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정훈(의료기기산업혁신연구회 이사)

[라포르시안] 우리나라는 의료기기 생산실적이 약 10조 원으로 세계 10위권에 이어 G7 지위를 넘보고 있다. 하지만 인허가·사후 관리 등 규제 수준을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댜. 더욱이 최근 국제조화에 따른 국내 의료기기 기준의 상향 조정에 대한 설왕설래도 이어지고 있다.

몇몇 내용을 살펴보면 첫째 의료기기 규제 조화로 인한 가장 큰 혜택은 국민에게 있으며 안전성이 높아진다는 의견이다. 둘째 국제조화로 인한 인허가 기준은 우리의 미래 먹거리인 의료기기 수출에 도움을 줄 것이며, 장기적으로 의료기기 산업 경쟁력을 높일 것이라는 가정이다. 셋째 인증·시험·임상 등 의료기기 규제가 고도화되는 동시에 관련 산업이 커질 것이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세계적인 허브가 되기 위한 기반 산업 정착에 도움이 되며, 산업적 가치 또한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반면 선진국이 절대적 우위를 차지하고 있고 국제 기준 또한 엄격해지는 시점에서 국내에서의 추가적인 규제 비용 증가, 신제품 시장진입 지연, 고위험 의료기기의 다국적 제품 집중, 국내 제조사에 대한 인허가 비용 부담 등 부작용이 있으며, 이에 대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그렇다면 국가별 의료기기 규제 난이도는 어떨까?

챗GPT에 ‘Medical device regulation difficulty by country’로 질문을 했더니 다음과 같은 대답이 나왔다. 의료기기 규제는 규제 프레임워크의 복잡성, 규정 준수에 필요한 전문 지식수준, 규제 준수 비용, 승인 획득에 필요한 기간 등 다양한 요인으로 인해 국가별 난이도가 다를 수 있다. 다음은 의료기기 규제에 있어 다양한 수준의 어려움이 있는 국가의 몇 가지 예이다.

미국: 미국식품의약국(FDA)은 의료기기에 대한 엄격한 규제 틀을 가지고 있으며 기기의 위험 분류에 따라 허가 또는 승인 경로가 다르다. 해당 프로세스는 시간과 비용이 많이 소요될 수 있으며, FDA는 기기 안전성과 효능을 입증하기 위해 광범위한 문서화 및 테스트를 요구한다.

유럽​​연합: 유럽연합(EU)에는 CE 인증 절차를 통해 의료기기에 대한 중앙 집중식 규제 시스템이 있다. 프로세스는 복잡할 수 있으며 여러 지침·규정을 준수해야 하지만 일반적으로 미국 FDA 프로세스보다 덜 엄격한 것으로 간주된다.

중국: 중국은 현지 임상 데이터 및 테스트에 점점 더 중점을 두면서 의료기기 규제 시스템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이러한 절차는 새로운 요구 사항과 규정 업데이트가 자주 도입되는 외국 제조업체에는 복잡하고 어려울 수 있다.

일본: 일본은 안전과 효과에 중점을 둔 의료기기에 대한 엄격한 규제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해당 프로세스는 규정 준수에 필요한 높은 수준의 전문 지식으로 인해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될 수 있다.

인도: 인도는 의료기기 규제 시스템이 성장하고 있으며 최근 국제 표준에 맞게 규제가 업데이트됐다. 이러한 과정은 안전과 효과에 중점을 두고 복잡하고 시간이 많이 소요될 수 있으며 현지 임상 데이터가 필요할 수 있다.

이처럼 챗GPT 대답은 국가별 비슷한 것 같지만 각각의 특성을 잘 표현하고 있다. 미국은 안전성·유효성에 초점을 맞춘 입증, CE의 경우 업체의 자기 선언과 절차 중심의 인증, 일본의 엄격한 요건 중심 인허가, 중국의 자국 내 임상을 통한 입증 제도, 인도의 최근 인허가 규제 강화 등을 설명하고 있다. 특히 미국과 유럽 같은 선진국은 과학적 입증을 통한 환자 치료에, 중국·인도는 자국 내 의료기기산업에 대한 형평성과 보호에 주안점을 두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 역시 독자적인 의료기기 인허가 체계를 통해 자국 산업에 대한 경쟁력과 자생력을 주권을 통해 보호하고 있다.

하지만 제조업에 대한 부담이 늘어나고 있고 다국적사와 비교해 경쟁력이 낮은 것은 사실이지만 앞으로 의료기기가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서 성장하기 위해서는 높아진 국제 규제와의 조화와 대응이 요구된다. 특히 국제 수준의 시험방법과 기준을 동등하게 적용하면서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제조에 특화된 시험 검사나 인증 제도를 마련해 제품 다양화와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모처럼 얻은 의료기기 G7 희망은 멀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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