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포르시안] 날씨가 추운 겨울철에는 봄과 가을보다 심장질환 발생률이 높은 편이다. 추운 날씨와 낮은 기온 탓에 혈관벽이 갑자기 수축하게 되면 혈액 공급에 이상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가슴 통증을 비롯해 협심증, 심근경색, 심장마비 등의 심장질환을 일으킬 수 있는데 그 원인은 다양하다.
 
심장질환의 주요 원인 중 하나가 바로 부정맥이다. 심장박동이 고르지 않은 상태를 '부정맥(不整脈)'이라고 부른다. 심장박동 횟수가 50회 미만으로 느려지거나, 100회 이상으로 빨라지거나, 혹은 불규칙적으로 뛰는 증상을 보인다.   

그러나 부정맥은 진단이 쉽지가 않다. 부정맥의 종류도 다양하고 환자마다 보이는 증상의 정도도 다양해 정형화 된 진단기준을 적용할 수가 없을 정도다. 다만 심장 속 전기 자극의 생성과 흐름을 기록한 심전도를 이용해 부정맥을 진단할 수 있다.
 심장마비가 오기 전에 흉통이나 호흡 곤란, 어지럼증 등의 전조조상을 보이기도 하지만 다 그런 것은 아니다. 전조 증상이 없을 뿐만 아니라 평소 혈관 등에 문제가 없었음에도 급성 심정지로 사망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날씨가 추워지면, 우리 몸은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말초 혈관을 수축시켜 체온 방출을 방지하고, 몸의 떨림 등으로 열을 생산한다. 이때 영향을 미치는 교감 신경계의 작용으로 혈압과 맥박도 같이 올라가는데, 이로 인해 심장질환이 발생할 위험이 높아지는 것이다. 또한, 이 과정에서 심장질환을 발생시키는 염증 물질 생산이나 혈소판 기능 항진이 발생한다.

관련 연구에 따르면 온대 기후에 속하는 지역에 일시적 한파가 발생할 때 심장질환에 의한 사망률이 더 높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는 평상시 추위에 대한 대비가 없는 국가나 개인에서 위험도가 증가하는 것을 의미한다. 난방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지 않거나 적절한 난방을 유지할 수 없는 경제적 문제, 외출 시 보온 유지를 위한 노력 결여 등이 겨울철 심장질환 발생을 증가시키는 요인이 되는 것이다.

겨울철에 많이 발생하는 독감 및 폐렴 등의 감염성 질환이 심장질환과 사망률을 증가시키는 것은 이미 여러 연구에 의해 입증된 사실이다. 특히, 65세 이상의 노년층에서 이러한 위험도가 증가하는데, 최근에 문제가 되고 있는 미세먼지 등의 대기오염 역시 심장질환을 불러일으키는 원인이 될 수 있다.

겨울철이 되면 햇빛에 노출되는 시간이 적어지고 이로 인한 비타민 D 부족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비타민 D는 뼈 건강뿐만 아니라 혈관 내피 세포나 심장 기능을 적절하게 유지하는데 긍정적인 작용을 하는 물질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비타민 D가 부족할수록 심장 건강에 무리가 갈 수 있다.

실제로 영국 리즈(Leeds) 대학병원 심장전문의 클라우스 위트 박사 연구팀이 만성 심부전 환자 163명을 대상으로 1년에 걸쳐 진행한 임상시험 결과 비타민D가 심장의 기능을 개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이 만성 심부전 환자 163명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 각각 비타민D3 보충제와 위약을 투여하고 1년 후 심초음파 검사를 통해 심장의 좌심실이 얼마나 잘 혈액을 온몸에 펌프질해 내보내는지를 나타내는 좌심실 박출계수(EF)를 측정한 결과 비타민D3 보충제가 투여된 그룹은 EF가 26%에서 34%로 개선됐다. 반면 위약이 투여된 대조군은 26%에서 변화가 없었다.

겨울철에 심장마비를 예방하려면 외출 시 체온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적절한 옷차림이 필요하다. 

65세 이상 또는 당뇨병, 심장질환을 가진 환자들은 인플루엔자 및 폐렴구균 예방 접종을 시행해야 한다. 또한 겨울철이라도 기온이 비교적 높은 오전 시간에는 20분 정도 햇빛을 쐬는 것도 도움이 된다. 적절한 비타민 D 레벨을 유지해야 하므로 필요하다면 약물치료를 받는 것도 도움이 된다.

반면 체내에 비타민D가 지나치게 많으면 심방세동 위험이 커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기 때문에 주의햬야 한다.

평소 우울증이나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다. 겨울철에 우울증이나 스트레스로 인한 질환의 빈도가 높고 이는 심장질환 발생 및 악화와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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