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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만나다] “보의연의 정체성·연구 방향이 가장 큰 고민이었다”이선희(한국보건의료연구원장)

한국보건의료연구원(NECA, 이하 보의연) 이선희 원장이 취임한 지 1년이 지났다. 취임 이후부터 지금까지 그의 원장직은 순탄치 않았다. 직원 해고 및 파면, 연구원의 정체성에 대한 문제제기 등으로 끊임없이 안팎의 공격을 받았다. 신생조직이기에 겪는 아픔도 있었다. 그래서 이 원장에게 지난 1년은 유난히 길었다. 이런 가운데 보의연은 하나씩 문제를  개선해 나가는 과정을 밟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청,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대한의학회 등과 협력관계를 강화하고, 구성원에 대한 성과연동 평가체계도 완성했다. 특히 보건복지부 내 주무부서가 보건산업정책국에서 보건의료정책실로 변경되면서 좀 더 몸에 맞는 옷도 입게 됐다. 이 원장은 취임 후 1년간을 "롤(role)을 세팅했던 한 해"라고 평가했다.


- 임기 1년이 지났다. 지난 1년을 어떻게 평가하나. 
"가장 고민했던 부분이 기관의 정체성과 연구에 대한 방향을 어떻게 잡을지였다. 이에 대해서는 내부에서 치열하게 논의했다. 포인트는 보의연이 정책근거를 생산하는 유일한 연구기관이라는 것이다. 일차적으로 의료기술평가를 통해 합리적인 근거를 만들고, 이를 통해 급여·비급여 결정에 핵심적 근거가 되는 비용효과성 평가를 충실히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따라서 앞으로의 연구도 여기에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 보의연의 연구결과가 정책과의 연계성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연구보고서를 작성해 제출해도 활용되지 않으면 의미가 떨어진다. 활용이 되려면 유관기관과의 협력이 절실하다. 식약청, 심평원 등이 핵심기관이다. 이들 기관과 지난해 MOU를 맺은 것도 이 때문이다. 건강보험에 등재되려면 세 기관이 필요하다. 식약청이 인허가를 하더라도 제도권 내에서 작동하려면 신의료기술평가를 받아야 하고, 신의료기술로 인정되면 심평원이 급여·비급여 결정을 하게 된다. 3개 기관이 협조해서 불필요한 서류제출을 줄이고 프로세스를 공유하면 규제에 대한 불이익도 줄일 수 있다. 3개 기관이 MOU를 맺은 것은 중요한 성과다. 작년은 유관기관과의 관계, 보험자와의 관계 등을 세팅했던 한 해였다."

- 의학회와도 MOU를 맺었다. 이를 통해 기대하는 효과는."보의연의 역할이 의료적인 근거를 산출하는 것이다보니 임상현장에서 체계적으로 모니터링을 받아야 하는 부분이 있다. 전문학회와의 관계를 통해 현장 전문가들의 우선순위에 따라 필요한 영역을 중심으로 연구를 기획할 수 있다. 바텀-업(bottom-up) 방식으로 연구주제를 선정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위원회도 만들고 논의의 틀도 만들었다."

- 업체들은 식약청 심사 후 보의연의 의료기술평가가 이중심사라는 불만을 제기하는데. "식약청 인허가의 경우 업체들이 임상시험 결과를 갖고 온다. 근데 건강보험이나 공적 제도권으로 들어오려면 부작용, 효과성, 안전성 등을 점검해야 한다. 신의료기술평가는 객관적 검증을 위해 관련 논문을 수집해 체계적 문헌고찰(SR)을 한다. 논문은 동료평가까지 거쳐서 나오기 때문에 식약청의 인허가와는 다르다. 인허가만 받고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시대는 지났다. 우리도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춰 제도화가 이뤄진 것이다."

- 내부적으로 성과중심의 조직 평가체계를 만들었다고 들었다. "이제 보의연도 경영평가 대상이다. 내부적으로 '경영평가를 받아야 한다면 연구 부서의 성과가 조직성과로 모아져서 자연스럽게 집계되는 체계를 만들자'고 결론을 내렸다. 경영평가를 위한 지표를 개발해 만든 것이 '네카 마일리지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은 구성원들의 성과를 객관적으로 평가해 조직성과에 연동시키는 방식이다. 구성원과 협의를 거쳐 연구원 활동을 전부 계량화하게 된 것이다. 이런 시스템은 보건의료 분야에서는 단연 우리가 처음이다." 

- 올해 역점을 두는 사업은. "의료기술평가 관련 사업을 의욕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복지부와 추진하는 것이 두가지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한시적 신의료기술 인증제'다. 법적 테두리 속에서 의료행위를 하려면 신의료기술평가를 받아야 하는데 근거가 부족한 것은 인정받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안전성·유효성이 인정되고 국민편익이 되는 사안이 근거 부족으로 신의료기술 인정을 못받는 데 대해서는 환자 동의서나 의료윤리적 절차를 거치는 범위 내에서 조건부로 시술하고 근거를 창출해 신의료기술을 신청할 수 있도록 제도화하는 것이다."

- 한시적 신의료기술 인증제는 복지부가 작년에도 도입 의지를 밝힌 부분이다. 연구중심병원에 한해 허용하는 것 아닌가."현재 복지부가 한시적 신의료기술 인증제 도입을 위해 관련 법규인 '신의료기술평가에 관한 규칙(복지부령)' 개정을 추진 중이다. 당초 연구중심병원에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것이었지만 '다른 기관에도 열어놔야 한다'는 의료계의 지적도 높아 아직 개정안이 확정되지 않았다. 조만간 입법예고 될 것으로 보인다."

- 또 다른 중점 사업은 무엇인가.  "지난해 국회에서 기존 의료기술에 대한 안전성을 재평가 해야 한다는 요구사항이 있었다. 그래서 올해는 재평가에 대한 도입방안을 연구하는 사업을 하게 된다. 외국에서는 어떻게 하고 있고 우리나라는 현실적으로 어떻게 도입하는 게 좋을지를 기획·연구하는 거다. 신의료기술평가제도 이전에 시행되던 기존 기술은 안전성평가 없이 제도권에 들어왔다. 안전성에 있어 환자들의 불만도 많지만 어느 누구도 안전성에 대한 근거를 제시하지 못한 기술들이 있다. 그래서 이런 의료기술에 대해서는 국민 안전을 위해서라도 국가가 답을 줘야 한다는 취지로 진행되는 것이다."

류장훈 기자  jh@rappor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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