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사총연합이 강용석 의원이 제시한 MRI 영상에 대해 발표한 의학적 소견이 사실과 어긋난 것에 대해 정치적 의도가 없었기 때문에 사과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전의총은 지난 21일 단체 명의의 성명을 통해 “사진의 주인공은 중등도 이상의 비만 체형을 가진 30~40대 이상의 연령대일 가능성이 높으며 20대일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된다”는 의학적 소견을 제시했다. 

그러나 지난 22일 세브란스병원에서 실시된 박주신씨의 MRI 재촬영 후 판독 결과, 강 의원이 제시한 MRI 영상과 재촬영한 영상이 동인인물으로 판명나면서 의료계 안팎에서 전의총의 사과 및 반성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대해 전의총은 24일자 성명을 통해 “20대에서 관찰되기 힘든 경추부와 요추부의 퇴행성 변화의 소견들이 박주신씨에게게 나타난 것으로 이는 드문 경우에 해당된다”며 “전의총의 소견은 전문가들의 의학적 판단을 피력한 것이기 때문에 박주신씨의 MRI촬영 결과가 전의총의 의학적 판단의 범주에서 벗어났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특히 가능성에 대해 ‘높다 혹은 매우 높다, 낮다 혹은 매우 낮다’는 의학적인 표현이며 의학적으로는 가능성의 많고 적음을 밝힐 뿐이지 단정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경우는 거의 없으며 언론에서 이를 단정적으로 표현해 마치 전문가들이 틀린 소견을 낸 것으로 보도했다고 주장했다.

전의총은 “병역기피의혹을 제기한 강용석 의원이나 한석주 교수와 달리 MRI에 대해 전문가들의 소견을 밝혀달라는 요청에 대해 의학적 소견을 밝혔을 뿐”이라며 “의학적 소견은 말 그대로 전문가들의 의학적 소견일 뿐이며 사실에 대한 왜곡이나 정치적 의도가 배제됐기 때문에 사과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오히려 "전의총의 발표 직후 곧바로 공개검증에 응해 모든 세간의 의혹과 혼란을 풀어준 박주신씨에게 감사하며, 전의총의 소견 발표는 병역기피 논란이 빠른 시간 내에 종식될 수 있도록 기여한 점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불법으로 유출된 개인정보를 활용했다는 비난에 대해서도 “강 의원이 MRI를 공개한 것이 개인정보보호법을 위반한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이미 광범위하게 공개된 MRI 영상에 대해 전문가의 의학적 판단이 없이 혼란만 가중되고 있어 사회적 혼란을 종식시키기 위해 소견을 밝힌 것”이라고 해명했다.

의학적 소견을 밝힌 것이 정치적 의도가 있었다는 것은 아니었음을 분명히 했다. 

전의총은 “논란이 되고 있는 의학적 문제에 대한 소견 발표를 요청 받았을 때에 정치적 행동으로 오인받을 것이 두려워 이를 회피하는 것은 과거 광우병 때에 의사들이 침묵했던 것과 다르지 않다”며 “비록 전문가의 의학적 견해와는 다소 벗어났으나 전의총의 소견 발표는 공개검증을 앞당겨 병역기피 논란을 빠른 시간 내에 종식시키는데 기여했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 노환규 대표는 “전의총은 일체의 정치적 입장을 배제하고 ‘의학적 문제로 인해 사회적 혼란이 있을 때, 전문가의 목소리가 필요하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며 “앞으로도 의료전문가인 의사의 목소리가 필요할 때 이를 적극적으로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주신씨의 공개검증에 대한 전국의사총연합의 입장 전문>

박원순 서울시장의 아들 박주신씨의 MRI소견에 대해 전국의사총연합(이하 전의총)은 2012. 2. 22 다수의 영상의학과 전문의, 신경외과 전문의, 그리고 정형외과 전문의들의 소견을 종합하여 소견서를 발표한 바 있습니다.

이것은 강용석 의원측의 요청에 의한 것인 바 의학적인 문제로 불필요한 사회적 논란이 지속되고 있어 논란의 종식을 위해 전문가들의 소견을 밝히는 것이 타당하다고 사료되어 진행된 것입니다. 전의총의 의학적 소견이 발표된 다음 날, 박주신씨는 세브란스병원에서 MRI를 재촬영함으로써 공개적으로 검증을 받았습니다. 이 공개검증을 통해 인터넷을 통해 공개된 MRI가 박주신씨 본인의 것으로 밝혀진 이후 전의총이 발표한 소견에 대해 정치적 의도가 깔려 있거나 전문가의 신뢰도를 실추시켰다는 일부 오해가 있어 이에 대한 전의총의 입장을 밝힙니다.

1. 전문가들의 판단이 틀렸다는 주장에 대해

전국의사총연합은 박주신씨의 것으로 알려진 MRI에 대해 아래와 같은 소견을 발표하였습니다. 요약하면 “MRI의 주인공이 마른 체형의 20대일 가능성은 매우 낮다. 피하지방의 두께와 요추 및 경추의 척추체에서 발견되는 퇴행성 변화 및 골경화소견으로 미루어 짐작할 때 비교적 체중이 나가는30~40대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운동을 많이 하거나 심한 육체노동을 하는 경우 20대에서도 이러한 소견을 보일 수 있으나 지속적인 고강도의 육체노동을 하는 경우에 관찰될 수 있으며 일반적 수준의 생활을 하는 현대인에서 찾아보기는 극히 드물다.”라는 소견을 발표하였습니다.

