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포르시안] 장애인의 위암 검진 비율이 지난 10년 새 크게 늘었지만 비장애인과 비교하면 오히려 그 격차가 더 커졌다는 지적이 나왔다.   

위암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흔히 발생하는 암 중 하나로 정부가 국가암검진 프로그램을 통해 만 40세~74세 국민에게 2년 마다 무료로 위내시경 혹은 위조영술을 받도록 지원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신동욱 교수와 김영지 전공의, 충북대의대 박종혁 교수 공동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를 이용해 지난 2006년부터 2015년 사이 국가위암검진율을 장애 유무와 유형, 중증도에 따라 분석한 결과를 6일 발표했다.

장애 유형과 중증도에 따라 위암검진율을 분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분석 결과 비장애인의 위암검진율은 10년 전보다 31.8% 증가해 56.5%에 달한 데 반해 장애인의 경우 26%만 늘어 51.9%로 집계됐다.

조사 시작점이던 2006년의 경우 장애인이 25.9%로 비장애인(24.7%)보다 위암 검진율이 더 높았던 것을 감안하면 10년 사이 상황이 역전된 셈이다.

이를 토대로 상대검진율을 분석한 결과 장애인은 비장애인 대비 89%만 위암 검진을 받고, 중증 장애인인 경우 58%로 검진율이 뚝 떨어졌다. 

장애별로는 자폐가 있는 경우 36% 수준으로 비장애인 대비 가장 낮은 검진율을 보였다. 이어 신장장애 39%, 뇌병변장애 41%, 장요루장애 53%, 지적장애 54%, 정신장애 55% 등 순으로 낮았다.

이처럼 차이가 뚜렷한 이유에 대해 연구팀은 검진기관의 접근성, 사회문화적 접근성, 의료진의 인식 및 태도, 이에 따른 장애인들의 부정적인 인식과 태도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해석했다.

연구팀은 논문을 통해 장애인의 위암 검진율이 낮은 이유로 의료기관까지 이동할 수단을 구하기 어렵고, 의료진 역시 장애를 우선시하다 보니 위암 검진 필요성을 간과하는 경우가 없지 않다고 지적했다.

신동욱 교수는 "위내시경을 통한 위암 검진은 위암으로 인한 사망을 막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며 "장애가 있더라도 대부분 안전하게 검사 받을 수 있지만 장애를 이유로 지레 포기하거나 미뤄버려 안타깝다"고 말했다.

박종혁 교수는 "현재 국가암검진 정책에서 장애인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면서 "건강 취약 집단인 장애인들도 국가암검진을 비장애인수준으로 끌어올리도록 제도적 뒷받침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인 '위암(Gastric Cancer)' 최근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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