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 통증이 있다면 대부분 고환에 염증이 생긴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정계정맥류가 그 원인일 수도 있다.

최근 남성들에게서도 난임의 원인이 다양하게 발견되고 있는 가운데, 남성난임 및 성기능장애의 원인으로 꼽히는 정계정맥류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통계에 따르면 전체 약 10~15%에서 발견되고, 남성 난임 원인의 약 40%를 차지할 만큼 흔한 혈관 질환 이지만 난임을 겪는 많은 부부가 이에 대해 모르는 경우가 많다.

정계정맥류는 음낭의 고환에서 나오는 정맥혈관이 확장돼 꼬불꼬불 엉키고 부풀어오르는 질환이다. 정맥 수압의 증가로 인해 고환에서 나가는 정맥혈관들이 비정상적으로 늘어나면서 외부에서 봤을 때 덩어리처럼 보이게 되는 것이다.

혈관의 직경이 확장되고 구불구불해지면, 고환에서 나온 혈액이 전신정맥을 통하여 심장으로 잘 전달되지 못하게 된다. 이렇게 혈관 내에 혈액이 정체되는 울혈 현상이 나타난 경우, 기침과 같이 갑작스럽게 복부에 압력이 올라가면 고여 있던 혈액이 고환으로 역류하여 고환 기능에 문제를 유발할 수도 있다.

정계정맥류는 발생 초기에는 증상이 나타나지 않다가 오래 진행됐을 때는 고환 온도를 높이고 정자의 질을 떨어뜨려 남성 난임의 주요 원인이 된다.

정계정맥류는 스스로 간단하게 확인할 수 있다. 샤워 전에 배에 힘을 주고 자신의 고환 혈관을 만져보면 된다. 혹은 서 있을 때 음낭에서 포도송이처럼 울퉁불퉁한 정맥류가 보이거나 만져지면 정계정맥류를 의심해봐야 한다. 정계정맥류 때문에 고환에 통증이 생길 수 있는데 그럴 땐 누우면 대부분 사라진다.

강동구 천호동에 위치한 드림온비뇨기과 한경식 원장은 “정계정맥류가 생식기에 발생하다 보니 청소년들의 경우 부모에게 선뜻 말하지 못하거나, 어떤 병원을 찾아야 할지 몰라 방치하는 환자들이 많아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정계정맥류의 판막 손상은 대부분 선천적인 원인이며, 한창 외부활동이 시작되는 청소년기에 잘 발견되므로 청소년기 기본검사로 고환 정맥 초음파를 필수로 시행하고 관련 질환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 고 말했다.

정계정맥류는 자연적으로 소실되지는 않고 치료하지 않으면 점점 심해진다. 청소년기에 발견된 정계정맥류는 치료를 하는 것이 좋고 성인의 경우에는 증상이 없거나 난임이 아니라면 굳이 치료하지 않아도 된다.

한경식 원장은 “정계정맥류를 수술로 치료하면 50~80%의 환자가 정자의 운동성과 정자의 숫자, 그리고 정자의 형태와 같은 정액 지표가 개선되며 고환 조직 소견이 좋아져 임신 성공률이 높아진다” 고 설명했다.

임신 전 남성관리에 대한 인식이 현저히 떨어지는 상황에서 대다수 남성이 방치되고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 임신이 되지 않아 병원을 찾은 뒤에는 이미 건강한 상태로 되돌리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위험요인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대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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