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포르시안]  류마티스질환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인 한양대 류마티스병원 배상철 교수가 ‘전신성 홍반성루푸스(이하 루푸스)’를 유발하는 특정 유전자를 또 규명해 냈다.

특히 백혈병 치료제 '글리벡'의 주성분인 이마티닙(imatinib)이 루푸스를 유발하는 특정 유전자의 활성을 조절할 수 있다는 점도 확인했다.

한양대 류마티스병원은 류마티스내과 배상철 교수팀이 미국 오클라호마 의학연구재단(OMRF)과 공동 주도로 국내외 대학병원에서 1만7,000여명의 루푸스 환자군과 정상군의 면역유전자 유전변이를 면역칩(Immunochip) 플랫폼 기술을 통해 고밀도로 분석하고 그 결과를 유전학 학술지인 '네이처제네틱스'(Nature Genetics)에 게재했다고 26일 밝혔다.

배상철 교수팀의 연구 결과, 기존에 보고된 46개 루푸스 원인 유전자의 변이에서 질병 연관성을 재확인한 것은 물론 10개의 새로운 원인 유전자 변이를 발견했다.

이번에 규명된 루푸스의 원인 유전자는 GTF2I, DEF6, IL12B, TCF7, TERT, CD226, PCNXL3, RASGRP1, SYNGR1, SIGLEC6 등으로, 한국인을 포함해 유전적으로 유사한 동아시아 인종에서 얻어낸 결과란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연구팀은 또 후성유전적(epigenetic) 특징과 유전자 발현에 대한 분석을 통해 질병 발병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기능성 유전변이를 찾아냈다.

다수의 루푸스 유전자가 면역세포인 B세포와 T세포에서 특징적으로 발현되고, 변이에 의해 유전자 발현이 조절돼 여러 가지 면역 기전에 관여한 사실도 확인했다.

주목할 만한 성과는 ‘약제리포지셔닝(drug repositioning)’ 방식으로 현재 사용되는 항암제 약물 중에서 새롭게 규명한 루푸스 원인 유전자 10개의 활성에 영향을 주는 치료약제를 새롭게 밝혀냈다는 점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원인 유전자 GTF2I는 혈액암 치료에 널리 사용되는 이마티닙(imatinib)과 시스플라틴(cisplatin)에 의해 유전자 활성이 조절됐다.

교신저자인 배상철 교수는 "이번에 추가로 찾아낸 루푸스 유전자 변이로 전체 루푸스 유전성의 24%까지 규명돼 발병 기전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게 됐다"며 "동시에 새로운 약제 개발에 대한 단초를 제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배상철 교수팀은 한국인 루푸스 코호트를 기반으로 이 질환의 발병 위험을 높이는 4개의 유전자 변이와 발병 위험을 줄이는 2개의 유전자 변이를 각각 규명하고, 그 결과를 지난해 12월 발간된 미국류마티스학회의 공식 학술지(Arthritis and Rheumatism)에 게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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