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상·김성덕 전 회장 "약간의 희망 보여…과학적 접근하려는 한의사 늘어"

전직 의학회장들이 의료일원화 가능성을 언급해 눈길을 끈다.

결론적으로 현재는 의료일원화가 쉽지 않지만 변화하는 한의계 분위기를 고려하면 충분히 희망적이라는 것이다.

대한의학회 회장을 지낸 김건상 의료기관평가인증원장과 직전 회장을 지낸 김성덕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장은 지난 22일 개최된 의학회의 임원 아카데미에서 의료일원화의 전망에 대해 언급하며 이 같이 말했다.

▲ 김성덕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장.

먼저 발언에 나선 김성덕 위원장은 "(의학회장 당시)한의학회와 학술적 측면에서는 대화할 수 있지 않겠나 싶어 연구 분야부터 대화했다가 의협에서 난리가 나서 혼쭐이 난적이 있어 WHO 관련 행사로 필리핀에서 대화를 한적이 있다"고 운을 뗐다.

김 위원장은 "현재 의료일원화 노력으로는 요원한 상태다. 현 의료계 시각이나 한의계 시각으로는 일원화가 어렵지 않겠나 생각한다"며 "하지만 앞으로 의학회와 한의학회 차원에서 풀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의료일원화 가능성이 낮은 이유로는 대화의 단절을 꼽았다.

김 위원장은 "의협의 의료일원화특별위원회를 보면 (한의계와)대화를 안하면서 일원화를 하려고 한다"며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이원화가 고착되고 위원회 활동이 정치적 색을 띄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발언을 이어간 김건상 원장은 의료일원화 가능성을 희망적으로 내다봤다.

김 원장은 "의료일원화는 의료계의 궁극적 목표"라며 "상대를 알자는 차원에서 한의계와 접촉하면서 얻은 것이 있는데 하나는 (일원화가)굉장히 어렵다는 것과 어느 날 갑자기 일원화 하는 것이 해결책이 될 수 있다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료일원화에 약간의 희망이 보인다"고 강조했다.

▲ 김건상 의료기관평가인증원장

 김 원장이 희망적인 요소로 보는 것은 한의학이 점차 국민으로부터 외면당하고 있고, 과학적으로 접근하는 부류가 생기고 있다는 점이다.

그는 "한의학이 현재 국민으로부터 버림받고 있다는 것이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면서 "한의사가 너무 많이 양성돼 활동의 여지가 줄어들면서 부조리한 부분이 많이 생겨나고 신뢰도도 떨어졌다. 특히 경제적으로 지탱하던 보약이 비아그라로 인해 이젠 국민들에게 먹히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한의사들은 '홀리스틱(holistic)한 것을 버리는 날 망한다'고 생각하면서 절대 타협 않는 그룹과 한의학을 과학적인 입증을 통해 의학이 하나가 되기를 바라는 두 그룹으로 나뉜다"며 "최근 SCI 논문을 게재하는 한의사를 보면 과학자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를 보면 희망이 보인다"고 말했다.

의료일원화를 위해서는 의사들이 좀 더 인내심을 갖고 접근해야 한다는 점도 언급했다. 김 원장은 "한의학이 여건이 어려워져서 한편으로는 부조리가 기승할 우려가 있지만 한편으로는 자각할 가능성도 있다"면서 "의사들이 한쪽으로는 포용하고 한쪽으로는 잘못된 것을 지적하면서 끈기있게 접근하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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