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거리두기 강화에도 병원 방문 여전...“재택근무는 일부 사무직만 해당...대면영업 외에 방법 없어"

 서울의 모 대학병원 출입구 모습.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출입구를 통제하고 있다. 라포르시안 사진 DB
 서울의 모 대학병원 출입구 모습.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출입구를 통제하고 있다. 라포르시안 사진 DB

[라포르시안]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라 수도권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되면서 제약업계에도 재택근무가 확대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제약사 영업사원들은 감염 위험 속에서 여전히 현장으로 내몰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지난 8월 30일 자정(0시)을 기해 수도권 지역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되면서 재택근무로 전환하는 제약사가 늘고 있다.

제약산업은 국민건강과 생명에 직결되는 산업인만큼 제약사 내 감염자가 발생해 셧다운에 이를 경우 의약품의 생산과 공급에 막대한 차질이 발생하는 만큼 강도 높은 예방조치를 통해 사전에 감염을 방지하자는 취지에서다.

재택근무에 돌입한 상당수 제약사들은 화상회의나 온드라이브 시스템을 이용해 원격으로 업무를 보고 있으며, 일부 제약사는 ‘전직원 재택근무’라는 초강수를 던진 상태다.

그러나 라포르시안 취재 결과, 제약 영업사원들은 여전히 현장에서 감염 위험을 무릅쓰고 대면 영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국내 A제약사 D영업팀장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냐 2.5단계냐는 사실상 영업사원들에게는 중요하지 않다”며 “병원을 방문할 수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D팀장은 “재택근무는 컴퓨터를 활용해 주요 업무를 수행하는 사무직에게만 해당할 뿐, 영업사원에게 재택은 있을 수 없다”며 “국내 영업환경에서 대면 이외에는 답이 없다. 무조건 의사를 찾아가 인사를 해야한다”고 전했다.

다만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면서 병원 방문 전 대기시간을 보낼 곳이 없어지면서 불편함도 커졌다. 

그는 “전에는 미팅까지 시간이 남으면 커피숍이나 PC방 등에서 업무를 체크하거나 음료를 마시면 잠시 쉬곤 했다”며 “2.5단계 시행 이후 갈 곳이 없어졌다. 병원에서 시간을 보내거나 그것마저 눈치보이면 테이크아웃으로 커피를 챙겨서 공원벤치로 향한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국내 B제약사 C영업팀장도 비슷한 상황을 전했다. 

C영업팀장은  “현재 영업사무실 직원 수가 20명이 조금 넘는데 2.5단계와 관계없이 모두 방문 영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두려움은 있지만 영업사원에게 재택근무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고 했다.

영업사원에게 코로나19 감염보다 더 두려운 건 병원 환자 감소라고 했다.

C팀장은 “만성질환 환자는 감소폭이 낮지만 호흡기 환자는 감소세가 상당하다”며 “우리 회사만 하더라도 이비인후과 제품이 성수기 대비 70%나 줄었다. 여름임을 감안해도 전년 동기 대비 50%가 감소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실적으로 먹고 사는 영업사원에게 코로나19 보다 무서운 것은 병원에 환자가 줄어드는 것인데 재택보다 병원을 향하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니냐”며 “코로나19 감염 걱정을 하면서도 이 상황이 지나가기만을 기다리면서 현장을 찾는 것 외에 달리 뾰족한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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