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포르시안] '정규직화'를 요구하면 10일 째 고속도로 톨게이트 위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는 요금수납 노동자들을 향해 인권침해는 물론 건강을 위협하는 행위가 가해지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 노동건강연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참의료실현청년한의사회 등이 참여하는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은 18일 성명을 내고 "톨게이트 농성 노동자들에 대한 도로공사와 경찰의 건강위협과 인권침해를 규탄한다"고 밝혔다.

보건의료단체연합 소속 의료인들은 서울톨게이트 캐노피와 김천에서 농성중인 노동자들을 최근까지 진료해왔다.

보건의료단체연합은 "도로공사 톨게이트 노동자들의 점거 농성이 열흘 째를 맞았지만 여전히 도로공사는 대법원 판결을 무시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고, 농성자들에 대한 건강위협과 인권유린도 계속되고 있다"며 "우리는 이들의 건강과 인권이 매우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음을 목도하고 있다"고 했다.

이들 단체에 따르면 김천 한국도로공사 본사 로비에서 농성 중인 300여 명의 톨게이트 요금수납 노동자 중 24명이 경찰의 강제해산 중 탈진, 요통, 호흡곤란 증상을 보여 병원으로 이송됐다.

보건의료단체연합은 "경찰이 농성장을 완전 봉쇄하고 노조원의 출입 및 물품 반입을 막고 있어 혈압약, 당뇨약, 호르몬제 등 매일 약을 복용해야 하는 이들의 건강 또한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며 "사측이 담요 한 장 반입하지 못하게 하면서 기온 급강하로 감기 환자가 속출하고 급기야 지난 16일에는 한 조합원이 고열로 응급후송되는 사태까지 발생했다"고 전했다.

10m 높이의 서울톨게이트 캐노피에서 농성을 지속하는 노동자들의 건강상태도 우려할만한 수준이다.

보건의료단체연합은 "이들은 맨살이 닿으면 화상을 입을 정도로 달궈진 캐노피에서 여름을 보냈고, 오늘(18일)로 80일 째 매연과 소음의 열악한 환경속에서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며 "사측은 이런 노동자들에 대한 최소한의 인도주의적 조치인 건강검진과 진료조차 방해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법원 판결마저 무시할 뿐 아니라 이에 항의하는 노동자들의 인권을 유린하는 도로공사 사측과 이강래 사장, 그리고 경찰의 반인권적 처사에 우리는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공공부문 정규직화 정책을 추진하겠다던 정부는 지금 즉시 대법원 판결도 무시하는 공공기관의 행태에 대해 입장을 밝히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경북경찰청 측은 18일 "도로공사 점거 농성 노동자를 진료하기 위해 의료진이 농성장으로 진입하려 할 때 이를 막지 않고 있다"며 "또한 농성장에 담요 등의 물품 반입도 모두 허용하고 있다"고 본지에 밝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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