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포르시안] 송준호 인하대학교 의과대학 교수가 인류의 역사와 테크놀로지를 의학자의 시각에서 입체적으로 정리한 인문과학 교양서 ‘사피엔솔로지’(흐름출판)를 출간했다.

‘사피엔솔로지’는 현생인류를 지칭하는 ‘사피엔스(Sapiens)’와 ‘학문’을 뜻하는 접미사 ‘-ology’를 결합해 만든 용어로 ‘현생인류에 대한 모든 지식’을 뜻한다.

사피엔솔로지 전반부는 아프리카의 작은 집단의 뇌 속에 마음과 지능이 담기면서 협력 사회와 가상의 세계를 구축하는 과정과 이들이 아프리카를 벗어나 전 지구를 작물과 가축의 경작지와 철과 탄소의 행성으로 바꾸어 놓는 과정을 담았다. 

중반부는 유전자의 속박을 스스로 풀고 자신의 최고 무기인 신피질을 모사하며 종의 한계를 시험하는 인류를 그렸다. 후반부는 유전자 변형, 초지능, 기후 문제 등 인간이 자초한 실존적 위협과 25억 년 후 태양계가 사라진 이후 인류의 미래를 묘사하며 마무리한다.

사피엔솔로지는 인류를 지구의 지배종으로 끌어올린 것은 범용 지능, 지배 본능, 혁신 본능이며 그것은 우연(돌연변이)과 필연(적응진화)이 겹쳐 만들어진 호모 사피엔스 뇌의 생물학적 표현형이라고 주장한다. 초보적이지만 생명체를 복제하거나 만들 수 있게 됐고, 신체와 기계의 경계를 허물고 있는 시대에 우리가 멸종의 위험을 피하고 다음 세기에도 존재할 수 있을지 묻는다. 

먼 훗날 우리는 여전히 지금의 생물학적 모습을 유지할 것인가 고민한다. 이 책은 인류가 진화의 마지막 단계에 서 있는지, 아니면 새로운 시작점에 서 있는지 생각할 것을 촉구한다.

임상의사이기도 한 송준호 교수는 4년 동안의 자료 수집으로 각 장이 책 한 권에 달하는 주제를 다루면서 아무 곳이나 소제목을 펴 읽어도 흥미로운 백과사전적 지식을 담아냈다. 총 균 쇠, 사피엔스 등에 열광하는 마니아층과 이공계, 인문계 학생과 직장인을 위해 이 책을 저술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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