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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갑상선암 쓰나미’ 현상은 과잉진단 탓…선별검사 신중해야”고대 안형식 교수팀 논문 NEJM에 게재…뉴욕타임즈도 논문 소개하며 “다른 국가에도 경고 메시지” 해석

[라포르시안]  국내에서 갑상선암 과잉 검진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세계적 권위의 학술지에 한국의 갑상선암 환자 급증이 지나친 선별검사(screening)에 의한 조기검진 때문이란 연구결과가 게재됐다.

미국 뉴욕타임즈도 이 논문을 소개하며 한국의 갑상선암 급증 상황을 전하면서 암 선별검사를 통한 조기검진에 대해 우려를 제기했다.  

고려대의료원에 따르면 의대 예방의학교실 안형식 교수 연구팀이 작성한 ‘한국의 갑상선암의 검진과 진단율’이라는 제목의 논문이 지난 6일자로 'NEJM'(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게재했다. <논문 바로가기>

안 교수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2012년 수행된 지역사회건강조사에서 지난 2년간의 갑상선암 조기검진 수행경험과 국가 암 등록자료에서 보고한 지역별 갑상선암의 발생과의 관련성을 분석했다.

이를 통해 1993년 대비 2011년에 15배 이상 갑상선암이 급증한 이유로 조기검진을 지목했다.

논문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갑상선암 발생은 1990년대 동안 경미한 증가가 있었으나 이후 급증하기 시작해 1993년과 비교해 2011년에는 15배가 늘었다.

▲ 갑상선암의 발생은 1990년대 경미하였으나 2000년 추부터 급속도로 증가되었다. 반면 갑상선암으로 인한 사망은 동일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유두암'(papillary thyroid cancer)의 발견이 가장 중요한 증가분이며, 갑상선암 발생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 반면 이로 인한 사망은 동일한 수준을 유지해 과잉진단의 특징을 보였다.

주목할 점은 갑상선암의 발생률이 16개 시도에 따라 차이를 보였고, 이런 현상이 갑상선암의 지역별 검진율과 깊은 상관성이 있다는 것이다.

2010년 지역사회건강조사에서는(전국 20여만 명 조사) 19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지난 2년 동안 갑상선암 검진을 수행한 경험이 있었는지 여부를 조사했다.

연구진은 국가암 등록자료에서 2008년, 2009년 지역별 갑상선암의 발생율과 지역사회 건강조사의 갑상선암 검진시행율과의 관련성을 분석했다.

▲ 지역별 갑상선암에 대한 검진율이 증가할수록 갑상선암 발생율이 증가되어 깊은 상관관계를 보이고 있다(상관계수=0.75)

그 결과, 지역별 갑상선암에 대한 검진율이 증가할수록 갑상선암 발생률이 증가해 깊은 상관관계를 보였다.

논문은 또한 의료기관 한 곳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1cm보다 작은 종양의 수술률이 1995년 14%에서 10년 뒤에는 56%로 증가된 연구결과가 보고됐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이는 진료지침에서 0.5cm보다 작은 종양에 대한 검사와 수술을 하지 않도록 권고하는 내용과 반하는 결과"라며 "갑상선암의 수술은 대상 환자에게 남은 여생 동안 지속적인 갑상선호르몬 치료를 수행해야 하고 일부의 환자에게는 부작용 등을 가져오는 실제적인 결과를 야기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연구진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를 이용해 1만5,000명의 갑상선암 환자 자료를 분석한 결과, 11%의 환자는 부갑상선 기능저하증을 보였고 2%에서 성대마비가 생겼다.

연구진은 이 논문을 통해 "성인의 최소 1/3에서 작은 크기의 무증상 유두암이 발견되었으며, 이러한 환자들은 남은 여생동안 증상이 발현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음에도 초음파 검진이 이러한 무증상 갑상선암 환자를 노출시키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며 "이러한 문제는 비단 한국 뿐만아니라 세계 곳곳에서도 발견된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지난 20년 동안 많은 국가들은 갑상선암의 발생이 동일한 사망률 수준에서 증가되고 있다. 암 연구를 위한 국제단체에 의한 5대륙 데이터베이스 자료에 따르면 갑상선암 발생의 증가가 2배 이상인 국가는 프랑스, 이탈리아, 크로아티아, 체코, 이스라엘, 중국, 오스트리아, 캐나다, 미국 등"이라며 "한국의 경험은 다른 여러국가에서 발생하고 있는 이러한 현상들이 아직 빙산의 일각에 불과함을 보여주고 있으며, 갑상선암의 유행을 예방하고자 한다면 갑상선암에 대한 조기검진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 뉴욕타임즈가 안형식 교수팀의 연구논문 결과를 소개하는 기사에서 첨부한 표. 안 교수가 논문에 게재한 한국의 갑상선암 발생률과 사망률을 표시한 그래프에 미국의 데이터를 첨가했다.

한편 뉴욕타임즈는 최근 이 연구논문의 내용을 소개하는 기사(Study Points to Overdiagnosis of Thyroid Cancer)를 비중있게 다뤘다.

뉴욕타임즈는 기사 서두에서 "한국에서 지난 20여년간 갑상선암 발생이 15배 증가한 것을 '갑상선암 쓰나미'로 표현하는 연구자도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한국에서는 약 15년 전 정부가 다양한 암을 아우르는 국가검진 프로그램을 도입하면서 암검사가 일반화됐다. 환자가 30~50달러를 추가 부담하면 의사와 병원은 초음파를 이용해 갑상선암까지 진단해 준다"고 소개했다.

또한 "작은 갑상선암이 점점 더 많이 발견되지만 갑상선암으로 인한 사망률은 꾸준히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조기검진으로 생명을 살렸다면 사망률은 더 떨어져야 하는데도 이런 특이한 현상을 보이는 것은 의사들이 진단하는 갑상선암 중 상당수가 위험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구자들은 갑상선암이 과잉진단되고 있다고 지적한다"고 분석했다.

뉴욕타임즈는 미국암협회(ACS) 최고의학책임자(CMO)인 오티스 W. 브롤리 박사의 말을 인용해 암 선별검사를 신중하게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브롤리 박사는 뉴욕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의 상황은 암 선별검사에 대해 매우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점을 우리에게 경고하고 있다. 우리는 생명을 살릴 수 있다는 근거가 있는 경우로 특정해 암 선별검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즈는 또 한국에서 일부 의료진이 갑상선안 선별검사를 중단해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안형식 교수를 비롯한  '갑상선암 과다 진단 저지를 위한 의사연대'가 갑상선안 과잉검진에 따른 우려를 제기하면서 의료계는 물론 사회적 논란이 불거진 것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안형식 교수는 뉴욕타임즈에 보낸 이메을 통해 "대부분의 갑상선 분야 의료진, 특히 외과의사들이 (갑상선암 선별검사의)해로움을 부인하거나 최소화하는 경향이 있다"고 전했다.

김상기 기자  bus19@rappor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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