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통 치료를 위해 먹는 진통제가 일부 두통환자들에게는 심각한 두통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19일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영국 국립 보건임상연구소(NICE)는 의사들을 위한 두통치료 가이드라인을 처음으로 발표하면서 영국에서 100만명 이상이 진통제 과다복용으로 앓지 않아도 되는 두통을 앓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 `약물남용 두통' 환자는 고통을 덜기 위해 진통제를 먹지만, 이 때문에 다시 두통을 앓는 악순환에 빠져 있다고 연구소는 경고했다.

진통제가 왜 이런 효과를 낳는지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영국 국립신경-신경외과 병원의 맨지트 매서루 고문의사는 "두통 때문에 한 달에 10~15일 이상 진통제를 먹는다면 약이 문제의 원인일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약물남용 두통이 인구 50명에 한 명꼴로 발생하는데, 이것은 영국에서 거의 100만명이 진통제 복용 때문에 두통을 앓는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긴장형 두통이나 편두통 가족력이 있는 사람은 유전학적으로 약물남용 두통에 더 취약할 수 있다고 연구소는 전했다.

연구소는 이들 약물남용 두통 환자에게는 의사들이 모든 진통제 복용을 즉시 중단하라고 말할 것을 조언했다.

이들의 증상이 개선되려면 한 달 정도 진통제 없이 정기적인 두통에 시달리며 싸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연구소는 또 이들에게 진통제 대신 예방치료 등 다른 방안을 권했으며 편두통과 긴장형 두통환자들에게 침술 치료도 추천했다.

연구소 패널을 이끈 워익 의대의 마틴 언더우드 교수는 "가이드라인을 통해 침술 치료가 긴장형 두통이나 편두통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더 많은 이들이 침술 치료를 받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연구소는 또 뇌종양은 행동변화나 간질 같은 증상이 동반되므로, 이러한 증상이 없는 두통 환자들에게 뇌종양이 없다고 안심시키기 위한 목적만으로 뇌 정밀 검사를 하지 말라고 의사들에게 권고했다.

이 가이드라인에 대해 편두통 재단의 웬디 토머스 이사장과 영국 두통학 협회의 파야즈 아흐메드 의장은 "심각한 두통의 원인이 될 수 있는 약물 남용에 대한 인식을 높였다"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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