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운 경험에 대한 기억을 뇌에서 지울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스웨덴 웁살라 대학 심리학과의 마트스 프레드릭손(Mats Fredrikson)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새로 형성된 감정적 기억은 기억의 응고화(consolidation) 과정을 차단하는 방법으로 뇌에서 지울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사이언스 데일리가 20일 보도했다.

우리의 뇌는 학습된 것을 응고화라는 과정을 통해 장기기억으로 저장하는 데 이 이 응고화 과정을 중단시키면 기억의 형성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실험대상자들에게 별 의미 없는 사진 하나를 보여주면서 동시에 전기쇼크를 가해 이 사진이 두려움을 불러일으키도록 했다.

다시 말해 이 사진을 볼 때 두려움에 대한 기억이 형성되도록 한 것이다.

연구팀은 이어 이들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 한 그룹엔 전기충격 없이 이 사진만 되풀이 보여줌으로써 전기충격의 두려운 기억이 응고화되는 것을 방해했다.

다른 그룹에겐 전기충격에 대한 기억의 응고화가 완료될 만큼 충분한 시간이 지난 다음 전기충격 없이 사진만 계속해서 보여주었다.

그 결과 기억의 응고화에 방해를 받은 그룹은 사진과 관련된 두려움이 사라졌다. 사진이 두려움을 불러일으키지 않게 된 것이다. 대조군은 두려움이 남아 있었다.

연구팀은 실험이 진행되는 동안 통상적으로 두려운 기억을 저장하는 뇌 부위인 편도체의 핵군(nuclear group)을 자기공명영상(MRI)으로 관찰했다.

그 결과 기억 응고화에 방해를 받은 그룹에서 두려운 기억의 흔적들이 사라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의 과학전문지 '사이언스(Science)' 최신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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