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포르시안] 관상동맥질환으로 스텐트 시술을 받은 환자를 대상으로 치료 첫 3개월 동안 '아스피린'과 'P2Y12 억제제'를 함께 사용하고, 이후 아스피린 대신 P2Y12 억제제만 투약하면 기존 치료법과 비교하더라도 환자의 경과가 우수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삼성서울병원은 순환기내과 권현철·한주용·송영빈(사진, 왼쪽부터) 교수 연구팀이 2014년 3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국내 33개 병원에서 관상동맥질환으로 스텐트 시술을 받은 환자 2,99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대규모 무작위 다기관 임상연구(SMART-CHOICE) 결과를 내놨다고 25일 밝혔다.

관상동맥질환자에게 항혈소판 치료 기간은 매우 민감한 문제다. 관상동맥질환으로 스텐트 시술을 받은 환자는 6개월에서 12개월 정도 아스피린과 더불어 '클로피도그렐'과 같은 P2Y12억제제를 이중으로 복용하고 이후에는 아스피린만 단독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문제는 이러한 이중 항혈소판 치료 기간이 짧으면 혈전 생성이나 심근경색 발병 위험을 키우고, 길어지면 위장관 출혈, 뇌출혈과 같은 출혈성 질환 발병 부담이 커진다는 점이다. 특히 아스피린은 위장 출혈의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어느 쪽이든 환자에게 득이 되지 않아 이중 항혈소판 치료의 적정 기간이 얼마인지, 아스피린이 아닌 최신 항혈소판제제를 단독으로 사용하는 것이 안전한 지 의문이 있었다. 

연구팀은 이런 의문을 해소하기 위해 기존 치료법에 따라 이중 항혈소판 제제를 12개월간 투여한 그룹(1,498명)과 3개월 투여 후 P2Y12 억제제만 투여한 그룹(1,495명)으로 나눈 뒤 두 그룹의 사망률과 뇌졸중, 심근경색 발병 위험을 비교했다. 

그 결과 새로운 치료법이 이중 항혈소판 치료 기간을 줄였음에도 사망, 심근경색증, 또는 뇌졸중 발생률이 2.9%로 기존 치료법(2.5%)과 차이가 없었다. 

사망률을 분석한 결과도 기존 치료법1.2%, 새 치료법 1.4%로 대동소이했다. 심근경색 발병률 역시 기존 치료법 1.2%, 새 치료법 0.8%, 뇌졸중 발병률은 각각 0.3%, 0.8%였다. 

새로운 치료법이 우위를 보인 부분도 있었다. 항혈소판 치료 시 환자에게 큰 부담인 출혈 위험을 42% 가량 크게 낮출 수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연구를 총괄한 권현철 교수는 "아스피린이 아닌 P2Y12 억제제 단독요법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규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심혈관계 질환에서 가장 중요한 항혈소판 분야에서 새 치료 지침을 제시한 만큼 앞으로 환자 치료에도 전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올해 미국 심장학회 학술대회에서 주요 임상연구로 소개됐고, 최근에는 미국의사협회 학술지(JAMA)에 발표됐다. 

한편 권 교수팀은 앞서도 이중 항혈소판 치료 기간에 대해 화두를 던진 바 있다.

연구팀은 지난해 3월 불안정 협심증과 심근경색 환자는 이중 항혈소판 치료기간을 12개월 이상 유지하는 편이 6개월 치료 후 아스피린을 쓰는 것보다 심근경색 재발 위험을 낮춘다고 보고했다.

당시 연구(SMART-DATE)는 국제 저명 학술지 '랜싯(LANCET)'에 실리며 큰 반향을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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