에 대한 제조업무정지이고 유유제약은 품목에 대한 제조업무정지이기 때문에 유니메드제약의 처분이 더 크다”라고 설명했다.

유니메드제약의 의약품 품질관리 문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며, 식약처로부터 지속적으로 행정처분을 받아왔다.

지난해 12월 식약처가 ‘유니알주15mg’ 품질 부적합에 따라 관련 제품과 해당 공장을 조사한 결과, 주사제 제조과정과 제조시설 전반에 걸쳐 미생물 오염 가능성이 있음을 파악하고 해당 시설에서 생산되는 모든 주사제 제품에 대해 잠정 제조·판매 중지를 명령했다. 무균조작 주사제 3품목은 전 제조번호를 회수 조치했다.

당시 잠정 제조·판매 중지 의약품에는 이번에 문제가 된 의약품인 유니본주와 마빌큐주도 포함됐다.

이어 식약처와 질병관리청은 올해 1월 백내장 수술 후 진균성 안내염 발생 관련 역학조사 결과 유니알주15mg, 히알론디스포주, 유닐론디스포주와 진균성 안내염 발생과의 연관성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관련 기사: 식약처, 유니메드제약 '유니알주15밀리그람' 등 3품목 허가 취소>

식약처는 ▲제조 등의 금지(시험검사결과 부적합) ▲제조업자 등의 준수사항 위반(기준서 미준수) ▲그 밖에 의약품 등의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 위반 등으로 유니알주15밀리그람, 히알론디스포주, 유닐론디스포주의 허가취소와 유니본주의 제조업무정지 1개월 행정처분을 내렸다. 

제약업계에서는 바이넥스 사태로 민감한 상황에서 유니메드제약의 의약품이 기준서 미준수 및 품질 부적합으로 잇단 처분이 업계 전체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까 우려하는 분위기다. 

국내 A제약사 관계자는 “바이넥스 사태 핵심은 허가 또는 신고된 사항과 다르게 제조했기 때문”이라며 “유니메드제약 역시 기준서 미준수로 문제가 되고 있는 만큼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다른 국내 제약사 관계자는 “가뜩이나 바이넥스 사태로 민감한 상황에서 비슷한 문제가 계속해서 발생하면 제약업계와 의약품 품질에 대한 사회적 불신이 커질 수 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반면, 유니메드제약 건을 바이넥스와 연계해 바라봐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있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유니메드제약 건을 바이넥스와 연계할 경우 우리나라 경제의 큰 틀인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법령을 어기고 있는 것처럼 인식될까봐 우려스럽다”며 "국민 건강과 생명을 다루는 의약품인만큼 원칙적으로 기준서를 반드시 준수하는 것이 당연하고 대다수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실제로 성실하게 지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바이넥스 건은 심각한 범죄행위인 만큼 제약산업 전반의 흐름과 연계해 보는 것은 맞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위탁사의 수탁 관리에는 허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위탁사가 수탁사에 대한 관리·감독을 정기적으로 하는 경우는 많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모든 공정을 위탁하는 제약사 입장에서는 수탁사들이 성실하게 기준서를 준수하면서 제조할 것이라는 신뢰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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