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만1천여개 유전자로 구성된 인간 게놈(유전체)을 가장 정밀하게 분석한 게놈 세밀지도가 완성됐다.

미국, 영국, 일본, 스페인, 싱가포르의 32개 연구소 과학자 442명이 참가한 가운데 2003년 시작된 'DNA 백과사전'(Encyclopedia of DNA Elements)이 마침내 완성됐다고 영국의 BBC 인터넷판이 5일 보도했다.

인간 게놈을 이루는 32억개 DNA염기서열의 기능적 요소를 망라한 이 DNA 백과사전의 내용은 네이처(Nature), 게놈생물학(Genome Biology), 게놈연구(Genome Research) 등 3개 과학전문지에 총 30편의 자유이용(open-access) 연결논문 형태로 발표됐다.

인간게놈지도 완성 후 과학자들은 전체 유전자 중 2%에 불과한 단백질 생산과 관련된 단백질 암호화 유전자(protein-coding gene)에만 관심을 쏟아왔다. 유전자는 DNA의 작은 분절로 이곳에는 특정 단백질을 만들라고 지시하는 암호가 들어 있다.

나머지 98%는 기능이 거의 없고 정체가 불투명한 쓸모없는 유전자들로 '쓰레기' (junk DNA) 취급을 받아왔다.

이번 세밀지도 작성 작업에서는 이 쓸모없는 유전자들에 대해서도 정밀분석이 이루어졌다.

그 결과 전제 유전자의 80%가 저마다 특정 기능을 수행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인간 게놈의 상당 부분이 지금까지 생각했던 것보다 많은 생물학적 기능을 수행한다는 사실이 분명해졌다. 이제 '쓰레기 DNA'라는 말은 버려야 한다"고 이 작업을 지휘한 유럽생물정보학연구소의 이원 버니(Ewan Birney) 박사는 선언했다.

이 작업에 참가한 과학자들은 또 유전자의 발현을 촉발하거나 정지시키는 '스위치' 400만개를 찾아냈다. DNA의 특정 분절에 위치하는 이 스위치들은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버니 박사는 이 스위치들은 대부분 심장병에서 당뇨병 또는 정신질환에 이르기까지 각종 질병 위험을 높이거나 낮추는 것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면서 이 정보들이 많은 질병의 새로운 치료법 개발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저작권자 © 라포르시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