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포르시안] 전 세계적으로 인공지능(AI) 기술이 질환 진단과 신약 개발 등 의료 분야에 적극 활용되기 시작하면서 정부 기관과 기업들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달 26일부터 29일까지 미국 FDA와 공동으로 ‘국제 인공지능 의료제품 규제 심포지엄’(AIRIS 2024)을 개최한다. 

이번 심포지엄에는 AI를 활용한 의료제품 개발 동향에서부터 미래 전망, 글로벌 규제 방향까지 7개 세션이 준비돼 있으며 주요 국가 규제기관, 국내외 업계·학계 관계자 등 약 300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식약처는 특히 내년 1월 ‘디지털의료제품법’ 시행에 앞서 디지털 의료기기·디지털 융합의약품 등에 대한 새로운 규제지원 체계도 정립할 방침이다. 이러한 글로벌 규제 마련 움직임에 따라 ▲피부암 진단 ▲흉부 X-ray 영상 분석 ▲심정지 예측 ▲뇌졸중 분석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이 안정성 높은 의료 AI 솔루션을 선보이며 업계를 리드하고 있다.

라이프시맨틱스, 피부암 진단 보조 SW 임상 성공

라이프시맨틱스는 최근 피부암 영상검출·진단 보조 소프트웨어(SW) ‘캐노피엠디 SCAI’의 확증 임상시험에 성공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정보통신산업진흥원이 주관하는 ‘닥터앤서 2.0 사업’을 통해 개발된 캐노피엠디 SCAI는 피부암 의심 환자의 피부 병변을 스마트폰으로 촬영해 피부암 여부를 감별한다.

경북대병원·계명대동산병원·영남대병원 등 임상시험에 협력한 병원에서 수집된 피부암 의심 환자의 피부종양 이미지 6500건을 학습·분석한 결과, 진단 정확도 80.9%를 기록해 모든 지표에서 임상적 우월성을 입증했다. 

지난 16일 캐노피엠디 SCAI의 식약처 품목허가 신청을 완료한 라이프시맨틱스는 연내 출시를 목표로 상용화에 집중하고 있다. 우선 상급종합병원과 1차 의료기관 실증을 거쳐 제품을 고도화한 뒤 국내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이후 뉴질랜드·호주 등 피부암 발병률이 높은 국가 위주로 시장을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라이프시맨틱스는 또한 고혈압 환자의 차기 혈압을 예측해 질환 예방과 치료 관리 계획 수립을 돕는 의료 AI 기술의 임상시험 종료를 앞두고 있다. 해당 솔루션은 환자가 8주 동안 모바일 앱을 통해 데이터를 기록하면 1~4주 후 혈압을 예측하며, 위험도 및 관리 적정성 평가에 대한 정보도 함께 제공한다.

루닛, 삼성전자에 AI 영상 분석 솔루션 공급

루닛은 삼성전자와 흉부 X-ray AI 영상 분석 솔루션 ‘루닛 인사이트 CXR’과 응급질환 AI 자동 분류 솔루션 ‘루닛 인사이트 CXR 트리아지’에 대한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루닛 인사이트 CXR은 흉부 X-ray 영상에서 폐 결절·섬유화·석회화를 포함한 10가지 흉부 질환을 검출해 의료진 진단을 보조하는 AI 솔루션이다. 루닛 인사이트 CXR 트리아지는 기흉·흉수 등 응급질환의 정상 및 비정상 소견을 자동 분류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들 제품은 2021년 11월 미국 FDA 허가를 획득했다.

루닛과 삼성전자는 AI 솔루션을 탑재한 X-ray 촬영 장비를 북미 지역과 유럽 시장에 집중적으로 판매하고, 이후 중동·남미·동남아로 넓혀 나갈 계획이다.

뷰노, 심정지 예측 ‘뷰노메드 딥카스’ 청구 병상 대거 확보

뷰노는 지난 1월 한 달 동안 상급종합병원 2곳을 포함해 10곳 이상 의료기관과 심정지 예측 AI 솔루션 ‘뷰노메드 딥카스’ 공급 계약을 완료하고 3500개가 넘는 청구 병상을 신규 확보했다. 현재 뷰노메드 딥카스의 국내 총청구 병상수는 2만8000개가 넘는다. 

뷰노메드 딥카스는 국내 의료 AI 업계 최초로 한국보건의료연구원(NECA)의 선진입 의료기술로 확정돼 비급여 시장에 진입했다. 일반병동 입원환자의 호흡·혈압·맥박·체온 등 활력징후 데이터를 분석해 환자의 24시간 내 심정지 발생을 예측한다. 

지난해 미국 FDA로부터 혁신의료기기로 지정된 뷰노메드 딥카스는 올해 하반기를 목표로 FDA 인허가 획득을 준비 중이다. 이를 위해 현지 의료기관과 임상 연구를 수행하고 있으며 제품 관련 핵심 기술에 대한 특허 등록도 완료했다. 

제이엘케이, 뇌졸중 AI 솔루션 미국 FDA 인허가 도전

제이엘케이는 미국 하버드 메디컬센터에서 대뇌혈관폐색 검출용 ‘JBS-LVO’의 임상을 진행 중이다. 사전 검토 단계인 ‘Pre Submission’을 거쳤으며 올해 1분기 내 FDA 정식 신청 단계에 있다. 제이엘케이는 JBS-LVO 외에도 4개 솔루션의 추가 신청을 위해 미국 내 임상과 함께 FDA 인허가 준비를 착수한 상태다. 특히 510(k) 인허가 제도의 제품 신청을 올해 내 모두 진행할 계획이다. 

FDA 510(k) 인허가 제도는 신청 이후 최종 승인까지 짧게는 7주, 길게는 6개월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추가적인 권고사항이 있을 경우에는 최대 9개월 정도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의 경우 비급여 인증을 받은 AI 뇌경색 유형분석 솔루션 ‘JBS-01K’에 이어 ▲JBS-04K ▲JBS-LVO ▲JBA-01K ▲JPC-01K 등 추가 4개 솔루션에 대한 혁신의료기기 통합심사·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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