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포르시안] 선별검사를 통한 조기 진단과 치료가 간암 환자의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정숙향 교수팀(장은선 교수, 임상혁 전임의)은 병원에서 간암을 처음 진단받은 환자 319명을 대상으로 관련 연구를 진행한 결과 이렇게 나타났다고 12일 밝혔다. 

정 교수팀은 간암을 진단받기 전 2년 동안 적어도 6개월 간격으로 두 번 이상 선별검사를 받은 경험이 있는 그룹(127명)과 선별검사를 받지 않고 건강검진이나 다른 질환으로 검사를 하는 과정에서 간암을 진단받은 그룹(192명)으로 나눠 연구를 진행했다. 

전체 환자 중 간암 진단 이전에 제대로 선별검사를 받은 비율은 39.8%에 불과했다. 선별검사를 받지 않은 이유에 대한 설문 결과 선별검사를 받지 않은 환자 중 49.5%는 '검사가 필요한지 조차 몰랐다'고 했으며, 39.6%는 '필요성은 알고 있었지만 시간이 없거나 비용 부담 때문에 검사를 받지 않았다'고 답했다.

또 간암의 조기진단을 위한 선별검사로는 초음파 검사를 반드시 받아야 하는데 실제 간암 진단 환자 중 56%는 사전에 초음파 검사의 필요성을 몰랐으며 간수치 검사(51.1%)나 알파태아단백검사(AFP)(33.2%) 등 피검사만으로 간암 선별검사가 충분하다고 잘못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간암 선별검사에 대한 인식률을 분석한데 이어 간암을 처음 진단받을 당시 두 그룹의 병기 진행 정도의 차이를 비교해 보니, 선별검사를 받은 환자들은 종양 크기가 평균 3cm, 선별검사를 받지 않은 환자는 평균 7cm 크기였다. 

간암은 종양의 크기에 따라 예후가 많이 좌우되는 것이 특징이다. 주기적인 선별검사를 통해 암 덩어리가 작을 때 발견하는 것이 치료 성공의 가장 큰 조건이다. 

이와 함께 혈관침범(4.7% vs 27.1%)이나 간 외 장기에 전이(2.4% vs 13.0%)되는 정도를 비교했을 때도 선별검사를 받은 환자들이 그렇지 않은 환자들에 비해 훨씬 적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연구를 주도한 장은선 교수는 "국내 간암 환자들의 선별검사에 대한 인식과 수검률을 처음으로 자세히 보여준 연구"라며 "간암은 다른 암에 비해 위험인자가 확실한 편이기 때문에 B형 간염 보유자 나 환자, C형간염, 간경변증 등 위험 인자를 갖고 있다면 6개월 간격으로 복부초음파나 간암표지자 검사를 통한 정기적인 선별검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우리나라 간암 환자는 80%가 만성 간질환이 발병 원인이라 초기 단계부터 적극적인 치료가 중요하다"면서 "만성 간질환을 갖고 있는 환자들은 간경변, 간암으로 가기 전에 정기적인 선별검사를 통한 조기발견이 중요하고, 이러한 고위험군 선별을 통해 검진 기회를 넓히는 것이 의료재정 지출을 낮추기 위해서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대한암학회에서 발간하는 국제 학술지인 '대한암학회지' 최근호에 발표됐다.  

저작권자 © 라포르시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