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포르시안] 한국인 심방세동 환자는 동반질환 유무보다 나이가 뇌졸중 발생의 주된 요인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를 고려할 때 뇌졸중 예방을 위한 관리 연령도 55세로 낮춰 관리해야 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세브란스병원은 심장내과 정보영·김태훈(사진 왼쪽부터) 교수와 분당차병원 심장내과 양필성 교수팀이 이같은 내용의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26일 밝혔다.

심방세동은 심장 내 심방이 규칙적인 수축과 이완운동을 하지 못하고 불규칙하게 떨기만 하는 부정맥 질환의 일종으로, 뇌경색의 주된 원인으로 작용한다. 

현재 국내 의료진들은 유럽과 미국 의학계에서 사용하는 심방세동 환자의 뇌졸중 위험평가 지수인 'CHA2DS2-VASc 평가지표'를 이용해 일정 점수를 넘으면 예방적 차원의 약물투여와 검사를 시행하고 있다. 

CHA2DS2-VASc 평가지표는 연령과 관련해서는 65~74세(1점), 75세 이상(2점) 등 65세 이상을 위험군으로 보고 고혈압 (1점), 심부전 (1점), 당뇨병(1점), 혈관질환(1점) 등 동반 질환에 대해서도 점수를 매긴다. 

그러나 서양인의 인종적 특성과 생활습관을 기반으로 산출한 평가지표이다 보니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지역 심방세동 환자를 위한 평가 지표로 그대로 적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평가 지표상 0~1점 사이의 뇌경색 발병 저위험군으로 분류된 다수의 65세 이하 국내 심방세동 환자의 뇌경색 발병률이 높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해 왔다.

연구팀은 한국인 심방세동 환자에게 맞는 뇌졸중 관리 연령을 도출하기 위해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바탕으로 지난 2005년부터 2015년 사이에 심방세동을 진단 받은 18세 이상 42만 6,650명의 환자를 추적, 이들의 CHA2DS2-VASc 평가지표 점수와 연간 뇌경색 발병률 간 상관관계를 살폈다. 

연령대는 50세 미만, 50~54세, 55~59세, 60~64세, 65~69세, 70~74세로 세분화해 비교 분석했다. 

뇌경색 발병률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조사 환자 군이 갖고 있는 여러 변수(만성 콩팥질환 및 고지혈증 등 질환 동반 유무, 흡연 유무, 소득수준 등)를 고려한 통계 보정 작업도 거쳤다. 

그 결과 한국인의 뇌경색 발병 위험은 동반 질환 유무 변수보다 연령 변수가 결정적 영향을 미치며, CHA2DS2-VASc 평가지표 상 위험 나이대로 보는 65세 이전부터 뇌경색 발병 위험에 대비해야 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고연령인 경우 CHA2DS2-VASc 평가지표 상 위험점수를 낮게 받은 환자라도, 비교 환자군에 비해 연간 뇌경색 발병률이 유사하거나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에 따른 위험점수 1점만 받은 65~69세 환자군의 연간 뇌경색 발병률은 4.08%로, 더 높은 위험점수 2점에 해당되는 만 18세 이상 전체 조사 환자군의 4.42%와 비슷한 수치를 보였다. 

연령 위험점수 1점만을 기록한 70~74세 환자군은 위험점수 2점의 동일 환자군에 비해 연간 뇌경색 발병률이 7%나 더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또 CHA2DS2-VASc 평가지표 상 동반 질환이 없고 연령도 높지 않아 위험점수 0점으로 분류된 환자군이라도 55세 이상이면 뇌경색 발병 위험에 대비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위험점수 0점의 55~59세 환자군의 연간 뇌경색 발병률은 1.94%로, 위험점수 1점의 만 18세 이상 전체 조사 환자군의 연간 뇌경색 발병률인 2.06%와 유사한 수치를 보였다. 

위험점수 0점인 60~64세 환자군의 연간 뇌경색 발병률 또한 위험점수 1점을 기록한 전체 조사 환자군에 비해 오히려 20%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정보영 교수는 "국내 심방세동 환자들의 뇌경색 발병 위험은 고혈압이나 당뇨, 혈관질환 등의 질환 동반 여부보다 신체적 나이가 더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번 연구는 한국 심방세동 환자는 65세가 아닌 55세부터 정기적인 관찰과 함께 필요시 혈전을 예방하는 항응고제 약물을 처방하는 것을 적극 고려하는 것이 뇌경색 예방에 보다 효율적임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적인 뇌졸중 학술지인 'Stroke' 최근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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