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 치료제 중 하나인 베타차단제가 알츠하이머 치매를 막는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태평양보건-교육연구소(호놀룰루 소재)의 론 화이트 박사는 베타차단제가 치매와 관련된 뇌 병변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헬스데이 뉴스가 7일 보도했다.

일본계 미국인 774명(71-93세)을 대상으로 1991년부터 2012년까지 20년에 걸쳐 실시된 호놀룰루-아시아 노화연구(Honolulu-Asia Aging Study) 자료를 분석한 결과 혈압강하제 중에서 베타차단제를 복용한 노인이 치매와 관련된 뇌병변이 나타날 가능성이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화이트 박사는 밝혔다.

774명 중 610명은 5가지 혈압약 중 하나 또는 두 가지 이상을 함께 복용하고 있었다. 이들은 사망 후 부검이 실시됐다.

베타차단제 한 가지만 복용한 그룹은 다른 종류의 혈압약을 복용하거나 혈압약을 전혀 복용하지 않은 그룹에 비해 치매와 관련한 뇌 병변이 발생할 확률이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베타차단제와 함께 다른 혈압약을 병행투여한 그룹도 뇌 병변 발생률이 비교적 낮았지만 베타차단제 그룹만큼 효과가 크지는 않았다.

베타차단제가 어떻게 치매 위험을 낮추어 주는지는 알 수 없다고 화이트 박사는 말했다.

따라서 이 효과가 추가연구를 통해 확인되기 전에는 치매 예방을 위해 베타차단제 복용을 권장할 수는 없다고 그는 강조했다.

이에 대해 미국 알츠하이머병학회 연구실장 히서 스나이더 박사는 흥미로운 연구결과이고 중요한 정보지만 어떤 결론을 내리기는 시기상조라고 논평했다.

베타차단제는 1960년대에 개발된 고혈압, 협심증, 심부전 치료제로 아드레날린, 노르아드레날린 같은 스트레스 호르몬의 분비를 억제해 심장의 활동과 혈압을 낮추는 작용을 한다.

베타차단제에는 인데랄(화학명: 프로프라놀롤), 테놀민(아테놀롤), 로프레소(메토프롤롤) 등이 있다.

이 연구결과는 오는 3월 샌디에이고에서 열릴 예정인 미국신경학회(American Academy of Neurology) 연례회의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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