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조 박테리아도 집단의 이익을 위해 스스로를 희생하는 능력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사이언스 데일리가 21일 보도했다.

미국 듀크대학 과학자들은 분자시스템생물학 저널을 통해 실험용으로 설계된 대장균(E.콜라이)의 이런 능력을 밝히고 이는 박테리아 세포가 어떤 조건에서 집단의 생존에 도움이 되기 위해 스스로를 희생하는지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합성 생물학 기법을 이용해 설계된 세포가 죽을 경우 대장균 집단의 적응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직접 측정하고 검증했다.

이들은 "이 시스템은 조절 가능해 이타적인 자기 희생의 범위를 확대하는 등 조절할 수도 있고 각기 다른 여러 조건에서 이타적인 세포들의 죽음이 가져오는 이익을 검증할 수 있다"고 밝혔다.

과학자들은 아미노산 결핍이나 경쟁 분자의 존재 등 스트레스 환경에서 박테리아가 보이는 반응과 세포의 선택적인 죽음 사이에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다.

그러나 세포들이 이런 조건에서 죽음을 선택한다 해도 그들 자신에게 당장 돌아가는 이익이 없기 때문에 그 이유는 분명히 밝혀지지 않았었다.

일부 과학자들은 세포들의 선택적인 죽음이 다른 세포들의 생존에 도움을 줄 것이라는 가설을 제기하긴 했지만 실험으로 이를 직접 입증하는 것이 어려웠다.

연구진은 이를 검증하기 위해 세포들이 죽음을 선택함으로써 집단의 이익을 향상시키는 능력을 갖도록 대장균을 설계했다.

이들은 이를 위해 두 개의 모듈로 이루어진 유전자 회로를 박테리아에 주입했다. `자살 모듈'이 활성화되면 항생제와 만났을 때 일부 세포가 터져 죽는다.

`집단 이익' 모듈이 활성화되면 새로운 형태의 효소가 만들어져 항생제를 분해함으로써 생존 세포들이 터지거나 녹지 않게 보호한다.

그러나 이런 보호 기능은 스스로를 희생해 터져 죽는 세포의 내부에서 효소가 나올 때만 일어난다.

연구진은 "이런 실험 결과는 일부 박테리아의 죽음이 집단 전체의 이익과 직결되는 조건을 조성하는 것이 가능함을 분명히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박테리아 집단의 궁극적인 사망률은 충분한 시간이 지나면 분명하게 드러난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또 고단위 항생제를 투여했을 때 박테리아가 더 잘 번식하는 예상 밖의 `이글 효과'도 이 실험으로 설명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보다 효율적인 항생제를 설계하는데 이런 현상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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