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고양시에 거주중인 김 모씨(62세, 가정주부)는, 손주들과 인근 공원에 산책을 나갔다가 애를 먹었다. 코로나19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며, 추석 연휴기간에도 외출할 곳이 마땅히 없어 답답해하는 손주들을 위해 산책길에 나선 김 모씨. 평소 경미한 허리디스크가 있어 걷기운동을 열심히 하던 김 모씨는 최근 들어 허벅지와 종아리까지 당기고 저린 '척추관협착증' 진단까지 받으며, 활동량이 많아진 5~7세 손주들과 걸음을 맞추지 못하고, 예전보다 거의 두 배의 시간이 걸려 완주했다. 허벅지와 종아리 통증으로 계속 걸을 수가 없어 가다 서다를 반복했기 때문이다. 

자인메디병원 척추센터 봉호진 원장(신경외과 전문의)은 "중장년층은 허리통증이 계속되거나 다리가 아파서 앉거나 걷기 힘든 등의 증상이 반복되면 척추관협착증을 의심해볼 수도 있다"고 전했다.

척추관협착증은 중장년층에게서 흔히 발생할 수 있는 척추질환이다. 척추 뼈 뒤쪽, 신경이 지나가는 척추관이라는 부위가 여러 가지 원인으로 인해 좁아지며 다리로 내려가는 신경을 압박해 통증이 발생하는데, 주로 40대부터 시작하여 50대 이상 중장년층에게 본격적인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일반적으로 척추관협착증은 나이가 들며 겪는 퇴행성 변화로 척추관 주위의 인대 등이 두꺼워져 척추관이 좁아지는 것이 주요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자인메디병원 척추센터 배장호 대표원장(신경외과 전문의)은 "척추관협착증은 보통 만성적인 허리통증과 함께 다리가 저리고 아프게 만드는 것이 특징"이라며 "오래 서 있거나 걸으면 허리부터 다리가 아프고 조금만 걸어도 다리가 꼭 터질 것처럼 아프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척추관협착증은 대표적인 척추 질환인 허리디스크와 헷갈리는 경우가 많지만 약간의 차이가 있다. 대부분의 허리디스크는 허리를 앞으로 숙였을 때 통증이 심한 반면, 척추관협착증은 허리를 뒤로 젖히면 통증이 심해지고 오히려 앞으로 숙였을 때 허리통증이 완화된다는 특징을 보인다.

초기의 경미한 척추관협착증은 운동요법, 주사요법 등으로 호전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퇴행으로 인해 척추관 내부가 좁아지는 질환이므로, 진행되고 있는 척추관협착증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보다 근본적인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가느다란 카테터나 내시경을 이용하여 통증을 유발하는 유착된 신경을 박리하는 시술법 등 여러 가지 치료법이 도입되어 있다.

배장호 대표원장(신경외과 전문의)는 "척추관협착증은 반드시 큰 수술이 필요한 질환은 아니고, 진행 단계에 따라 비수술적 치료법으로 호전이 가능할 수도 있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척추 전문의에게 정확한 진단과 진행단계를 고려한 적절한 치료법을 상의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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