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포르시안] 가정에서 사용하는 항균제품이 알레르기비염 발생을 높인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서울의료원 의학연구소 환경건강연구실 김정훈 박사와 김규상 실장 연구팀은 가정 내 항균제품 사용이 초등학생 알레르기비염의 발생 위험을 높인다는 논문(Association of antimicrobial household exposure with development of allergic rhinitis in Korea)을 국제학술지인 ‘소아 알레르기면역학(Pediatric Allergy and Immunology)’지 최신호에 게재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학부모의 동의를 받은 서울시 초등학생 1학년 1,538명 가운데 생애 알레르기비염을 진단받지 않은 917명을 대상으로 2012년부터 2017년까지 6년간 추적 관찰을 통해 이뤄졌다.
설문조사를 통해 추적 관찰을 시작하기 전 학생의 부모에게 가정 내 ‘항균’이라고 표시된 제품 10종의 ‘최근 1주일 동안 사용빈도’를 조사했다. 이후 초등학생의 알레르기비염 발생과의 관계를 평가했다.
연구 결과 초등학교 1학년 학생이 6학년으로 진학하는 기간 동안 알레르기비염으로 진단받은 누적비율은 4명 중 1명(25.6%)이었다.
알레르기비염의 발생 비율은 ▲남학생 ▲부모가 알레르기질환 진단을 받은 경험이 있는 경우 ▲학생이 천식 또는 아토피피부염 진단을 받은 경험이 있는 경우 더 높았다.
항균제품 10종 가운데 알레르기비염의 발생과 연관성은 보인 건 항균 비누, 항균 손세정제, 항균 주방세제 등 3종이었다.
3종의 제품을 점수화해 두 개 군으로 구분했을 때 알레르기비염의 발생 비율은 고사용 군(28.1%)이 저사용 군(22.7%)보다 5.4%p 높은 경향을 보였다.
알레르기비염의 발생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을 보정하고 분석했을 때 항균 제품의 고사용 군이 저사용 군보다 알레르기비염의 발생 위험이 1.37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항균제품에 살균·보존제로 사용되는 트리클로산(triclosan)과 트리클로카반(triclocarban)이 알레르기비염의 발생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 연구에서 이 물질은 내분비계 장애를 일으키거나 생식 독성, 알레르기질환 등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울의료원 김정훈 박사(선임연구원)는 “트리클로산 등 인체에 유해할 수 있는 항균제가 제품 내 소량으로 있더라도 제품의 사용 개수나 사용 빈도에 따라 노출 수준이 다양할 수 있기 때문에 사용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