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포르시안] 국내 연구진이 중·고교생 우울을 조기에 감지할 수 있는 요인을 밝혀냈다. 

서울대병원 윤영호 교수팀(윤제연 교수, 정하린 학생)은 4일 전국 청소년 1,991명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우울증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청소년기에도 충분히 우울과 불안을 겪을 수 있지만 학생 스스로 대처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보호자인 학부모와 교사 입장에서도 학생의 증상을 조기에 감지해 전문치료기관으로 인계하는 것이 쉽지 않다.

이번 연구는 학생들의 우울증을 사전에 발견하고 전문적인 도움을 제공하는 단초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에 따르면 중·고생 우울을 조기 감지할 수 있는 요인은 '등교에 잦은 거부감'이었다. 학교에 가기 싫다고 자주 느끼는 학생은 그렇지 않은 학생에 비해 우울증이 있을 가능성이 3.25배 높았다. 반면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위해 노력하거나, 어머니와 고민을 얘기할 수 있다고 응답한 학생은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우울 위험성이 각각 35%, 46% 낮았다. 

이미 다양한 선행 연구가 청소년 우울과 관련된 요인을 몇 가지 밝혀냈지만, 무엇이 더 중요한지에 대한 연구는 부족했다. 

이번 연구는 우울증을 감지할 수 있는 요인별 가능성을 계산해 우선순위를 파악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 연구의 제1저자인 서울대병원 윤제연 교수는 "이번 연구를 계기로 학교와 가정에서 청소년 우울증을 조기에 감지하고 적절한 환경조성, 치료기관 연계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교신저자인 윤영호 교수는 "다양한 접근을 권장하는 세계적 흐름과 달리 교육부가 발표한 2019년 청소년건강조사는 신체적 건강에만 국한된 것이 안타깝다"면서 "정부가 실태만 발표하고 보호자, 지역사회의 노력만 강조할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청소년 건강증진프로그램을 직접 제공하는 등 적극적인 행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는 국제학술지인 '플로스원(PLoS ONE)' 최신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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