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상환자 연간 400만명·아동 손상입원율 선진국의 5배..."복지예산 비중 클수록 손상 발생 감소"

영화 '폭력써클'의 한 장면.
영화 '폭력써클'의 한 장면.

 [라포르시안] 질병 이외의 폭력, 안전사고, 중독 등 외부적 요인에 의해 다치는 손상 환자가 연간 400만명에 달할 정도로 이 문제가 공중보건을 위협하는 한 요인이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손상으로 인한 사망자가 연간 약 3만명에 달하고, 14세 이하 아동의 손상입원율이 선진국과 비교해 약 5배 정도 높은 것으로 나타나 보건복지 차원의 정책적 개입이 시급한 상태이다.

특히 복지예산 비중과 손상 발생이 연관성이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14일 질병관리본부의 '손상감시체계' 자료에 따르면 국내에서 손상은 연간 약 400만 건이 발생하며, 이 중 약 30%는 입원을 하고 약 3만 명이 사망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손상으로 인한 사망이 전체 사망의 약 10.4%를 차지하고 있다.

연간 손상경험률로 추정한 손상 발생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이다.

최근 1년 동안 병의원이나 응급실 등에서 치료를 받아야 했던 손상 경험자 비율은 인구 10만명당 2009년 5,355명에서 2010년 6,087명, 2011년 5,810명, 2012년 7,515명, 2013년 7,694명, 2014년 7,546명, 2015년 8,976명으로 집계됐다.

표 출처: 질병관리본부
표 출처: 질병관리본부

다만 인구 10만명당 손상 사망률은 2009년 65.8명에서 2015년 56.5명으로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아동 손상은 조기사망과도 연관이 있는 보건문제로 우리나라 14세 이하 아동의 손상입원율은 선진국에 비해 약 5배 수준에 달한다.

2013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아동 손상입원율은 인구 10만명당 903명으로 같은 시기 미국의 175명과 비교해 5배 이상 높은 편이다.

2013년 기준으로 119 구급대로 이송된 중증손상 환자의 병원치료 결과는 사망이 21%, 퇴원시 중증 장애 6%, 중등도 장애 17%로 손상으로 인한 질병부담이 상당히 큰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의 관련 연구결과에 따르면 남자가 여자보다 손상 발생이 1.4배 높고, 연령이 높아질수록 1.06배 더 많이 발생했다.

눈에 띄는 점은 복지예산 비중이 클수록 손상 발생이 낮았다는 점이다. 복지예산 비중이 1% 높아질 때 손상입원율이 10만명 당 21명 감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손상 발생의 원인 자살, 타살, 폭력 등의 의도적 손상과 자동차 사고나 추락, 중독 등 비의도적 손상이 복지체계와도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제도와 관련해서는 안전도시 관련 조례가 제정된 지역이 제정되지 않은 지역보다 손상 발생율이 74% 수준으로 더 낮게 발생했다는 점이 이를 증명한다. 

전문가들은 "손상에 있어 남자와 여자, 어린이와 노인, 지역에 따라 손상의 발생 위험과 사망 위험의 크기, 손상 기전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고 사회경제적인 요인이 작용한다"며 "손상 기전별로 위험시기도 다르게 나타나 집단 특성에 따라 예방해야 하는 손상 기전이 다르고 이를 바탕으로 집단별 손상예방관리지침 개발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질병관리본부는 국가손상조사감시중앙지원단과 공동으로 오는 15일 서울대병원 의생명연구원 강당에서 '제18차 손상포럼'을 개최한다.

국가손상조사감시중앙지원단은 2010년 대한응급의학회를 주축으로 구성됐다.

이번 손상포럼은 그간 손상감시체계 구축 현황과 성과, 지역사회에서의 손상예방의 중요성을 공유하고, 손상 전문가 네트워크 및 지지기반을 확보하기 위해 마련됐다.

저작권자 © 라포르시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