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포르시안] 한 쪽 눈에 습성(신생혈관성) 황반변성이 발병했다면 다른 쪽 눈에도 습성 황반변성이 발생할 확률을 밝힌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 연구는 실명의 주요 원인 질환으로 주목받는 습성 황반변성이 양쪽 눈 모두 발생할 위험을 사전에 예측하고 조기 대응을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안과 변석호·이준원 교수팀은 최근 이런 연구결과를 담은 논문을 미국 안과학회지(AJO)에 발표했다고 25일 밝혔다. 

황반변성은 습성 황반변성과 건성 황반변성으로 나뉜다. 시력 저하가 심한 진행성 황반변성의 대부분은 습성 황반변성이다. 조기에 발견해 안내 주사술을 시행해야 예후가 좋다.

건성 황반변성은 당장 급격한 시력 저하가 발생하지 않지만 습성 황반변성으로 진행할 가능성을 안고 있다.

연구팀은 2013년부터 2016년까지 세브란스병원 내원 당시 한 쪽 눈에만 습성 황반변성이 발병한 환자 280명의 경과를 분석했다.

연구 결과 한 쪽 눈에 습성 황반변성이 발생한 전체 환자 중 21%가 발병 5년 이내에 다른 쪽 눈에도 습성 황반변성이 발병했다.  

연구팀은 습성 황반변성이 발생하지 않은 다른 쪽 눈에 쌓인 일종의 노폐물인 '드루젠'의 유형에 따른 습성 황반변성 발병 여부에 대해 살폈다. 드루젠은 연성 드루젠, 망상가성드루젠, 파키드루젠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다른 쪽 눈이 정상으로 드루젠인 없는 환자는 5년 내 해당 눈에도 습성 황반변성이 발생할 확률이 3.6%에 불과한 것으로 분석됐다.

다른 쪽 눈에 드루젠이 있는 건성 황반변성을 앓는 눈인 경우는 동반된 드루젠의 유형에 따라 발병률에 차이가 있었다. 

연성 드루젠과 망상가성드루젠을 함께 가진 환자의 경우 76%가 해당 눈 또한 습성 황반변성으로 진행됐다. 연성드루젠만 가진 환자는 46%에서, 망상가성드루젠만을 가진 경우 25%에서 5년 내 습성 황반변성으로 진행됐다.

다만 파키드루젠은 드루젠이 없는 정상인 눈과 유사하게 낮은 발병률을 보였다.

연구팀은 이미 발생한 습성 황반변성의 세부 유형에 따른 다른 쪽 눈의 발병 가능성도 분석했다.

습성 황반변성은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는데, 이 중 전형 신생혈관성황반변성은 5년 내 다른 쪽 눈에도 습성 황반변성이 발생할 가능성이 19%로 조사됐고 결절성 맥락막 혈관병증은 8%, 망막혈관종성증식은 67%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다양한 인자 중에서도 성별, 나이 등 다른 요소들을 포함해 종합적으로 분석한 결과 드루젠의 유형이 발병 가능성을 예측하는 데 가장 유의미한 인자인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황반변성도 점차 분류를 세분화하는 추세로 환자별 맞춤 진단, 경과 관찰, 치료를 한다면 예후가 더 나아질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이번 연구 결과가 이미 습성 황반변성의 발생으로 고통받고 있는 환자들이 다른 눈에도 습성 황반변성이 찾아올 가능성에 대비하고, 시기를 놓치지 않고 조기에 치료받는 데 많은 도움을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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