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조정신청 보고대회’ 사측서 일방적 봉쇄…“정당한 노조활동 방행 부당노동행위”

▲ 지난 10월 13일, 고려대 안암병원 로비에서 병원측이 내린 셔터문을 사이에 두고 '조정신청 보고대회'를 열고 있는 노동조합 조합원들. 사진 제공: 전국보건의료노조

[라포르시안]  고대의료원이 안암병원이 노동조합의 정당한 활동을 방해하고, 병원 로비에서 환자와 보호자, 직원을 감금하는 탄압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7일 전국보건의료노조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후 안암병원 노조가 로비에서 ‘조정신청 보고대회’를 준비하던 중 병원 사용자 측에서 노조의 행사 자체를 막기 위해 로비로 통하는 모든 출입구를 봉쇄하고 방화셔터를 내린 채 비상 출입구마저 열지 못 하게 나사를 박아서 막는 행위를 했다.

당시 노조의 보고대회는 오후 5시30분부터 안암병원 로비에서 열릴 예정이었는데 병원 측은 오후 4시부터 로비로 통하는 출입구와 방화셔터까지 봉쇄해 행사를 저지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병원 로비에 먼저 들어가 있던 조합원과 출입구 봉쇄로 로비에 들어가지 못 한 조합원들이 내려진 셔터문을 가운데 두고 집회를 진행하는 상황이 펼쳐졌다.

특히 이 과정에서 지난 13일 밤 7시부터 장애인 음악회에 참석하기 위해 로비에 있던 시각장애인 공연예술단 소속 연주자들이 출입구가 봉쇄되는 과정에서 극도의 불안감을 느끼는 일도 벌어졌다.

보건의료노조는 "병원 측의 지시에 의해 사전에 동원된 수 십명의 중간관리자들은 몸으로 출입구를 막고 노조 간부와 몸싸움을 벌이며 폭언과 인격모독 발언을 쏟아냈다"며 "로비 안에 갇힌 사람들은 화장실도 자유롭게 이용하지 못하고 식사도 하지 못 한 채 2시간가량 감금상태로 있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학생을 교육하고 환자의 생명을 돌보는 대학병원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반 인권적 로비 폐쇄와 감금사태가 발생한 것으로, 이런 탄압과 방해 때문에 보고대회 자체를 정상적으로 진행하지 못하고 축소해서 마무리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노조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불법 부당노동행위, 장시간 로비에 장애인과 환자 및 보호자, 직원들은 감금한 인권유린 행위, 노조활동 탄압 등에 대해서 고려대학교와 고대의료원은 반드시 진상조사와 더불어 책임자 처벌이 뒤따라야한다고 촉구했다.

보건의료노조는 "노조의 정당하고 합법적인 일상 집회를 개최하는 것조차 중간관리자를 집단적으로 동원해 막는 이런 행위는 70년대 유신시대, 80년 군부독재시절 에서나 볼 수 있는 반민주주의, 반인권적 폭거"라며 "심지어 사측 노무팀의 중간관리자는 본인의 입으로 '앞으로 다시는 노동조합이 로비에 모여서 무언가를 할 수 없도록 계속해서 막을 것이다'라는 반노조적 초법적 발언까지 서슴치 않고 했다"고 주장했다.

▲ 고대 안암병원 중간관리자들이 로비로 들어오는 출입구를 봉쇄하기 위해 드릴을 들고 와서 나사를 박고 있는 모습. 사진 제공: 전국보건의료노조

특히 장시간 동안 로비에 장애인이 갇힌 상황은 심각한 인권유린과 다를 바 없다고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진료시간이 끝나지 않았고, 노조 집회와 상관없는 환자 및 보호자 등 일반사람들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모든 출입구를 봉쇄해 사실상 2시간 가량 감금상태로 만들었다는 것은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인권유린 사건"이라며 "특히 시각장애인들이 로비 안에 있었음에도 출입구를 막고 노조 집회를 방해하기 위해 음악회를 무리하게 강행한 것은 장애인에 대한 심각한 인권유린 사건"이라고 비난했다.

또한 병원 노무담당자들이 노조 간부를 향해 폭언을 퍼붓고, 위협적인 행동을 한 것은 고대의료원의 전근대적인 노무관리와 불통의 일방행정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보건의료노조는 "고려대와 고대의료원이 노조와 현장의 진정성 있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또 다른 탄압과 미봉책으로 일관한다면 고대의료원 지부는 더 이상 대화에 대한 기대를 접고 합법적인 쟁의조정 절차를 거쳐 27일부터 전면파업에 돌입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한편 고대의료원 노사는 올해 임단협 교섭이 지지부진하게 진행되면서 노조 측이 총파업을 준비하고 있다.

고대의료원 노조는 지난 6월 사측에 산별현장교섭을 요청했으나 사측의 거듭된 교섭 거부로 진전이 없다가 지난 8월부터 노사교섭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그러나 노사간 교섭에 진전이 없자 노조에서는 지난 11일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신청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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