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성 이론을 창안한 물리학자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의 뇌 일부 영역에는 일반인의 뇌보다 많은 주름이 잡혀 있어 그의 천재성을 설명해주는 단서가 되고 있다고 라이브사이언스 닷컴이 19일 보도했다.

미국 플로리다 스테이트대학(FSU) 연구진은 비밀로 간직돼 온 아인슈타인의 뇌 사진을 입수해 분석한 결과 의식적 사고를 담당하는 회백질, 그중에서도 추상적 사고와 계획과 관련된 전두엽 부위에 남보다 많은 주름이 잡혀 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브레인' 저널 최신호에 발표했다.

<아인슈타인의 뇌 회백질에는 일반인보다 많은 주름이 잡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사진 제공=미국 보건의학박물관>

공동저자인 FSU의 인류학자 딘 포크 교수는 "이 부분은 인간 뇌의 매우 정교한 영역인데 아인슈타인의 것은 특출하다"고 밝혔다.

아인슈타인이 76세를 일기로 사망한 뒤 부검을 맡았던 병리학자 토머스 하비는 그의 뇌를 적출해 보관했으며 여러 각도에서 사진 14장을 촬영한 뒤 현미경으로 관찰하기 위해 수백 조각으로 얇게 잘랐다.

하비는 일부 현미경 슬라이드를 제출하긴 했지만 아인슈타인의 뇌에 관한 책을 쓰기 위해 뇌 사진은 혼자서 보관해 왔다. 그는 책을 완성하기 전에 사망했고 사진들은 수십년간 공개되지 않았다.

하비의 유족들은 지난 2010년 연구팀의 일원인 한 학자와 교류하면서 사진들을 워싱턴 D.C.에 있는 국립보건의학박물관에 기증했고 포크 교수팀은 지난해부터 사진을 분석하기 시작했다.

연구진은 아인슈타인의 뇌 대뇌피질, 즉 의식적 사고를 담당하는 뇌 표면의 회백질에 전반적으로 남보다 훨씬 복잡한 주름이 잡혀 있는 것을 발견했다. 회백질 층이 두꺼운 사람은 일반적으로 지능지수(IQ)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많은 과학자들은 주름이 많으면 사고(思考)를 위한 표면적이 넓어져 세포 간에 더 많은 연결이 이루어지는 것으로 믿고 있다. 뇌의 먼 영역 사이에 연결이 많이 이루어질수록 비약적 사고가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아인슈타인의 뇌에서는 추상적 사고에 핵심적인 역할을 해 예측과 계획을 할 수 있게 해 주는 전전두엽 역시 남다르게 복잡한 주름이 발견됐다.

연구진은 이런 특이한 뇌구조가 상대성 이론을 개발하는데 도움이 됐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는 자신이 한 줄기 빛을 타고 여행하는 `사고실험'을 했는데 바로 이 영역이 이런 실험에서 매우 활성화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천재 물리학자 아인슈타인의 뇌에는 시각정보를 처리하는 후두엽 역시 유달리 많은 주름과 굴곡이 패여 있다.

이밖에 왼쪽과 오른쪽 두정엽은 심한 비대칭을 이루고 있었는데 이런 특징이 아인슈타인의 천재성에 어떤 역할을 했는지는 확실치 않지만 이 부위는 공간 지각과 수학적 추론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고 포크 교수는 설명했다.

아인슈타인의 뇌가 태어날 때부터 이처럼 특이했는지 아니면 오랜 세월 물리학 이론을 생각하다가 이처럼 특별해진 것인 지에 관해서는 일치된 의견이 없지만 포크 교수는 양쪽 다일 것으로 믿고 있다.

그는 아인슈타인이 본래 매우 명석한 뇌를 갖고 태어난데다 잠재력을 개발시키는 온갖 종류의 실험까지 하면서 `천성과 육성'의 혜택을 모두 누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저작권자 © 라포르시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