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왼쪽부터 이동욱 교수, 이혜진 교수, 이진용 교수.

[라포르시안] 정신질환 환자가 코로나19에 감염되면 사망할 확률이 비정신질환자에 비해 최대 4배까지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정신질환 환자를 위한 의료자원 부족 등 사회안전망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인하대병원은 이동욱 교수(직업환경의학과)교수가 이혜진 분당서울대병원 교수(가정의학과), 이진용 서울대병원 공공진료센터 교수와 함께 정신질환 환자의 코로나19 발생률과 백신 접종률 등의 자료를 기반으로 조사한 결과를 최근 국제 학술지인 ‘아시아 정신의학회지’(Asian Journal of Psychiatry)에 발표했다고 16일 밝혔다. 

이 교수팀은 이번 연구를 위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보유한 빅데이터 중 비정신질환자 3961만 명과 정신질환 환자 약 1153만 명의 ▲백신 접종률 ▲코로나19 발생률 ▲사망률 데이터 등을 활용했다. 정신질환별로는 ▲전체 정신질환 ▲기분 장애 ▲조현병 등으로 나눠 분석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비정신질환자에 비해 전체 정신질환 환자는 코로나19로 인해 사망할 확률이 1.71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분장애 환자는 1.95배, 조현병 환자는 4.09배 더 높았다.  

코로나19에 감염될 확률은 전체 정신질환 환자가 1.06배, 기분장애 환자가 1.03배 높았다. 반면 조현병 환자는 0.92배로 비정신질환자보다 위험도가 낮았다.

연구팀은 정신질환 환자의 사망률이 높은 이유가 비정신질환자에 비해 흡연과 당뇨, 심혈관질환 등 코로나19 중증도를 높이는 원인을 가지고 있고, 백신 효과나 면역기능이 떨어질 확률이 높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조현병 환자의 사망률이 두드러지게 높게 나타난 이유는 이들의 백신 접종률이 낮고, 건강상태가 나빠도 입원하기가 어려운 의료체계 때문이라고 봤다.

향후 또다른 감염병 대유행에 대비해 정신질환 환자들이 사회안전망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대응책을 미리 마련할 필요가 있음을 확인시켜 준 결과이다. 

논문 1저자인 이동욱 교수는 “정신질환자들의 기존 정신과적 문제와 코로나19 감염 문제를 함께 다룰 수 있는 종합병원의 수용능력이 부족하다”며 “폐쇄병동 혹은 정신병원, 보호시설 등 이들을 위한 의료자원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향후 또 다른 감염병의 세계적 유행과 같은 위기 상황이 왔을 때 사회안전망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대응전략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신저자인 이혜진 교수와 이진용 교수는 “조현병 환자에서 예방접종률이 낮은 것은 코로나19 시기 동안 지역사회에서 대면을 통한 정신건강 서비스가 약화됐기 때문”이라며 “이번 연구로 정신질환자가 코로나19에 더 취약했음을 확인했고, 이를 통해 향후 위기상황 시 취약대상자 맞춤형 방역정책이 개발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상기 기자  bus19@rappor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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