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포르시안] 차의과학대학교 분당차병원(원장 김동익)은 혈액종양내과 오도연 교수팀이 국내 최초로 '에쿠리주맙' 치료제를 투여해 희귀질환인 비정형용혈요독증후군 치료에 성공했다고 30일 밝혔다.
병원에 따르면 오도연 교수팀은 지난 8월 11일 비정형요독증후군 진단을 받은 40대 후반의 환자(남자)를 대상으로 에쿠리주맙 치료제를 투여했다. 환자는 점차 회복돼 같은 달 27일 퇴원 후 현재 건강을 되찾고 외래진료를 받고 있다.
비정형용혈요독증후군은 미세혈관에 과도한 혈전이 발생해 생기는 희귀질환으로, 진단이 어려워 우리나라에서는 현재까지 10명 내외의 환자만 보고돼 있을 뿐 정확한 빈도와 치료결과가 알려져 있지 않은 상태다.
비정형용혈요독증후군 치료는 혈장교환, 혈장수혈, 신장투석 등이 있지만 환자의 절반은 이러한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진단 받은 지 3년 이내에 사망하거나 만성신부전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오 교수팀이 사용한 에쿠리주맙 치료제는 미국과 유럽에서는 2011년부터 비정형용혈요독증후군의 1차 치료제로 인정받고 있으나 국내에서는 보험급여가 인정되지 않아 아직까지 치료 사례가 없었다.
이 약은 비정형용혈요독증후군에서 만성신부전으로의 진행을 50% 이상 감소시키며, 신장이식 환자의 재발과 사망률을 현저히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이미 장기손상이 많이 진행된 만성신부전 환자의 경우 치료를 하더라도 신장기능이 정상으로 회복하기 어렵기 때문에 비정형용혈요독증후군으로 진단되면 가능한 빨리 에쿠리주맙을 투여해 불가역적인 신장기능의 손상을 막는게 중요하다.
오도연 교수는 "비정형용혈요독증후군은 대부분 유전적 요인으로 발생하고 감염, 임신, 분만, 수술에 의해 악화돼 발생한다"며 "진단이 늦으면 사망에 이를 수 있으므로 수술, 신생아, 임신, 분만 중 갑자기 신장질환과 빈혈이 발생해 원인을 알 수 없는 경우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에쿠리주맙은 가장 비싼 약(30ml 병당 736만원)으로 유명하다.
국내에는 희귀난치성질환인 발작성야간혈색소뇨증(PNH) 환자 치료제로 승인을 받아 한독에서 '솔리리스주'라는 상품명으로 공급하고 있다.
지난 2012년부터 솔리리스주에 대해서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되고 있지만 워낙 고가의 약이라 환자가 원한다고 사용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이 치료제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일정 자격을 갖춘 의료기관에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급여기준에 적합한지 사전에 승인을 받아야만 투여가 가능하다.
솔리리스주를 공급하는 한독은 지난 4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비정형용혈요독증후군 치료에 대한 적응증을 추가로 획득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