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향대병원 오송희·권순효 교수, 의사·의대생 대상 인식조사...응답자 2명중 1명 "법적 문제 발생시 의사 책임"

사진 왼쪽부터 순천향대서울병원 오송희·권순효 교수
사진 왼쪽부터 순천향대서울병원 오송희·권순효 교수

[라포르시안] 의료 분야에 인공지능(AI) 활용이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 의사들이 AI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조사한 연구결과가 나왔다.

우리나라 의사와 의과대학 학생들은 의학 분야에서 인공지능 활용에 대해 호의적인 태도를 나타냈다. 또 인공지능이 향후 의사의 역할을 대체하지 않을 것이란 인식이 전반적으로 높았으나 약 1/3 정도는 인공지능이 의사를 대체할 수 있다는 인식을 보였다.  

순천향대학교 서울병원 내과 오송희·권순효 교수팀은 최근 의료정보학 분야 학술지인 '저널 오브 메디컬 인터넷 리서치"(Journal of Medical Internet Research)에 ‘인공지능에 대한 의사들의 자신감 : 온라인 모바일 설문조사(Physician confidence in artificial intelligence : An online mobile survey)’라는 주제의 논문을 게재했다.

오송희·권순효 교수팀은 한국 의사들이 인공지능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의학적 사용에 대해서는 어떤 태도를 갖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모바일을 이용한 온라인 설문조사를 했다.

설문조사에는 순천향대 의과대학 교수와 전공의, 순천향대 의대 동문 그리고 의과대학생 등 총 669명이 응답했다. 설문조사 참가자 가운데 의대생은 121명, 전공의는 162명, 현직 의사 386명이며, 이 중 150명(22.4%)이 30세 미만의 연령이었다. 성별로는 669명 중 148명(22.1%)이 여성이었다. 설문 문항은 총 11개의 질문으로 구성됐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인공지능에 대해 잘 알고 있는가'를 묻는 질문에 669명의 응답자 중 40명(6.0 %)만이 '그렇다'고 답했다. 나머지 320명(47.8%)은 '보통이다', 309명(46.2%)은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응답자 중 558명(83.4%)은 인공지능이 의료분야에 유용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공지능 활용의 장점으로 ‘대량의 고품질 임상 관련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 가능하다’는 것을 꼽은 응답자(417명, 62.3%)가 많았다. 건강관리 효율을 높일 수 있다(128명, 19.1%)거나 의료 오류를 줄일 수 있다(64명. 9.6 %)는 응답도 있었다. 

인공지능이 가장 유용한 분야는 ‘질병진단’이라는 응답자가 558(83.4%)명으로 많았고 취약점은 196(29.3%)명이 ‘부적절한 정보에 의한 예기치 않은 상황 해결이 어렵다’는 점을 꼽았다.

인공지능이 의사보다 진단적으로 우수할 수 있는가를 묻는 질문에는 294명(43.9%)의 응답자가 '그렇다'고 답했다.

인공지능이 직업적으로 사람 의사를 대체할 수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237명(35.4%)이 '그렇다'고 응답했다. 인공지능이 의사를 대체할 수 없을 것이라고 응답한 의사는 212명(31.7%)이었다. 

흥미로운 질문도 있다. 의사의 의학적 판단과 인공지능의 판단이 다른 경우 어떤 판단을 따를 것인가를 물었다.

응답자 중 528명(78.9%)은 '의사의 판단'을 꼽았고, 110명(16.4%)은 인공지능의 판단을 따를 것이라고 했다.

이번 설문조사에서 응답자들은 인공지능이 유용하게 적용될 수 있는 의학 분야로 '진단'(558명, 83.4%)을 가장 많이 꼽았다. 다음으로 '치료 계획 수립'(360명, 53.8%), '의약품 연구개발'(84명, 12.6%) 등의 순이었다.

의학 분야에 인공지능을 적용하는 데 있어서 우려되는 것으로 '모든 환자에게 적용할 수 없다'(228명, 34.1%)는 점과 ‘부적절한 정보에 의한 예기치 않은 상황 해결이 어렵다’(29.3%, 196명)는 점을 많이 지목했다. '환자와 정서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능력이 낮다'는 점을 꼽은 응답자(179명, 26.8)도 많았다.

인공지능으로 인해 법적 문제가 발생했을 때 누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절반(330명, 49.3%)은 '의사 책임'이라고 답했다. 나머지 209명(31.2%)은 '인공지능 판단에 동의한 환자' 책임이라고 답했고, 130명(19.4%)은 '인공지능을 개발한 회사' 책임이라고 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권순효 교수는 “우리나라 의사들이 현재까지는 ‘AI 에 대한 이해도가 높지는 않지만 향후 AI의 의학적 이용에 호의적인 시각을 갖고 있으며, 많은 의사들은 AI가 의사를 대체할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의료계 전반에서 인공지능의 이용에 대한 광범위한 토의를 통해 상호보완적인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미래의학에서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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