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포르시안] 건강한 정상체형이더라도 고혈압과 당뇨 발병 가능성이 있으면 비만체형군 보다 심방세동 발병률이 더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비만체형이 고혈압과 당뇨에 더 취약해 연관질환인 심방세동 발병율이 높다는 기존 학설을 뒤짚는 것으로 주목된다.
17일 연세의료원에 따르면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정보영·이대목동병원 순환기내과 박준범(사진, 왼쪽부터) 교수팀은 최근 정상체형의 동양인이 비만체형을 가진 이들보다 고혈압과 당뇨 전(前) 단계일 경우 심방세동 발병 위험률이 더욱 높아진다는 역학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 결과는 유럽심장학회지 최근호에 실렸다.
연구팀은 지난 2003년부터 2008년까지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시행하는 건강검진을 받은 검진자 41만여명의 자료를 분석했다.
이들 가운데 심방세동을 포함한 심혈관질환, 당뇨, 고혈압 등 만성질환이 없는 건강한 20세 이상 검진자 22만 7,102명의 심방세동 발병 유무를 2013년까지 추적했다.
심방세동 발병의 여러 위험 요소 중에서도 대표적인 선행 질환으로 알려진 고혈압과 당뇨에 주목하고, 정상체형과 비만체형자를 나눠 두 질환의 위험율을 분석했다.
적극적인 약물치료와 생활습관 교정이 필요한 질병단계가 아닌 두 질환의 전(前) 단계를 기준으로 분석함으로써 궁극적으로 심방세동 발병 환자를 줄이고 예방적 치료가능성 여부를 알아보기 위해서다.
사용된 고혈압 전단계의 기준은 수축기 120~139 mmHg, 이완기 80~89mmHg (정상단계 수축기 120mmHg 미만, 이완기 80mmHg미만), 당뇨 전단계는 우리 몸이 포도당을 적절히 처리하기 못하는 공복혈당장애 기준인 100~125mg/㎗(정상치 100mg/㎗미만)을 인용했다.
분석 결과, 체질량지수(BMI) 25이하의 정상 체형군이 비만군에 비해 심방세동 발병율이 더 높아지는 특징을 보였다.
이는 기존의 비만체형을 가진 이들이 고혈압과 당뇨를 동반할 경우 심방세동을 포함한 여러 심혈관질환의 발병율이 정상체형을 가진 이들보다 훨씬 높다는 기존의 연구와 통설을 뒤짚는 결과다.
연구팀은 체질량지수 25이하인 정상체형군이 25이상의 비만체형군에 비해 고혈압 전단계일 경우 심방세동 발병 위험율이 11%가 높아지는 것을 밝혔다.
공복혈당 장애가 발병할 경우 정상체형군의 비만체형보다 심박세동 발병 위험율이 16%나 높아지는 것을 확인했다.
특히 고혈압 전단계와 공복혈당장애를 같이 동반할 경우 심방세동 발병율은 비만체형군에 비해 무려 27%나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보영 교수는 "서양인에 비해 비만인구가 적은 동양인에서 심방세동 발병증가 원인을 알기 위해 체질량지수를 기준으로 여러 위험요소를 분석했다"면서 "적정체형군이 고혈압 전단계와 공복혈당장애를 동반할 경우 비만체형보다 심혈관질환 발병 및 사망률이 상승한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박준범 교수는 "적정체형군이라도 고혈압 전단계나 공복혈당장애, 내당능장애 등 당뇨 전단계로 판단되면, 심방세동 위험군으로 여겨 적극적인 생활개선과 전문적인 치료의 필요하다는 것을 증명했다는 데 이번 연구의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