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배 고대안암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이규배 고대안암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라포르시안] 새해에는 자신과 주변인의 건강을 되돌아보며 금연을 결심하는 사람들이 많다. 흡연은 연기가 닿는 구강, 비강, 후두, 기도, 기관, 폐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으며, 해당 부위에 암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흡입된 물질들이 체내에서 작용해 ▲식도암 ▲췌장암 ▲방광암 ▲신장암 ▲유방암 ▲대장암 ▲간암 ▲자궁경부암 ▲위암 ▲백혈병 등 암 발생은 물론 심혈관계 및 호흡기질환 위험도 높인다. 뿐만 아니라 남녀 생식기능에 영향을 줄 수 있고, 임신부에서는 자궁외임신, 조산, 전치태반, 태아성장지연, 선천성 기형을 유발할 수 있다. 이러한 영향들은 직접 흡연이 아닌 간접흡연의 경우에도 무시할 수 없다. 

담배에는 가장 유명한 니코틴과 타르를 비롯해 아세톤, 벤젠, 카드뮴, 암모니아, 비소, 부탄 등 각종 유해 물질이 포함돼 있다. 요즘에는 전자담배를 이용하는 흡연자들도 많지만 전자담배라고 해서 몸에 나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액상형 전자담배에는 궐련 담배가 가열될 때 생성되는 타르 등 물질이 없을 뿐 니코틴은 그대로이며, 첨가제 간 상호작용이 인체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흡연이 몸에 나쁘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지만 한번 시작한 흡연을 중단하기는 어렵다. 강한 중독성과 금단증상이 이유다. 흡연자가 금연을 하게 되면 수주에서 수개월간 금단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심리적인 증상으로 불안, 초조, 짜증, 불면, 두통, 집중력저하, 우울감, 고립감 등이 있으며 신체적으로는 발한, 심박수 증가, 근육 긴장, 가슴 답답함, 호흡 불편, 손 떨림, 메스꺼움, 구토·설사 등이 나타날 수 있다.

그러나 이 증상들은 일시적이며 금단증상을 극복하고 관리하지 못하면 재흡연으로 이어질 수 있다. 금연을 위해 식습관과 생활 습관을 개선해 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맛이 강하고 맵고 짠 음식을 피하고 기름진 음식, 술, 카페인 등 자극적인 음식을 피하는 것이 좋다. 식사 및 기상 후 습관적으로 흡연하는 패턴이 있다면 흡연 대신 차를 마시는 등 다른 행동으로 패턴을 깨는 것도 도움이 된다. 

니코틴 패치나 껌 등을 자가 사용하는 경우 자칫 조절하지 못하면 전혀 효과를 보지 못하거나 오히려 더 많은 니코틴에 노출되는 경우가 발생하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최근 심근경색을 앓았거나 불안정 협심증 환자에서는 니코틴 대체요법을 사용할 수 없기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혼자 금연에 성공하기 어렵다면 금연클리닉을 운영하고 있는 의료기관을 찾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이규배 고대안암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흡연의 강한 중독성과 금단증상으로 자신의 힘만으로는 금연에 성공하기 어려울 수 있다”며 “금연을 시도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어려움이나 부작용 등을 미리 준비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전문 의료진의 도움을 받는 것도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또한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과 처방을 통해 약제를 활용하면 효과적으로 금단현상과 의존도를 낮추고 불편함을 줄여 성공적인 금연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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