박주신씨의 공개검증 결과, 키 176 cm 체중 80.1kg로 체적지수(Body Mass Index) 26이상으로 과체중에 해당되며 더욱이 일반적 체형과 달리 목과 등에 정상인에 비해 특이하게 많은 피하지방이 몰려있는 경우로 밝혀졌습니다. 과체중은 의사들이 추정한 대로였으며 피하지방이 특이하게 많았던 것은 통례를 벗어난 경우였습니다. 나이는 만 26세로 전문의들의 예상에서 벗어났으나 20대에서 관찰되기 힘든 경추부와 요추부의 퇴행성 변화의 소견들이 박주신씨에게서는 나타난 것으로 드문 경우에 해당된 것이라 하겠습니다.

가능성에 대해 높다 혹은 매우 높다, 낮다 혹은 매우 낮다는 의학적인 표현이며 의학적으로는 가능성의 많고 적음을 밝힐 뿐이지 단정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그러나 언론에서는 이를 단정적으로 표현함으로 인해 마치 전문가들이 틀린 소견을 낸 것으로 보도가 된 점은 아쉬운 부분입니다.

전의총은 전문가들의 의학적 판단을 피력한 것일뿐이었으며 박주신씨의 MRI촬영 결과는 전의총의 의학적 판단의 범주에서 벗어났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2. 사과가 필요하지 않느냐는 주장에 대해

박주신씨의 병역기피의혹을 강력히 제기했던 강용석 의원과 역시 MRI필름이 바꿔치기 되었을 가능성을 제기한 한석주 교수가 박주신씨에게 사과를 함에 따라 전국의사총연합도 사과를 해야 하지 않느냐는 의견이 있습니다.

그러나 병역기피의혹을 제기한 강용석 의원이나 한석주 교수와 달리, 전의총은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공개된MRI에 대해 전문가들의 소견을 밝혀달라는 요청에 대하여 분야의 전문가들의 의학적 소견을 밝혔을 뿐으로 사과할 이유가 없습니다. 발표한 의학적 소견은 말 그대로 전문가들의 의학적 소견일 뿐이며 어떠한 사실에 대한 왜곡이나 정치적 의도가 배제되었기 때문입니다. 만일 의학적 사실을 왜곡했다거나 모종의 정치적 목적으로 발표를 한 것이라면 마땅히 사과를 해야겠으나, 전의총은 그러한 사실이 없습니다.

오히려 전의총의 발표 직후 곧바로 공개검증에 응하여 모든 세간의 의혹과 혼란을 풀어준 박주신씨에게 감사하며, 전의총의 소견 발표는 병역기피논란이 빠른 시간 내에 종식될 수 있도록 기여한 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전의총은, 억울하게 병역기피의혹을 장기간 받아온 박주신씨와 가족에게 심심한 위로를 표합니다.

3. 불법으로 유출된 개인정보를 활용했다는 비난에 대하여

이 역시 발표 시에 이미 언급을 하였습니다만, 의료인이 개인의료정보를 외부에 유출시키는 행위는 의료법 제21조를 위반하는 행위입니다. MRI를 취득한 강용석 의원은 의료인이 아니므로 의료법 위반에 대한 법적 책임은 지지 않겠지만, 개인정보보호법을 위반한 책임은 져야 할 것으로 사료되며 이에 따라 MRI가 공개되는 과정에 위법행위가 포함된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미 관련 영상자료가 인터넷을 통해 광범위하게 공개되었고, 이와 관련하여 아무런 전문가의 의학적 판단이 없이 혼란만 가중되고 있어 사회적 혼란을 종식시키기 위한 전문가의 판단이 필요하다는 점 등의 이유를 들어 본 회는 공개된 MRI에 대한 소견을 밝히기로 결정한 것입니다.

4. 정치적 행동이 아니었느냐는 질문에 대해

논란이 되고 있는 의학적 문제에 대한 소견 발표를 요청 받았을 때에 정치적 행동으로 오인받을 것을 두려워하여 그것을 회피하는 것은 과거 광우병 때에 의사들이 침묵하였던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당시에 전세계에 광우병으로 진단받은 소의 숫자가 190,297마리에 달하였고 그 중 미국 소는 3마리였다는 의학적 사실만 발표하였어도 광우병 괴담으로 인한 사회혼란은 그렇게까지 확산되지 않았으리라 생각합니다.

비록 전문가의 의학적 견해와는 다소 벗어났으나 이번 전의총의 소견 발표는 공개검증을 앞당겨 병역기피논란이 빠른 시간 내에 종식시키는데 기여하였다고 생각합니다.

과거 광우병이나 SARS 그리고 신종플루에 이르기까지 의학적인 문제로 인하여 사회적 혼란이 초래되었을 때, 의학전문가인 의사들이 적절한 시기에 전문가의 소견을 밝히지 않음으로 인해 국민의 혼란이 지속되었음을 기억합니다.

전의총은 일체의 정치적 입장을 배제하고 “의학적 문제로 인하여 사회적 혼란이 있을 때, 전문가의 목소리가 필요하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고 이러한 믿음에 변함이 없습니다. 이에 따라 앞으로도 의료전문가인 의사의 목소리가 필요할 때에 이를 적극적으로 전달할 것입니다.

2012. 2. 24. 

전국의사총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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