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승을 부리는 여름 무더위로 종일 실내에서 에어컨을 틀고 지내는 사람들의 모습을 흔하게 볼 수 있다. 하지만 무더위로 인해 체력이 약해진 상태에서 과도한 냉방을 하게 되면 외부와의 극심한 기온차로 인해 우리 몸의 면역력이 많이 저하될 우려가 높다. 때문에 축농증과 같은 질환의 발생률이 높아지거나 증상이 악화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축농증은 의학용어로 부비동염이라고도 불리며, 말 그대로 부비동이라고 하는 부위에 발생한 염증성 질환이다. 대한민국처럼 사계절이 뚜렷해 기후 차이가 심한 나라일수록 발생률이 높으며, 특히 연령대가 낮을수록 발생되는 사례가 많다.

부비동은 코 주위에 있는 얼굴 뼈 속의 빈 공간을 의미하는데 머리 무게를 가볍게 하거나 호흡 시 공기를 데워주고 먼지 등의 이물질과 분비물의 배설 및 환기를 돕는 기능을 수행한다. 이러한 부비동이 코감기, 알레르기성 비염, 비중격만곡증, 코의 물혹 등과 같은 코질환에 의해 장시간 막혔을 때 부비동에 염증이 생겨 점막이 붓거나 고름 같은 콧물이 고이게 되는데, 이와 같은 상태를 축농증이라 부른다.

축농증은 크게 급성 축농증과 아급성 축농증, 만성 축농증으로 구분할 수 있다. 급성 축농증은 증상이 발생한 기간이 3주 이내인 상태를 말하며, 만성 축농증은 증상이 3개월 이상 진행된 매우 심각한 축농증이다. 아급성 축농증은 급성 축농증과 만성 축농증 사이의 기간을 의미한다.

급성 축농증의 주된 증상은 코막힘과 지속적으로 흘러내리는 고름 같은 누런 콧물과 함께 피로감, 두통, 미열, 안면 부위의 통증 등이 동반된다. 다음으로 만성 축농증까지 악화되면 콧물이 목 뒤로 넘어가는 후비루증과 후각 장애, 두통 및 집중력 저하가 일어나게 된다. 게다가 기관지 천식이 있는 경우에는 천식 증상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

또한, 축농증이 발생했을 때 가장 조심해야 하는 것이 있는데, 바로 비용종이라고도 불리는 코의 물혹이다. 이 질환은 염증에 의해 비강 내에 물혹이 생기는 코질환으로서, 작을 때에는 자각증상도 없으나 서서히 커짐에 따라 심각한 코막힘, 후각 장애, 비루 증상, 두통 등을 일으키며 살짝 건드리기만 해도 쉽게 출혈하는 것도 있다.

이와 같은 코의 물혹이 축농증에 동반되어 있을 경우, 축농증의 상태를 더욱 악화시키는 것은 물론이고 축농증의 재발률 역시 매우 높아지기 때문에 서둘러 치료를 받는 편이 좋다.

여의도역에 위치한 닥터킴이비인후과 김용오 원장은 “축농증은 치료하고자 할 때, 보통 부비동 X-ray 촬영이나 부비동 내시경 검사 등을 통해 부비동의 상태를 확인한 후 검사 결과에 따라 적절한 치료를 시행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급성 축농증의 경우에는 항생제 및 항울혈제 등의 약물치료를 우선하고, 만성 축농증은 약 8주~12주 이상의 항생제 치료와 더불어 생리식염수를 이용한 비강 세척을 병행한다. 하지만 이와 같은 지속적인 치료에도 불구하고 증상에 호전이 없거나, 코의 물혹이 동반되어 있을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과거에는 점막을 째서 부비동에 접근하는 방식의 축농증 수술을 시행했지만, 재발률이 높아 그다지 호평을 받지 못했다. 그래서 최근에는 코 안으로 내시경과 기구를 직접 넣어 보면서 병변 부위를 선택적으로 정확히 제거하는 축농증 수술을 시행하게 되었고, 특히 미세흡입절삭기를 활용해 과거에는 완전히 제거하기 어려웠던 코의 물혹도 안전하게 제거할 수 있게 되었다. 결과적으로 이전의 수술적 치료법보다 재발률이 현저히 낮아지게 된 상황이다.

과도한 냉방은 오히려 신체의 밸런스를 무너뜨리는 주범이 될 수 있다. 적절한 냉방기의 사용과 충분한 휴식과 몸 관리를 통해 체력을 보충하여 면역력을 높이는 것이 여름철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질환에 대비하는 현명한 자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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