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갑범 연세대 명예교수팀 "남자 87cm, 여자 81cm가 타당"

한국인의 제 2형 당뇨병환자의 복부비만 판정기준을 현행보다 낮춰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제 2형 당뇨병환자의 복부비만 여부를 알아보는 기준은 따로 없다. 그래서 지난 2007년 비만학회가 발표한 일반인의 복부비만기준인 '남자 90㎝, 여자 85㎝이상'을 적용하고 있다.

허 내과 허갑범 원장(연세대 명예교수)과 최영주 부원장, 연세의대 이은직 교수, 임정수 강사 팀은 허 내과에서 진료를 받은 6,579명(남자 3,394명, 여자 3,185명)의 제 2형 당뇨병환자를 대상으로 복부비만도와 인슐린저항성과의 상관관계를 조사한 결과를 토대로 이렇게 주장했다.

대상 환자의 평균연령은 남자 56세, 여자 59세였으며 당뇨병 이환기간은 평균 7.5년이었다. 복부비만도 측정은 초음파를 이용하였으며 인슐린저항성은 채혈을 통한 인슐린내성검사로 측정하였다.

분석결과 제 2형 당뇨병환자에서 대사증후군의 유무뿐만 아니라, 복부비만 및 인슐린저항성의 유무를 알아보기 위한 적정한 배 둘레는 남자 87㎝, 여자 81㎝로 나타났다. 이는 기존에 비만학회에서 정한 복부비만의 기준치보다 3~4㎝ 낮은 수치이다.

연구팀은 "이는 제 2형 당뇨병환자의 복부비만을 판정하는 기준을 종전의 남자 90㎝, 여자 85㎝에서 각각 87㎝와 81㎝로 낮춰야 하며, 이 기준을 넘으면 인슐린저항성 여부를 파악해 철저히 대사증후군관리를 해야 관상동맥질환의 발생이나 경동맥경화증 등의 합병증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에서 제 2형 당뇨병환자의 대사증후군여부를 알아보기 위한 복부비만도의 적정 기준치를 조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연구결과는 지난 10월 초 독일에서 열린 유럽당뇨병학회에서 발표됐다.

허갑범 원장은 "이번 유럽학회의 중요한 주제의 하나는 환자 맞춤형 치료였다"면서 "당뇨병전문 의사들은 환자의 배 둘레 측정 및 관리를 비롯해 개개인의 특성에 맞는 치료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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