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박 씨(남, 40세)는 지난해부터 회사의 큰 프로젝트를 맡으면서 야근이 잦았다. 컴퓨터 앞에 앉는 시간도 늘다보니 목 주변에서 어깨까지 통증이 느껴졌고, 팔까지 저리고 아팠다. 긴 야근으로 목과 어깨가 뭉친 것이라 생각해 통증이 심할 때면 파스를 붙이고 일을 계속 해왔다. 하지만 얼마 전부터는 두통이 심해 업무를 볼 수 없을 정도까지 심해졌다. 결국 신경외과 전문의를 찾은 박 씨. ‘목디스크’가 진행된 상태였다. 박 씨는 자리를 오래 비울 수 없어 비수술적 ‘경막외 유착박리술’을 받았다. 치료 후 현재는 통증도 많이 줄고 점점 회복되고 있는 상태다. 바른 자세로 앉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틈틈이 스트레칭을 실천하면서 관리하고 있다.
장시간 컴퓨터로 작업을 하는 직장인들은 목과 어깨 부위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모니터를 바라볼 때 목을 빼고 바라보게 되는데, 이 자세가 지속되면 거북목과 일자목으로 진행되어 나아가 목디스크까지 이어질 수 있다. ‘목디스크(경추간판 탈출증)’는 허리디스크와 마찬가지로, 수핵이 외부의 충격으로 정상적인 위치를 탈출해 신경을 자극 또는 압박하는 질환이다.
목디스크는 신경을 압박하기 때문에 머리와 어깨를 연결하는 뒷목 부위의 심한 통증과 어깨 죽지 사이의 통증을 호소한다. 어깨 통증이 있어 오십견이나 회전근개 파열 등 어깨 질환으로 오인하는 경우도 많다. 밤에는 어깨가 쑤시는 듯한 통증이 느껴지고, 심한 경우에는 팔이나 손이 저리고 통증뿐만 아니라 힘이 없어지면서 팔을 올리거나 물건을 잡기가 힘들어 진다.
강남 연세사랑병원 척추센터 김 헌 부원장(신경외과 전문의)은 “목(경추)관절은 척추에 비해 근육이나 인대도 약하고 움직이는 범위가 넓어, 잘못된 자세 혹은 외상이 지속적인 충격을 가하면서 디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며 “목 디스크는 진행될수록 팔이나 손의 근력이 약화되며, 감각저하에 심한 두통까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전문의를 통한 적절한 치료를 병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목디스크 초기의 가벼운 증상일 경우는 약물치료와 물리치료, 자세 교정, 보조기 등 통해 호전을 기대해 볼 수 있다. 하지만 박 씨의 사례처럼, 통증이 심해 업무는 물론 일상생활에 지장을 많이 받거나 신경증상, 근력약화 등의 증상이 동반된다면 비수술적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비수술적 치료로써 ‘경막외 유착박리술’은 전신 마취 없이 비교적 짧은 시간에 염증과 신경유착을 해결하는 방법이다.
부분 마취 후 목 디스크에 지름 약 2mm 정도의 카테터를 위치하고, 이 카테터를 내부에 삽입해 약물을 주입한다. 약물을 주입해 신경이 유착되면서 생긴 염증을 치료하여 지속적인 통증과 저림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다. 약 30분 내외의 시간 안에 시술이 끝나고, 절개도 거의 없어 일상생활로의 복귀도 빠르다. 고령의 환자 혹은 수술에 부담을 느끼는 환자들도 안정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
강남 연세사랑병원 척추센터 김 헌 부원장(신경외과 전문의)은 “현재 목 디스크의 상태와 통증 및 증상 등 환자의 여러 조건에 따른 치료법이 결정되는데, 비수술적 치료의 경우 환자에게 부담이 되지 않으면서 근본 원인을 해결하는 점에서 고려해 볼 수 있는 치료법이다”라며 “치료 후에는 통증이나 저리고 불편했던 부분들이 빠르게 해결되면서 이전의 생활습관이나 자세를 취할 수 있는데, 잘못된 자세는 재발의 위험을 높이기 때문에 무엇보다 생활습관의 교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 부원장은 “컴퓨터를 이용하는 직장인, 스마트폰을 보는 학생들은 목을 심하게 굽히거나 빼는 자세는 피하고, 눈높이에 맞춰 보는 습관을 들인다”며 “하루 30분 이상은 목을 돌려주거나 뒤로 젖혀 스트레칭하고, 목에 쌓인 피로를 풀어주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